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시] 꽃 향기로 피어나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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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발가벗은 몸으로 뜨거운 햇살조차 머리에 이고 누군가를 위한 쉴 자리를 그늘로 만들어야 하는데…
알몸이 부끄러워 목을 움추리고 햇살의 따가움이 아파서 고개를 숙이면 그늘은 또 그만큼 적어져 내 몸 하나조차 가리지도 못하고 그래서 더욱 부끄러운 나는 가시돋힌 몸을 부둥켜안고 오늘도 가슴에 상채기를 낸다.
아, 누구의 입김인가! 식어버린 가슴을 쓰다듬고 내가 만든 상처의 저 깊은 곳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꽃으로 피워내는 저 숨결은...
이제 넉넉치 못한 앙상함도 부끄리지 않고 뜨거움조차 아파하지 않으며 날카론 가시 가시마다, 비록 너른 그늘은 아니어도 꽃내나는 향기로 피어나게 하소서.
-초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