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아버지-7월 9일 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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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유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최초의 충격과 상실감, 이어지는 비참, 비통, 분노, 억울함, 답답함... 그 마음을 공감하고 함께 하고 싶지만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우리 사제들이야 시대니 국가니 하며 좀 큰 시각에서 현실을 보는 듯해도 실은 살붙이만 하겠습니까? 피붙이를 잃은 가족들의 가슴은 바늘로 심장을 찌르는 고통 중에 있을 것입니다.
한 가족의 '아버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돈만 벌러 다니는 사람이 아버지가 아닐 것입니다. 자식들의 마음을 살피고, 집안의 분위기도 살피고, 말이 없어도 그 넓은 가슴과 어깨로 식구를 보듬어 줄줄 아는 존재가 아버지가 아니겠습니까? 집안의 안팎을 살피는 것이 아버지의 자세이고 그렇게 지켜질 수 있는 것이 가정이라면, 나라는 더 거시적으로 보고 살펴야 할 것인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힘 없는 백성의 마음과 상처는 다 짓밟아버리고 안에서도 밖에서도 돈만 벌러다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런 배금주의의 대표적 희생자들이 바로 용산희생자들이요 지금 우리들 앞에 함께 자리를 하고 있는 희생자들의 유족들일 것입니다.
유가족 여러분들께 이러한 저희들의 말씀이 큰 위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위로로 받아들여주신다면 저희들의 기도로 삼겠습니다. 계속해서 힘내시길 기도드립니다. 계속 이어지고 있는 오늘의 상황과 현실도 그 날의 화재사건과 그 결과 못지않게 힘들고 고통스런 나날의 연속일 것입니다. 어려울수록 동변상련의 동지들끼리 공감하고 서로 위로하고 안아주는 삶의 나눔과 자세를 배우고, 상실과 고통을 내적으로 이겨내시고, 모순된 세상 속에서도 밝은 모습과 올바른 선택을 계속해나감으로써 저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해주고 오늘과 세상을 밝혀주는 빛이 되어주시길 유족들에게 감히 청해 봅니다.
미사 중에 뜬 무지개.
서울교구 빈민사목위원회에서 텐트 2동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강론을 하시는 이상원 신부님.
미사 중에 비가 내리자 천막을 설치하는 모습.
용산참사 현장을 찾은 대학생들. 12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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