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아침에 배달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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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희 [bronte] 쪽지 캡슐

2002-03-23 ㅣ No.2032

옛날 하늘나라에 곧 지상으로 내려가게 될 아기가 있었습니다.

그 아기는 하느님께 물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절 내일 지상으로 보내실 거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렇게 작고 무능력한 아기로 태어나서 저보고 어떻게 살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너를 위한 천사를 한 명 준비해 두었지.

그 천사가 널 돌봐줄거란다."

"하지만 여기서 전 노래하고 웃으며 행복하게 지냈는 걸요."

"지상에서는 네 천사가 널 위해 노래하고 미소지어 줄 테니까 넌 천사의

사랑 속에서 행복함을 느끼게 될 거란다."

"하지만 전 사람들의 말을 모르는데 그들이 하는 말을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죠?"

"네 천사가 세상에서 가장 감미롭고 아름다운 말로 너한테 얘기해 줄

거란다. 그리고 인내심과 사랑으로 네게 말하는 걸 가르쳐 줄거야."

"그렇다고 해도 제가 하느님께 말하고 싶을 땐 어떡해요?"

"그럼 네 천사가 네 손을 잡고 어떻게 기도하면 되는지 알려 줄 걸."

"지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다던데 그 사람들로부터 저 자신을 어떻게

보호하란 말인가요?"

"네 천사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널 보호해 줄 꺼야."

"하지만 하느님을 보지 못하게 되면 너무 슬플텐데요."

"네 천사가 나에 대해 얘기해 주고, 나한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줄 거란다. 난 늘 네 곁에 있을 거지만 말야." 그 순간 하늘이

평온해지면서 벌써 지상에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 제가 지금 떠나야 한다면 제 천사 이름이라도 좀 알려

주시겠어요?"

 

"네 천사를 넌 ’엄마’라고 부르게 될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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