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신부님과 분향소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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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Jenny] 쪽지 캡슐

1999-07-02 ㅣ No.700

사실, 제가 왜 그토록 분향소에 갈려고 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런 일이 생길 때 늘 남의 일 구경하듯 테레비젼만 보고 있는 것이 답답해서, 왠지 이번만큼은 꼭 무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위안은 되지 못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오늘 분향소 다녀오고 느낀 것은...역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는 것이더군요. 저희 성당에서는 김동현, 류연수 두 명의 아이들이 부모님의 품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수녀원 옆집에 사는 황소희라는 아이도요. 오늘 동현이 어머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살아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달라는 말씀... 유가족들은 많이 지쳐있습니다. 같이 슬퍼해주는 것보다는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살아서 이 기억을 되새기며, 극복해나가야 할 분들을 위해 기도를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일로 마음에 미움이나 분노를 품지 않기를... 살아있는 오빠, 동생들에게 그만큼 더 많은 사랑을 쏟아주기를... 몇 년전 미국에서 한 남자가 총기를 들고 초등학교에 들어가 많은 아이들이 숨을 거둔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그 유가족을 위해 위로의 편지를 보냈는데, 그 중에 한 문귀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 "하느님의 마음이 가장 먼저 아팠습니다." "God's heart was the first to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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