보좌신부님 말씀 & 강론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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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중 [1003] 쪽지 캡슐

2010-04-28 ㅣ No.15

십가가의 길은 아무 때나 바칠 수 있지만 특별히 사순시기 금요일과 성 금요일(2008년 3월 21일)에는 마땅히 바쳐야 한다. 이 글은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의 편지에 의한 십자가의 길 기도문 등에서 인용함.

 

  

 

 

십자가의 길을 시작하며


이 십자가의 길의 주제는 처음의 시작기도와 마지막 제14처에서 드러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뒤 당신을 뵙기를 청하던 몇몇 그리스인들에게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고 하신 말씀에서도 드러납니다. 주님께서는 이 말씀에서 당신의 지상생활 전체를 오직 죽음으로써 열매를 맺는 밀알에 비유하셨습니다. 당신의 지상생활과 죽으심과 부활을, 이 모든 신비가 요약되어 있는 성체성사의 관점에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내어주심으로써 죽음을 경험하셨으며, 주님의 몸은 부활의 새 생명으로 변하였습니다. 이제 강생하신 말씀이신 주님께서는 참되고 영원한 생명의 양식이 되신 것입니다. 생명을 창조하는 힘이신 영원한 말씀께서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신앙과 성사 안에서 인간에게 전해지는 빵, 참다운 만나가 되셨습니다. 그리하여 십자가의 길은 성체성사가 지닌 신비의 핵심에 이르는 길이 되었습니다. 대중 신심과 교회의 성사 신앙이 결합되어 하나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친교가 없으면 성사적 친교는 헛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길은 신비 교육의 길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십자가의 길을 단순히 감상적으로 이해하는 것과는 반대됩니다. 제8처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을 위하여 우는 예루살렘의 여인들을 위로하며 하신 말씀으로 감상주의의 위험을 경고하십니다. 십자가의 길은 감상적으로 여겨져서는 안 되며, 신앙의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이 신앙은 본질상 "사랑으로 행동하는"(갈라 5,6) 것입니다. 그렇다고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부들은 이방인들에게 감정이 없는 점을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보고, 이스라엘 백성의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워 버리고 그 대신 살로 된 마음을 넣어주실 것이라고 하신 하느님의 약속을 전한 에제키엘의 환시를(에제 11,19 참조) 강조하였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인간의 고통에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내려오시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필립 2,8 참조). 우리의 십자가를 짊어지시려고 사람이 되시어 우리의 고통에 함께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돌로 된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시어 우리도 다른 이의 고통에 함께 하도록 부르십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고통을 모른 체하지 않고 가슴 아파하며 사랑으로 그 고통을 치유하도록 도와주는 '살로 된 마음'을 주고자 하십니다.


여기에서 다시 한번,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인 삶의 근본원칙으로 정하신 밀알에 관한 비유 말씀으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요한 12,2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24. 마태 16,25; 마르 8,35; 루카 17,33 참조). 우리는 또한 공관복음서에서 이러한 그리스도의 핵심 메시지 바로 앞에 나오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는 말씀의 의미도 더욱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말씀으로 십자가의 길의 의미와 이 기도를 어떻게 바쳐야 하고 어떻게 그 길을 따라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십니다. 십자가의 길은 자기를 버리는 길, 곧 참된 사랑의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 앞서 이 길을 가셨습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는 바로 그 길을 일깨워 줍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또 다시 밀알로, 곧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의 열매를 끊임없이 우리 가운데 현존하게 하는 성체성사로 되돌아옵니다. 성체성사를 통하여, 예수님께서는 한때 엠마오에서 제자들과 함께 걸으신 것처럼 우리와 함께 걸으시고, 또한 언제나 새롭게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시작 기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땅에 떨어져 죽어서 많은 열매를 맺는 밀알의(요한 12,24 참조) 운명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요한 12,25)하신 말씀으로 저희도 주님을 따라 이 길을 가도록 초대하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저희 목숨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목숨을 버리기보다는 자신만을 위하여 간직하려 하고 목숨을 바치기보다는 소유하려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저희를 앞서 가시어 저희가 목숨을 바쳐야만 목숨을 얻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희가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을 때 주님께서는 저희를 밀알의 길, 곧 영원에 이르는 풍요로운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자신을 내어 주어야 하는 십자가가 저희를 무겁게 짓누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가실 때에 저희의 십자가도 짊어지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십자가를 먼 옛날의 어느 순간에만 짊어지신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주님의 사랑이 저희의 삶 속에 함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저희와 함께, 그리고 저희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옛날 키레네의 시몬처럼 저희가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과 함께 세상의 구원을 위한 봉사에 나서기를 바라십니다.


저희의 십자가의 길이 신심행위로만 머물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저희가 삶의 순간순간마다 마음을 다하여 주님께서 가신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도와주소서. 저희 자신을 온전히 바쳐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고 언제나 주님의 길 위에 머물 수 있게 도와주소서. 십자가의 두려움에서,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조롱받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또한 삶의 모든 것을 부여잡지 않으면 기회를 놓쳐 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저희를 해방시켜 주소서. 저희에게 생명을 약속하지만 결국은 공허와 실망만을 안겨 주는 그 모든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저희가 목숨에 연연하지 않고 그 목숨을 내어줄 수 있게 도와주소서. 주님과 함께 밀알의 길을 가면서, 곧 목숨을 버림으로써 참된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는(요한 10,10 참조) 사랑의 길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위의 시작기도 대신 다음 기도로 대신할 수 있다) 언제나 충실하신 위대한 사랑의 하느님,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와 가까이 하나되어 십자가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걷고자 하오니 너그러우신 눈으로 우리를 굽어보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제1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묵례하며)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빌라도는 다시 밖으로 나와서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를 너희 앞에 끌어 내 오겠다. 내가 그에게서 아무런 혐의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너희도 이제 보면 알 것이다." 예수께서는 가시관을 머리에 쓰시고 자홍색 용포를 걸치시고 밖으로 나오셨다. 빌라도는 사람들에게 예수를 가리켜 뵈며 "자, 이 사람이다"하고 말하였다. 대사제들과 경비병들은 예수를 보자마자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내어 주었다(요한 19,4-6.16).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구나(이사 53,6)


묵상. 오! 이기적인 자기 사랑과 비겁함이여, 네가 지성의 눈을 멀게 하고 진리를 인식할 수 없게 만들었구나. 오! 무질서한 공포여, 네가 너무도 눈이 멀어 사악한 두려움에 끌려 의인을 단죄하는구나! 바로 이 타락한 두려움과 이기심이 참으로 그리스도를 죽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빌라도는 권좌를 잃을까 두려워 눈이 멀었고 또 진리를 못 알아보았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죽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그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일이 일어났으니, 결국 그는 나중에 영혼도 몸도 권좌도 다 잃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세상에는 온통 이런 빌라도 같은 사람들로 가득하지 않습니까? (서한 123)


기도. 기도합시다. 오! 영원하신 삼위일체, 나의 감미로운 사랑이시여, 당신의 빛으로서 우리에게 빛을 주시고, 지혜로서 지혜를 주시며, 절대 권능으로서 우리를 강하게 하시나이다. 영원하신 하느님, 오늘 우리에게서 이기적인 자기 사랑의 구름을 흩어 주시고 그리하여 진리 안에서 당신의 진리를 깨달아 자유로운 마음으로 완전하게 따를 수 있게 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기도 22)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제2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예수께서는 마침내 그들의 손에 넘어가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성밖을 나가 히브리말로 골고타라고 부르는 해골산으로 향하셨다(요한 19,17). 그런데 실상 그는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 주었으며,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 주었구나(이사 53,4)


묵상. 오! 형언할 수 없고 더할 수 없이 값진 하느님의 사랑이시여, 당신은 복종하지 아니하고 반역하는 무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피조물로 내어 주셨으며, 경멸당하고 수치를 겪으시고 거짓 고발을 당하시며 조롱을 당하시고 마침내는 악당처럼 살해되셨나이다! 당신은 힐책 당할 만한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죄를 지은 것은 우리 자신인데, 당신은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를 대신하여 형벌을 걸머지신 것입니다. 오! 감미로운 사랑 예수여, 당신은 나를 끔찍이도 사랑하셨으니, 이로써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신 나 자신과 나의 형제들을 내가 얼마나 사랑해야 할지를 가르쳐 주소서 (서한 147)


기도. 기도합시다. 오!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이여, 감미로운 사랑이여, 영원한 불꽃이시여, 지극히 높으신 영원하신 삼위일체시여, 당신은 언제나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시니, 당신의 자비 가득하신 눈길을 당신의 피조물들에게 돌리소서. 자비가 당신 것이기에, 내가 어디를 향하든지 다만 당신의 자비만을 찾아 얻게 되리라는 것을 아시나이다. 이제 당신 자비에 달려들어 부르짖사오니 이 세상에 당신의 자비를 가득 내려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기도 19)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3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정말 잘 두어 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으시고 참았다(이사 53,7)


묵상. 우리의 감미로운 스승이신 희생당하는 어린양은 도대체 어떤 길을 걸어가신 것입니까? 그야말로 절대적으로 비천한 겸손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이시면서도 당신을 낮추어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그분은 천덕꾸러기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온갖 욕설을 참아 받으시며 형편없이 찢기어 핍진하게 되셨고, 급기야는 흉측한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이로써 과연 당신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셨으며 또 어떤 길을 열어 놓으신 것입니까! 이제는 누구든 원하기만 한다면 그분을 뒤따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한 156)


기도. 기도합시다. 오! 선하신 목자시여, 당신은 우리에게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시는 외아드님을 참된 목자로 세워 주셨으니, 그분은 온전히 당신께 복종하여 자신의 생명을 양떼를 위해 내어놓으시고 자신의 피로 우리를 씻겨 주셨나이다. 이제 굶주린 당신의 종들이 바로 그 피를 청하오니,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시어 거룩한 교회를 향기로운 꽃처럼 날로 번창케 하시고, 착하고 거룩한 목자들을 많이 보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대화 134)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4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루가 8,21).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고 대답하였다(루가 1,38)


묵상. 말씀이신 성자께서는 마치 땅에 뿌려지는 씨앗처럼 그토록 복되시고 감미로우신 마리아라는 발에 살肉이 되어 오셨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햇빛과 더불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껍질은 땅에 그대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 껍질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극진히 사랑하시는 외아드님의 의지 곧 사랑으로 가득찬 그분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분은 사람인 한에 있어서 아버지의 영광과 우리의 구원을 위한 열망으로 가득 차 계셨고, 이 열망이 너무도 강렬해서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끔찍한 십자가의 죽음도 마다 않으셨습니다. 마리아의 경우도 똑같았습니다. 즉 그녀도 하느님의 영광과 피조물의 구원 외에는 달리 더 바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박사들이 말하고 있는 대로, 달리 방도가 없었다면 그녀 자신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몸소 당신의 아드님을 십자가 위에 올려놓기까지 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당신 아드님의 원의가 그녀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한 342)


기도. 기도합시다. 오! 복되신 마리아여, 당신의 살이 극심한 고통을 겪음으로써 말씀 안에서 세상을 되얻으셨으니 당신은 인류를 되얻으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자신의 수난을 통해서 세상을 되얻으셨고, 당신은 육신의 아픔과 마음의 고통을 통해 서 거기 참여하셨습니다. 자애로우신 마리아시여, 당신께 달아 들어 그리스도의 감미로운 신부인 교회와 그리스도의 이 세상 대리자인 교황을 위한 나의 간절한 기도를 바쳐 드리나이다. 온 천하의 백성들을 한데 모으시고 그들의 마음이 당신의 마음을 닮게 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기도 11)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5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그들이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만나자 그를 붙들어 억지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마태 27,32).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24).


묵상. 그대들은 사랑으로 서로 결합되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서로 서로 상대방의 결점들을 견디고 참아 주어야 합니다. 감미로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떨어지지 말고 하나로 결속되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바로 이것이야말로 그리스도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남긴 표시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임이 드러나게 되는 것은 오직 인간이 완전한 사랑으로 자기 이웃과 이루는 사랑의 일치에 의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서한 65)


기도. 기도합시다. 오! 내 사랑 하느님이시여, 세상은 죽음의 골짜기 속에 누워 있나이다. 세상이 이러한 지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저는 애가 타서 기절하겠나이다. 어떻게 하면 이 죽은 세상이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있겠나이까? 당신의 외아드님은 틀림없이 권능을 떨치며 심판하러 오실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의 종들은 '작은 그리스도들'로 부르고 계시니, 바로 이들을 통해서 당신은 세상의 죽음을 거두시고 생명을 주시고자 원하시나이다. 당신의 종들이 불타는 열성으로 말씀이 되신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면서 당신의 영광과 다른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인내로이 수고와 아픔들을 견디어 낸다면 말입니다. 오! 지극히 선하신 구세주여,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며 눈물과 기도를 올리는 이 작은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기도 12)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6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6처 성녀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도 보는 것이다.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를 믿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살지 않을 것이다(요한 12,45-46). 이렇게 내 마음 아뢰옵니다. 나를 찾으라 말씀하셨사오니 야훼여, 이제 당신 얼굴을 뵙고자 하나이다(시편 26,8)


묵상. 오! 자애로우신 성혈聖血이시여, 당신을 통해서 하느님의 자비가 방울져 흐르나이다. 당신 안에서 인간은 영원한 아버지의 진리를 깨닫고 볼 수 있나이다. 우리는 바로 이 진리와 사랑 안에서 하느님과 비슷하게 그 모상으로 빚어졌나이다. 그 진리란 우리로 하여금 그분이 당신 자신 안에서 누리시는 최고의 선에 참여하여 그것을 누리도록 우리를 지어내셨다는 것입니다. 성혈 속에서 당신은 이 진리를 우리에게 드러내셨고, 다름 아닌 바로 이 목적으로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나이다. 오! 거룩한 성혈이시여, 어둠을 몰아내시고 인간에게 빛을 주셨으니 우리로 하여금 영원하신 아버지의 참 진리와 깊으신 뜻을 깨달아 알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서한 195)


기도. 기도합시다. 오! 영원하신 하느님, 연민과 자비가 가득하신 아버지, 아무런 빛도 없이 깜깜한 장님이 되어 있는 우리들을 가엾이 여겨 주소서. 당신께서 우리와 모든 것들을 지어 만드실 때 지니셨던 바로 그 눈길로 이 세상을 바라보시고 그에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 주소서. 당신은 우리를 무에서부터 존재로 불러 내셨으니, 당신의 것인 이 존재를 비추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기도 8)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7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아끼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목숨을 보존하며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요한 12,25).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이사 52,2)


묵상. 오! 감미롭고 형언한 수 없이 사랑스러운 사랑이시여, 당신은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 종이 되셨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서 당신 자신을 죽음에 내맡기셨으며, 우리가 불복종함으로써 잃어버린 영예를 되찾아 주시려고 끔찍한 십자가의 형벌을 받으며 온갖 조롱을 다 참아 받으셨나이다. 우리는 무모하게도 하느님의 명령에 반기를 듦으로써 죽음을 자초했었고, 지금도 당신의 감미로운 뜻을 소홀히 함으로써 매일같이 이런 죽음에 다시 떨어지고 있나이다. 마침내 하느님 사랑의 불길로 타오르는 당신이 희생양으로 오셨고, 당신의 복종을 통해서 우리에게 넘치는 은총과 축복을 마련해 주셨나이다. (서한 180)


기도. 기도합시다. 오! 감미로우신 성부여, 간절히 청하오니, 세상과 당신의 교회에 당신의 풍성한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더 이상 지체하지 마시고 당신 종들의 필요와 바람을 들어 허락해 주소서. 우리가 외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당신이시니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소서. 당신의 진리께서 "구하라, 얻을 것이요, 찾으라, 발견할 것이며, 두드리라, 열리리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이까? 오! 영원하신 성부여, 당신의 종들이 당신의 자비를 믿고 부르짖고 있사오니, 너그러이 들어 허락해 주소서. 아멘. (대화 134)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8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뒤따랐는데 그 중에는 예수를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 여자들을 돌아보시며 "예루살렘의 여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생나무가 이런 일을 당하거든 마른나무야 오죽하겠느냐?"하고 말씀하셨다(루가 23,27-28.31). 그렇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이사 53,8)


묵상. 하느님 외아드님의 피로 물든 거룩하고 간절한 열망의 불길이 날로 자라나기를! 마치 그분의 영광과 피조물의 구원에 굶주린 사람들처럼 그분에게 달려들기로 합시다. 거룩한 십자가 나무에 그분을 달려들기로 합시다. 거룩한 십자가 나무에 그분을 묶었던 그 끈을 풀고, 우리의 정의로운 손들을 그분에게 결속시키기로 합시다. 지금이 바로 울고 부르짖고 아파해야 할 때입니다. 바로 우리들의 때인 것입니다. 타락한 거짓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를 박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 종들의 눈물과 땀과 한숨 소리를 모른 체 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서한 137)


기도. 기도합시다. 오! 영원하신 아버지, 자비는 당신의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나이다. 그러기에 당신은 자비를 청하는 사람을 거절하지 못하시나이다. 우리는 당신의 진리의 문을 두드리고 있나이다. 당신 외아드님의 진리 속에서 당신이 인간에게 품고 계시는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문 앞에서 두드리고 있나이다. 당신 사랑의 불꽃은, 항구하게 두드리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 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주여, 당신 피조물들의 굳어진 마음의 빗장을 벗기고 문을 활짝 열어 주소서. 우리가 문을 두드리거나 또는 두드리지 않거나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오니, 당신의 무한한 선하심으로 우리의 간청을 너그러이 들어 허락해 주소서. 아멘. (서한 137)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9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도 나를 먼저 미워했다는 것을 알아두어라(요한 15,18).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우고 피해 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으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이사 53,3)


묵상. 우리의 임금이신 주님께서는 원수들을 완전히 패배시킬 때까지, 끝까지 전투를 지휘하는 진정한 장수와도 같습니다. 그분은 빈손으로 세상의 지배자를 쳐 이기셨습니다. 당신 몸의 생명을 내어 줌으로써 죄악의 죽음을 쳐부수셨고, 죽음으로써 죽음을 이기셨습니다. (서한 256)


기도. 기도합시다. 영원하신 하느님, 병든 자를 살리시는 건강이시고 죽은 자에게 생명이 되시는 주여, 우리에게 목소리를 주시고 세상을 위한 자비와 교회의 쇄신을 위하여 당신의 목소리로 부르짖는 우리의 기도를 너그러이 들어 주소서. 아멘. (기도 19)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10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그들은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마태 27,35). 그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깍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이사 53,7)


묵상. 그분은 세상의 부귀와 권세를 업신여긴 희생 양이셨습니다. 그분은 양순하고 겸손하셨고, 그분이 부르짖음을 전혀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습니다. 온 세상을 다스리고 사목하시는 선하시고 감미로운 예수님께서 비할 수 없을 만큼 극심한 피로와 고통을 겪으시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분은 마침내 벌거벗고 있는 우리 인간을 감싸 새 옷으로 입히기 위하여 알몸으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그분은 알몸이 되셨고 은총의 옷을 빼앗기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생명을 벗어 우리에게 입혀 주신 것입니다. (서한 29)


기도. 기도합시다. 오! 진실하신 하느님, 오늘 우리의 죄악들을 없이 하시고 우리를 위해 흘리신 당신 외아드님의 피로 우리 영혼의 얼굴을 씻어 주소서. 그리하여 우리 자신 때문에 죽은 우리가 그분으로 하여 삶으로써 맑고 깨끗한 얼굴과 갈림 없는 정신으로 그분의 수난에 보답할 수 있게 하소서. 아멘. (기도 6)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11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해골산이라는 곳에 이르러 사람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고 죄수 두 사람도 십자가형에 처하여 좌우편에 한 사람씩 세워 놓았다. 예수께서는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하고 기원하셨다(루가 23,33-34).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고를 고쳐 주었구나(이사 53,5)


묵상. 우리는 거룩한 십자가의 깃발로 가득 차 있던 저 당이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어린양의 피를 받기 위한 그릇과도 같았습니다. 그 십자가를 지탱할 힘이 모자랐던 그 땅이 바로 우리였던 것입니다. 만일 그 힘이 모자라지 않았더라면 땅은 수많은 불의들을 거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품고 있던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이 그분을 십자가 위에 붙잡고 있지 않았더라면, 못釘도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는 데 넉넉지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그분을 십자가에 달고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영광과 우리의 구원을 향한 그분의 숨막힐 듯한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서한 102)


기도. 기도합시다. 영원하신 성부여, 당신의 종들이 당신 진리의 문 앞에서 두드리며 간청하는 모습을 굽어보소서. 우리가 청하는 것은 당신의 진리이신 이 문門의 피 외에 다른 것이 아니옵나이다. 당신의 그 피로써 우리의 더러움을 씻으셨나이다. 그 피로서 우리를 씻으셨기에 그 피는 우리의 것이 되었나이다. 당신은 실제로 그것을 원하는 자들에게 그것을 거절할 수도 없으시며 또 거절하길 원하시지도 않으시나이다. 그러므로 주여, 그 피의 효과를 피조물들에게 내리시고, 당신 외아드님의 피 값을 저울 위에 올려 놓으사 지옥의 악마들이 당신의 어린 양떼들을 앗아가지 못하게 하소서. 아멘. (대화 134)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12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내가 이 세상을 떠나 높이 들리게 될 때에도 모든 사람을 이끌어 나에게 오게 할 것이다(요한 12,32).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을 덮어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태양마저 빛을 잃었던 것이다. 그때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찢어지며 두 폭으로 갈라졌다. 예수께서는 큰 소리로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하시고는 숨을 거두셨다(루가 23,44-46)


묵상. 영혼의 애정이 고상한 것들로 향하고 지성의 눈길이 불길을 헤아릴 수 있도록, 영원한 말씀이시여, 당신은 높이 들리워 당신의 피를 통해서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시기를 원하셨나이다. 위대한 인고의 찬가여!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외침과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는 조롱 앞에서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외치며 끝까지 참는 사랑의 고통은 찬미 받을지어다. 실제로 그분은 대단한 기쁨으로 "다 끝났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슬픔의 표현 같지만 실은 신적인 사랑의 불꽃 속에서 열렬히 타오르다가 탈진한 저 감미로운 영혼에게는 참으로 큰 기쁨이었습니다. 감미로운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나는 나에 대해서 기록된 것을 모두 채우고 완성했다. 내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열정으로 나는 남김없이 소모되었다. (기도 12, 서한 101)


기도. 기도합시다. 영원하신 아버지, 당신의 권능과 피로서 이룬 당신 외아드님의 지혜와 당신 외아드님을 십자가에서 지켜 주시던 사랑의 불길이요 마르지 않는 샘이신 성령의 도우심을 간청하나이다. 세상에 자비를 베풀어주시고, 당신의 거룩한 교회에 사랑의 열정과 평화와 일치를 주소서. 아멘. (기도 24)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13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3처 제자들이 예수의 성시를 십자가에서 내리움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그날은 과월절 준비일이었다. 다음날 대축제일은 마침 안식일과 겹치게 되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체가 십자가에 그냥 두지 않으려고 빌라도에게 시체의 다리를 꺾어 치워 달라고 청하였다. 그래서 병사들이 와서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사람들의 다리를 차례로 꺾고 예수에게 가서는 이미 숨을 거두신 것을 보고 다리를 꺾는 대신 군인 하나가 창으로 예수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거기에서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요한 19,31-34). 바닷물로도 끌 수 없고 굽이치는 물살도 쓸어갈 수 없는 것, 있는 재산 다 준다고 사랑을 바치리오?(아가 8,8)


묵상. 오! 죽임을 당하신 감미로운 어린양시여, 당신은 병사들이 당신의 가슴을 창으로 찔러 열었을 때 이미 숨져 계셨나이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시신마저도 창으로 찔리는 수모와 고통을 원하셨나이까? 주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왜냐고? 내가 받는 벌과 고통은 유한하지만, 나의 인류를 향한 간절한 사랑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유한한 것들을 통해서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다 드러내 보일 수가 없었다. 나의 사랑은 무한하다. 그래서 유한한 형벌을 통해서 보여지는 것보다 내가 훨씬 더 너희를 사랑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나의 심장을 열어 내 마음의 비밀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단다. (담화 12)


기도. 기도합시다. 오! 더없이 감미로운 사랑이시여, 사랑의 불길이며 마르지 않는 샘이시여, 아득히 높이신 지존이시여, 당신 말씀의 수난 속에서 당신이 얼마나 높으신 분인지를 묵상할수록, 나의 영혼은 내가 당신을 얼마나 몰라 뵈었는지를 새삼 깨닫고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나이다. 그러나 주여, 지금 당신의 다함없는 사랑을 믿고 간절히 청하오니, 나와 온 인류의 마음의 눈을 비추시어 당신의 크신 사랑과 자비를 깨닫고 기뻐하게 하소서. 아멘. (기도 12)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제14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성경말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는 동산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는 아직 장사지낸 일이 없는 새 무덤이 하나 있었다. 그들은 예수를 거기에 모셨다(요한 19,41-42). 어찌 이 목숨을 지하에 버려두시며, 당신만 사모하는 이 몸을 어찌 썩게 버려 두시리이까?(시편 15,10)


묵상. 죽은 자들을 부활시키는 그리스도의 신성이시여, 오직 당신만이 생명을 주실 수 있으시니, 당신은 죽은 인간 본성에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그것을 당신과 결합시키시기를 원하셨나이다. 오! 영원하신 말씀이시여, 당신은 이처럼 죽은 인간 본성을 절대 갈라질 수 없도록 당신께 결합시키셨으니, 십자가 위에서 인성은 고통을 겪었으나 신성은 더욱 생기에 넘치셨나이다. 그러기에 당신은 복되시고 거룩한 분이시며 동시에 고통당하시는 어린양이시나이다. 그러기에 무덤 속에서조차 신성과 인성은 갈라질 수 없었나이다. 오! 영원하신 성부시여, 당신은 우리의 인간 본성이 당신 외아드님 안에서 당신 마음에 들 수 있게 하시려고 당신의 말씀을 인성으로 옷 입히셨나이다. 오! 형언할 수 없는 자비시여, 양자들의 죄 때문에 당신의 친 아드님을 벌주시기를 원하시다니요! (기도 16)


기도. 기도합시다. 영원하신 하느님, 영원하신 삼위일체시여, 당신은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빛으로 보게 하시나이다. 당신 뜻으로 지어 만드신 모든 피조물들에게 이 빛을 내려 주소서. 어둠 속에 묻힌 이들이 당신의 빛 속에서 진리를 알고 사랑할 수 있도록 비추어 주소서. 그리고 모든 이들이 당신의 빛으로 조명되어 온갖 불완전함을 씻고 참으로 당신이 맡겨 주신 포도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주소서. 사랑의 샘이신 당신의 마음이 당신으로 하여금 세상에 자비를 베풀고 당신의 대리자인 교황과 당신의 감미로운 신부新婦인 교회에게 당신의 은혜로운 도우심을 넘치게 베풀도록 부추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나이다. 아멘. (기도 21)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또는 주모경.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마침 기도

 


성경말씀. 나는 아버지께로부터 나와서 세상에 왔다가 이제 세상을 떠나 다시 아버지께 돌아간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28,33). 밤은 물러가고 낮이 다가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로마 13,12). 우리는 그분이 행하신 모든 일을 목격한 사람들입니다(사도 10,39).


묵상. 우리의 이승살이는 마치 전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죄가 무서워 피할 것이 아니라, 용감하게 싸워 나가야 하고, 얼굴을 돌려버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대장이신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분은 언제나 성부께 순종하시며 끝까지 우리의 구원을 염려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인류를 어둠의 권세로부터 구해 내시고 은총의 평화로 감싸시며 승전가를 부르며 성부께로 돌아가십니다. 그러나 그분 자신은 죽은 채로 남아 계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려고 당신 자신을 죽이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의 죽음을 이기셨습니다. 우리는 모든 전투에서 우리의 대장이신 그리스도의 끈기와 피로 용기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분에 대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참아 받을 때, 우리도 승전가를 부르며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서한 159)


기도. 기도합시다. 좋으신 아버지, 더디 마시고 당신의 자비로운 눈길로 세상을 살피소서. 그들을 비출수록 당신은 더욱 영광을 받으실 것이니, 그들이 아무리 죄에 눈멀어 어둠 속에 잠겨 있다 하더라도, 당신은 당신 이름의 영광과 찬미를 모든 것으로부터 끌어내실 수 있으시나이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피조물들이 당신의 뜻에 따라 지어내신 목적을 채워 나가는 가운데서 당신의 영광과 찬미를 보고 싶나이다. 좋으시고 자비로우신 아버지, 당신의 영원한 축복을 이 세상에 가득 내려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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