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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의 그리스도Ⅲ-5 세계의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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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5동성당 [chang4] 쪽지 캡슐

2012-02-01 ㅣ No.5196

 



세상 속의 그리스도Ⅲ-5 세계의 빈곤

 

우리가 사는 세상

 

진실은 먹을 게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시적인 공복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음식이 좀처럼 나오지 않을 때 느끼는 배고픈 초조감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조금만 기다리면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반드시 우리의 의식에 깔려있다. 그러나 빈곤에서 오는 기아는 최소한의 기대조차 가질 수 없다. 애초에 모아놓은 재산이 있을 리 없고 국가에도 지원금이나 물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일까지 기다리면 어딘가로 부터 식료품이 반입 된다거나 생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없다. 마을 전체나 친척 할 것 없이 근근히 살아가는 사회도 있다. 공복과 기아는 전혀 다르다. 공복은 일반적인 상황이지만 기아는 사회 · 경제적 그리고 지속적인 상황이다. 한마디로 지역 전체에 먹을 것이 없다. 어제도 없었고 내일도 아마 없을 것이다. 기아는 지역 전체가 빈사상태의 질환을 겪는 상황이다. 중앙정부도 지방자치단체도 분명 이러한 기아를 구제할 방법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돈도 물품 도 조직력도 아무것도 갖지 않은 지자체와 관리들인 것이다.

이러한 기아를 구제하려면 세 가지 방법밖에 없다. 주린 배를 안고 물이라도 마시고 자든가, 아니면 구걸을 하든가, 그것도 아니면 도둑질을 하든가이다. 아프리카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의 수도에서 500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에 있는 진료소 근처 언덕 위에는 작은 오두막 한 채가 있다. 창문도 없는 오두막이지만 언덕 경사면에서 그림 같은 모습으로 햇살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일하는 수녀는 거기서 몇 개월 전에도 한 산모가 진통 끝에 아기를 낳지도 못한 채 며칠간 괴로워하다가 숨을 거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오두막은 오래 계속 되는 산모가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입원실이다. 그 마을에서는 제왕절개를 시술할 기능이 전혀 없다.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다.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 가기보다 일을 해서 가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부모가 고리대금업자로부터 돈을 빌리고 같지 못하면 아이들은 겨울 추위를 피해 하수도 안에서 서로 몸을 기대고 겨울을 난다. 구걸이나 도둑질, 혹은 아동노동에 해당하는 장사, 농사짓는 곳에 가서 일하고 품삯을 받아 오늘 먹을거리는 벌어오라고 아이들을 내모는 부모도 많다. (소노 아야코, 왜 지구촌 곳곳을 돕는가, 리수, 2009.6)

 

세계 빈곤퇴치 캠페인

1960-70년대 한국의 경제개발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은 외국으로 부터 받은 많은 원조였다. 이러한 원조 지원에 한국 국민들의 부지런함이 더해 지금의 한국은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의 어려웠던 경험 속에서 받았던 도움에 대한 상환 책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세계 경제 10위권 국가라는 위치에 있는 한국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의무 수행과 역할 이행이다. 한국은 선진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는 서둘러 가입해놓고 그 하부 기관이며 모든 OECD 국가의 가입의무가 있는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는 데에는 늦장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점점 세계의 빈곤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이 더 이상 남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정부 에서도 증액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간경실련, 기획특집2 화이트밴드 캠페인 2008.1)

 

불공정과 불평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무역

인류 문명이 생긴 이래로 무역은 인간의 삶과 떨어질 수 없는 일부로써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 옛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물 교환에서부터 시작된 무역을 21세기에 이르러 생산자와 제조업자, 개인 투자가, 은행, 중간거래상 등 전세계 모든 사람으로 구성된 복잡하고 거대한 하나의 지배 구조가 되었다. 무역은 경제 성장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의 모든 불공정함과 불평등의 본 이유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 시장 논리 아래 진행되는 세계화가 경제적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것은 시장 자유화와 자유무역이다. 이에 따라 자본은 그 누구의 규제도 받지 않은 채 더 낮은 임금과 생산비용, 허술한 환경 기준에 있는 곳을 찾아 국경을 초월하여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시장의 폭력성과 불공정한 가격에 착취당하는 가난한 나라 노동자들의 절박한 눈빛과 무자비하게 파괴되고 있는 그들의 삶의 터전을 생각하게 된다. 자유는 그에 따른 책임을 수반해야 한다. 하지만 물질적 이윤만을 쫓는 시장과 자본의 자유는 인간 존엄성의 훼손과 자연 생태계의 파괴를 책임지지 않는다. "UN조사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의 무역장벽으로 해마다 지불하는 돈은 천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의 부채탕감과 원조를 합한 것보다 많다." "부자나라의 가난한 나라에 대한 무역장벽은 선진국 사이의 무역장벽보다 4배나 더 높다.” “세계에서 최고 부호 세 사람의 자산이 가장 가난한 48개국의 국민소득 (GNP)을 합한 것 보다 많다." 만약 국제 무역이 공정한 규칙 아래에서 진행된다면 전통적인 국제 무역 이론에서 말하는 교역국 모두에게 돌아가는 교환의 이득이 실현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선진국과 제3세계간의 경제규모와 정치적 영향력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협상력의 차이는 불공정한 교역조건을 형성하며, 종류와 성질이 전혀 다른 상품간의 교역은 단순한 교환 이상의 의미를 내포 하고 있다. 자유무역 하에서 제3세계 국가들이 당면하는 국제무역의 교환조건은 점점 더 불리해져 가고 있다. 개발도상국과 가난한 나라의 커피, 코코아, 차 재배 농민들이 당면한 문제의 근원은 과잉 생산과 연결되어 있다. 대체로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대부분의 농민들은 소득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산을 더 많이 한다. 이로 인해 자동적으로 과잉 생산의 문제는 악화되며 가격은 더 떨어진다. 또한 공정무역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전세계 상품시장의 무한경쟁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격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1980년대에 이르러 상품 가격은 바닥을 향해 치닫기 시작한다. 197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설탕, 면화, 코코아, 커피 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주요 농산물 수출 가격은 60%까지 하락했다. 오늘날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들은 생산물 가격의 격심한 변동과 장기간 계속되는 가격하락 속에 하루하루의 생계를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UN 식량농업기구의 조사에 의하면 1980년부터 2002년 동안 상품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개발도상국가의 경제적 총손실은 거의 2천5백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백만의 가난한 농민들이 그 상품들과 그들이 수확 후에 받는 가격에 생계를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약 50개의 개발도상국에서 세 가지 또는 그보다 더 작은 수의 주요 상품의 수출이 수출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생존 수단이 없는 많은 농민들은 가격이 얼마나 많이 하락하느냐를 고려할 수도 없이 생산을 점점 늘려야만 한다. 많은 연구에서 상품 가격의 하락으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농촌에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임이 밝혀졌다. 즉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농언은 GDP 33%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 희망무역 소개 -페어트레이드의 배경)

 

제3세계 부채 탕감

제3세계 부채 문제는 심각하다. '빚진 돈의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돈을 빌려야 하는 악순환이 오늘날 제3세계 부채 문제의 심각성'이 라고 간단히 답해야 할 것이다. 해결책은 선진국 정부의 경제원조 그렇지만 요즘 세계정세로 그걸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민간이라도 나설 수밖에 없다. 그 민간 가운데 '음악인'도 포함되는데 대표적인 인물은 록 밴드 U2의 리더 보노다. 그는 '빚을 내던져라'라는 구호로 제3세계의 부채탕감을 추진하는 '주빌리 2000'이라는 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DATA'라는 이름의 연구소를 설립해 실질적 대안을 연구하고 있다. DATA란 ‘DEBT(부채),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TRADE(무역)'의 약자다. 그 과정에서 그는 지난해 5월에는 백악관에 압력을 넣어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을 대동하고 아프리카를 방문했다. "해외원조의 성공사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자"는 것이 보노의 취지였다. 서방의 팝스타가 제3세계의 빈곤에 대한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빚을 내던져라>라는 제목의 음반이 나왔다. 이 음반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 짐바브웨, 세네갈, 아이보리코스트, 콜롬비아, 부르키나파소, 카부베르드, 브라질, 베네수엘라,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는 파리에 소재한 월드 뮤직 전문 레이블 루스아프리카의 프랑수아 모제르라는 인물이다. 그는 프로젝트를 위해 'Say It Loud'라는 기구를 설립하고, 각국의 레이블에 의사를 타진하고, 여러 비정부기구 단체의 후원을 받아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 마 침내 성공시켰다. 이는 '글로벌 문제에 대한 글로벌 솔루션'의 하나의 사례를 보여준다. (album review 제3세계 부채 탕감을 외치는 절박한 목소리들, 2003.10.16)

 

아이티, 빈곤을 덮친 재앙

대지진으로 수많은 이가 희생된 아이티는 굶주린 아이들이 진흙으로 구운 쿠키를 먹으며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1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라틴아메리카 최악의 극빈국이다. 이 끔찍한 아이티의 빈곤은 정부의 무능력과 부정부패 외에도 외세의 간섭과 정치 불안으로 가득한 슬픈 역사와 관련이 있다. 아이티는 1804년 흑인 노예들의 저항으로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독립국가가 되었지만, 프랑스는 그 대가로 엄청난 돈을 요구했고 미국은 오랫동안 독립을 승인하지 않았다. 또한 미국은 1915년 아이티를 침공하고 점령해 수만명을 학살했고, 쿠바를 견제하기 위해 1950년대부터 30여년 동안 엄청난 부패 를 저질럿던 뒤발리에 부자의 독재정권을 지원했다.

 

폐허가 된 주택가 14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주민들이 폐허가 된 주택가를 둘러보고 있다. 2010년1월12일 규모 7.0의 강진이 휩쓴 아이티는 국가 기능이 마비돼 생존자 구조와 구호활동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AP뉴시스

 

1994년 클린턴 정부는, 1990년 대통령으로 뽑혔지만 몇 달 뒤 쿠데타로 실각한 민주 인사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의 복귀를 도왔다. 하지만 이것도 미국으로 난민이 유입되는 것과 아이티의 민중 반란을 우려한 때문이었으며, 급진적 개혁을 포기하고 민영화와 개방 등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2000년 다시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아리스티드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빈곤층을 위한 교육과 의료 지출을 늘리는 등 개혁적인 정책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부시 정부는 아이티에 압력을 가하고 국제금융기구들도 원조와 차관을 중단하여, 경제는 더욱 피폐해졌다. 결국 그는 2004년 미국이 묵인하는 군사쿠데타로 아프리카로 망명했고, 이후 국제사회 가 아이티를 다스리고 있지만 혼란과 부패, 치안 공백이 계속되었다.

미국과 국제기구의 조언을 따라 추진했던 경제구조조정과 농업 개방의 실패도 아이티의 빈곤을 심화시켰다. 아이티는 1986년 국제 통화기금(IMF)에 돈을 빌리며 쌀시장을 개방했고, 1995년에는 국제기구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따라 수입쌀의 관세를 35%에서 3%로 급격히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쌀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고, 30년 전에는 자급률이 100%에 가까웠던 아이티의 쌀농업은 몰락하고 말았다. 다른 국가에 시장개방을 강요하면서, 자국의 농업에는 엄청난 보조금을 주고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는 미국의 이중적인 무역정책이 아이티 농업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또한 80년대 초 미국과 국제기구는 돌림병에 걸린 아이티의 토종 돼지를 몰살하고 아이티에 미국 돼지를 들이도록 조언했다. 미국 돼지는 물과 사료 등 사육을 위해 엄청난 비용이 들었지만 아이티의 풍토에 적응하지 못했고, 아이티 농가에 수억달러에 이르는 피해를 주었다. 농업이 황폐화된 아이티에서는 산림 벌채로 숲들도 사라졌고, 2008년에는 식량부족 사태로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지진에도 빈민들이 슬럼가의 판자촌에 몰려 살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 아이티의 재건과 빈곤 해결을 위해서는 구호와 원조뿐 아니라 대외 부채의 탕감, 부패척결, 민주주의의 발전 등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 져야 한다. 특히 무조건적인 경제개방과 자유무역이 아니라, 정부의 보호와 지원에 기초한 농업의 재건 그리고 미국 농산물시장 개방 등 대안적이 정책 방향이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끔찍한 빈곤을 덮친 엄청난 재앙 앞에서 아이티는 도움의 손길 그 이상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이강국, 아이티 빈곤을 덮친 재앙, 2010.1.28)

 

교회의 가르침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 25,34-36.40)

하느님께서는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과 모든 민족이 사용하도록 창조하셨다. 따라서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따라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풍부히 돌아가야 한다. 다양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민족들의 합법적인 제도에 적용된 소유권의 형태가 어떠하든, 언제나 재화의 이 보편적 목적을 명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저 재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합법적으로 소유하는 외적 사물을 자기 사유물만이 아니라 공유물로도 여겨야 하며, 그러한 의식에서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에게도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또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과 자기 가족을 위하여 재화의 충분한 몫을 가질 권리가 있다. 교부들과 교회 학자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쓰고 남은 것만을 주지 말고 참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가르쳤다. 극도의 궁핍 속에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재산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취득할 권리를 가진다. 무수한 사람들이 세계에서 굶주림에 짓눌려 있으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개인과 정부에 촉구한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주지 않으면 그대가 죽이는 것이다." 고 한 교부들의 말씀을 상기하여, 각자의 능력대로 자기 재화를 참으로 나누어 주고, 특히 개인이나 민족이 스스로 돕고 발전할 수 있도록 원조 하여야 한다. … (사목헌장 69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인간적으로 보든지 초자연적으로 보든지 모든 국가들은 서로 형제라는 데서 우선 부유한 국가들에게 협동 실천의 의무가 부과되며 그 근거로 세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선진국들이 후진국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상호 연대성의 의무이고, 둘째는 강대국과 약소국 시이의 거래상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 정의의 의무이며, 셋째는 모든 국가들이 공동으로 더욱인간다운 세계를 건설하여 각각 줄 것과 받을 것을 향유하며 한국가의 발전이 다른 국가의 발전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보편적 사랑의 의무인 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 여하에 따라 세계 문명이 좌우될 것이므로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족들의 발전 44항,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

 

사랑은 광범한 분야의 활동과 마주하며, 교회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간 전체에 관한 교회의 사회 교리를 통하여 인류에게 이바지하고자 한다. 수많은 가난한 형제자매들은 도움을, 수많은 억압받는 이들은 정의를, 수많은 실업자들은 일자리를, 수많은 민족들은 존중을 고대하고 있다. "어떻게 오늘날에도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글자를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들, 가장 기본적인 치료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집 없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 (간추린 사회교리 5항,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경제 금융 활동에서 정당한 이윤 추구는 용납할 수 있지만, 고리대금업에 의존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 "폭리를 추구하며 탐욕스러운 행위로 인류 형제의 굶주림과 죽음을 유발시키는 상인들은 간접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며, 그 책임은 그들에게 돌아간다." 특히 "부당할 뿐 아니라 나아가 폭리를 추구하는 금융 제도"로 고통 받아서는 안 되는 저개발국들의 상황과 관련한 국제 경제 관계에도 이러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 최근에, 교도권은 고리대금업을 "우리 시대에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많은 민족들의 삶을 저해하는 재앙"이라고 표현하면서, 아직도 널리 퍼져 있는 이러한 악습을 강력하고 분명한 어조로 비판하였다. (간추린 사회교리 341항)

 

교회의 사회 교리는 또한 교회 일치 영역에서 대화와 협력을 위한 비옥한 토양이다. 이러한 대화와 협력은 인간의 존엄성 수호와 평화 증진과 관련하여, 그리고 기아와 빈곤, 문맹, 지상 재화의 불공명한 분배, 주거 부족과 같은 현대 세계의 비참한 상황에 맞선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투쟁과 관련하여이미 여러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협력은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라는 인식을 증대시키며 교회 일치 여정을 더욱 쉽게 만든다. (간추린 사회교리 535항)

 

새로운 생명 공학과 관련된 연구와 생산, 상품 판매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가들과 공공 기관 책임자들은 정당한 이익뿐만 아니라 공동선도 고려하여야 한다. 모든 형태의 경제 활동에 적용되는 이러한 원칙은 식량 공급, 의학, 보건, 환경 관련 활동에서 특히 중요해지고 있다. 이 분야에 관여하고 있는 기업가들과 공공 기관 책임자들은 그들의 결정으로써 특히 빈곤국들의 기아 퇴치와 질병 퇴치. 인류의 공동 유산인 생태계 보호 운동과 관련하여 생명 공학의 발전을 매우 희망적인 결과로 이끌 수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478항) 환경 위기와 빈곤은 복잡하고 비극적인 일련의 원인들과 관련되어 있다. 그러한 원인들은 도덕적 문화적으로 근본적인 방향을 제공해 주는 재화의 보편적 목적이라는 원칙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 현재의 환경 위기는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침식과 사막화를 겪고 있는 땅에 살고 있거나, 무력 충돌에 휘말려 있거나 강제 이민을 당하거나, 또는 다른 재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경제적 기술적 수단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대도시 근교의 오염 지역이나 임시 주거지 또는 허물어져 가는 위태로운 집들이 모여 있는 대단위 밀집 지역에 살고 있다.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그들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야 할 경우에는 사전에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여 알맞은 주거지를 선택할 수 있게 하여야 하며, 직접적인 관련자들을 그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 또한 불공정한 국제 무역 규정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나라들과 흔히 외채 부담의 악화로 자본 부족을 겪고 있는 나라들의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한 경우에 기아와 빈곤은 사실상 집중적이고 무절제한 환경 착취를 피할 수 없게 만든다. (간추린 사회교리 482항)

 

국제 협력 정신에 요구되는 것은 순전한 시장 지향적 사고를 넘어선, 연대와 정의, 보편적 사랑의 의무에 대한 인식이다. 사실, "그 숭고한 존엄성을 근거로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귀속하는 어떤 것이 있다." 협력은 "온 인류 가족을 존중하면서 공동선에 일치하는 개념에 따라" 전 국제 공동체가 참여하여야 하는 길이다. 이러한 협력에서 많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 가난한 사람들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과 그에 따른 가난한 나라들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의 증대와 재화의 공평한 분배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간추린 사회교리 448항)

 

무역은 국제 경제 관계의 근본 요소로서, 특정한 유형의 생산을 전문화하고 여러 나라의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과거보다 오늘날에는 더욱, 국제 무역이 올바른 방향을 지향하기만 한다면 발전을 촉진하고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하며 유익한 자원들을 제공할 수 있다. 교회의 사회교리는 국제 무역 제도의 불균형에 거듭 관심을 촉구해 왔다. 이는 흔히 보호주의 정책 때문에 가난한 나라들에서 들어오는 상품들을 차별하고, 이런 나라들의 산업 활동의 성장이나 기술 이전을 방해한다. 원자재의 교환조건이지속적으로 악화되고 빈국과 부국의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사회 교리는 국제 경제 관계의 근간을 이루어야 할 윤리 기준들, 곧 공동선 추구와 재화의 보편적 목적, 무역 관계의 균형, 무역과 국제협력 정책에서 가난한 사람들의권리와 요구에 대한 관심의 중요성을 지적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빈곤한 민족은 날로 더욱 빈곤해지고 부유한 민족은 날로 더욱 부유해지게 된다." (간추린 사회교리 364항)

 

여러 빈곤국들의 외채 위기 문제를 생각할 때 발전에 대한 권리를 참작 하여야 한다. 외채 위기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원인들이 있다. 국제적 차원 에서는 환율 변동, 금융 투기, 경제적 신식민주의와 같은 것들이 있고 각 채무국 내에는 부패, 공공 자금의 부실 관리 또는 차관 유용과 같은 원인들이 있다. 이는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적 행위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그 결과 그러한 상황에 책임이 없는 가난한 채무국 국민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 준다. 국제 공동체는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부채 상환 원칙은 재천명 하되, "민족들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 기본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간추린 사회교리 450항)

 

‥‥오늘날에는 사회 문제가 전세계적인 차원을 지닌다는 점에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사랑과 거기서 영감을 받아서 내리는 결정은 당연히 수많은 굶주리는 사람들과 곤궁한 사람들, 집 없는 사람들,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비참은 인간의 타고난 나약한 조건과 구원의 필요성을 명백히 드러내는 표지이다. 구세주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당신 자신과 동일시하시며 이에 대한 연민을 보여 주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해 준 것으로써 선택된 사람들을 알아보실 것이다.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들을' 때,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는 표징이 된다.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보여야 할 관심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를 따로 생각하지 말라고 이러한 말씀을 하신 것이다‥‥ (간추린 사회교리 182-3항)

 

세상 속의 그리스도

 

해외로 부치는 사랑

2009년 12월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중앙아메리카 섬 나라 아이티. 아이티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한국 카리타스는 지진 피해 지역의 장기복구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과 기도 운동에 들어갔다. 한국 카리타스는 개인과 단체들로부터 속속들이 도착한 성금을 모아 국제 카리타스에 전달, 이재민들에게 담요와 텐트, 식수, 소독약 등 구호품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 카리타스는 2009년에 이 외에도 가자 지구 난민 구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대지진 피해 구호와 같은 '긴급 구호 사업'과 이라 크 모자보건 사업, 스리랑카 쓰나미 피해 지역 의료센터 건립 · 운영 사업 같은 '개발 협력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했다. 현재 아이티 지진 피해 난민을 돕고 있는 한국 카리타스가 이 같은 해외원조 사업이 가능한 것은 '카리타스'라는 국제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가리키는 라틴어 '카리타스 (Caritas)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사회사업 및 해외 원조 사업을 실시하는 기구 이름이다. 최초의 카리타스는 독일에서 100여 년 전에 설립 됐으며, 로마에 본부를 둔 국제 카리타스(www.caritas.org) UN협의 기구로 50여 년 역사 속에 현재 전 세계 200개 나라와 지역에서 162개 카리타스 회원 기구가 활동하고 있다. 1992년, 매년 1월 마지막 주일이 사회 복지 주일(현 해외 원조 주일)로 정해지고 주교회의 산하 사회복지위원회(한국 카리타스)가 가톨릭교회의 공식적 해외 원조 활동을 담당하면서 다른 나라 카리타스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해외 원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7년 동안 해외 원조 주일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연평균 약 10억 원. 해외 원조 주일 헌금과 자발적인 기부자들의 후원금을 한국 카리타스는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전 세계 85개국, 548개 사업에 총 약 220억 원, 연평균 32개 사업에 약 12억9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했다.

 

빈곤여성에게 소를 제공하면 한 가족의 자립기반이 마련된다. (사진제공/한국희망재단)

 

한국 카리타스는 전 세계 심각한 식량 위기 상황을 반영, 2010년 해외 원조 사업 방향을 지난해에 이어 '세계 식량 위기 개선'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국제 카리타스 회원 기구들과 함께 자연재해, 기후 변화, 식량 가격 상승, 불공정 무역 등으로 인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더불어 장기적인 차원의 농업 개발과 지속가능한 환경 보전을 위한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구촌 기아 인구가 10억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하루를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세계 인구의 1/3은 영양 부족으로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위기로 각국 정부의 식량 지원 규모가 줄어들면서 국제 사회의 식량 지원 활동은 20년 만에 큰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 카리타스 홍보담당자는 "한국 카리타스는 우리 한국 교회 신자들의 해외 원조에 대한 관심이 해외 원조 주일 하루에 그치지 않고 우리 시대 가장 가난한 이웃을 찾아 그들에게 참된 벗이 되어 주기 위한 한국 교회의 사랑을 모으고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더 많은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평화신문, 해외로 부치는 사랑 한국 카리타스로, 2010.1.31)

 

기부문화 정착으로 연민의 능력 키워야

한국희망재단은 해외원조와 국제연대의 취지로 2006년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한국천주교회 안에서는 그동안 한국카리타스와 한 마음한몸운동본부가 이런 역할을 도맡아 왔다. 이는 1960년대 이후로 줄곧 해외에서 원조를 받던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한국교회가 발전했음을 드러내는 표지이기도 하다. 이 재단은 인종, 종교, 이념을 초월해 사랑과 인간 존엄성을 함양하는 가톨릭정신에 입각해서 설립되었으며, 제3세계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며, 국제 연대를 실천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재단의 사무국장은 "원조기금이 주로 제3세계 아시아 지역의 빈곤여성들과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쓰여지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희망재단에서는 아시아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빈곤퇴치와 교육 지원, 소수자와 여성 및 아동보호, 환경보호에 나서고 있다. 인도의 빈곤여성들을 위해 소 사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인도의 안드라 프라데쉬 주의 민간단체인 리즈(LEADS)를 통해 빈곤여성에게 소나 염소를 사준다. 우리 돈으로 30만원이면 한 가정의 자립기반인 소를 살 수 있으며, 그들은 젖을 짜서 팔아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된다. 인도 달리트(Dalit, 불가촉천민) 공동체에 식수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벌이기도 했고, 몽골에서 사막화와 황사 방지를 위해 나무 심기도 지원한다. 방글라데시, 인도, 필리핀, 미얀마(버마) 등지에서 청소년 지원과 공부방 건립 운동도 지원하고 있다. 이를테면, 인도 타밀나두 주 첸나이 시 빈민촌에서는 인도 달리트 가운데 최하층에 속하는 화장실 오물수거, 하수구 청소 등에 종사하는 달리트들을 위해 설립된 자노다얌이라는 단체와 협력하여 공부방을 짓고 있다. 변 사무국장은 "우리에게는 보잘 것 없는 돈이라도 제3세계의 가난한 여성과 아이들에게는 삶의 희망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귀중한 수단이 된다"고 말하면서 "아직 기부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한국사회에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직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일하는 것뿐 아니라 이제는 제3세계 다른 나라에게 도움을 줘야 하며, 그들의 고통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웃의 지평을 주변 사람들에게서 더 넓은 차원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곧 복음이 말하는 연민의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기부문화 정착으로 연민의 능력 키워야 2009.5.15)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윤리적 소비

윤리적 소비를 위해서는 우선 공정무역(fair trade)을 이해해야 한다. 공정 무역이란 한 마디로 '얼굴 있는 거래'를 뜻한다. 생산자가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제3세계의 노동력과 원료를 착취하고 판매 단계에서는 이를 교묘히 감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노력과 원료를 합당한 가격에 구입하고 생산 단계 역시 윤리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명찰처럼 드러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제3세계의 노동자가 빈곤 악순환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다질 수 있도록 돕는다. 록시땅, 아베다, 키엘 등의 뷰티 브랜드가 펼치는 공정무역이 좋은 예다, 록시땅은 벌써 25년째 서부 아프리카 여성들과 공정 거래를 실시해 오고 있는데 이는 이 지역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삶의 질을 크게 향상 시켰다. 아베다는 히말라야의 마리카와 다리카 두 토착 부족이 수 공예로 만든 록타 종이로 상품을 포장해 네팔 북서부의 장인과 토착민 공동체를 지원하며, 키엘은 천연자원 보호 단체인 NRDC(Nationa1 Resource Defense Council), 아마존 밀림 보호 단체인 ACT(Amazon Conservation Trust),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부인 할리우드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운영하는 '졸리 피트 파운데이션 이코시스템스'와 함께 세계 곳곳의 지역 사회를 돕는다. '착한 소비' 역시 최근 수년간 크게 성장했다. 옷, 커피, 와인, 도자기, 식탁보, 보석, 가구 등 공정무역 단체가 생산하는 품목은 매년 빠르게 늘어나며 성장률 역시 가파르다. 커피와 초콜릿은 공정무역의 대표 품목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최초의 공정무역 제품인 '우시리 커피'는 멕시코 오악사카 지역의 커피 농가와 파트너십을 맺은 브랜드로 20년 넘게 꾸준히 성장했고, 유기농 초콜릿 회사인 다고바는 코스타리카와 에콰도르 등에서 공정무역을 실시하는 대표적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공정무역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공정무역 시장의 규모는 매년 40-50% 이상씩 꾸준히 성장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듯하다. 한국공정무역연합 대표는 "외국은 공정무역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영국이 대표적이다. 국민의 70% 이상이 공정무역 제품을 알고 있고, 국제인증기구가 붙인 라벨을 보며 제품 을 구입한다. 지난해에만 72%가 성장했다. 사회 지도층부터 윤리적 소비에 대한 가치를 깨우치고 솔선수범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윤리적 소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 소비 생활에서 윤리는 가격과 품질, 브랜드 파워만큼 중요한 것으로 고려되지 않는 것 같다. 생산자가 웃어야 소비자도 웃을 수 있고, 모두 함께 잘 살아야 나도 행복할 수 있는 법이다. 또 제3세계 사람들의 노동과 삶 문화가 건강하게 지켜져야 인류의 문화와 정신도 풍성해진다'라고 말한다. 세계공정무역협회(www. fairtrade. net)는 수년 전부터 공정무역 제품에 라벨을 붙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공정 무역을 통해 약 58개국 150만 명 이상의 가난한 이가 공정한 삶을 얻었다.

 

(1)공정한 가격 보장(a fair price)

(2)공정한 발언권 제공(a fair say)

(3)공정한 이익의 분배(a fair share & the profit)를 하기 위해

 

21세기의 소비는 소비자의 윤리와 책임을 강조한다. 세계화의 고리가 점점 끈끈하고 유기적이 되면서 나의 소비가 남의 행복과 ‘연결’되었고, 소비 자체도 막강한 권력을 지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품질과 가격, 브랜드 파워와 더불어 생산자의 '철학’을 살핀다. 그리고 소비라는 행위를 통해 그 철학에 공감과 호의 또는 반감을 드러낸다. 한때 아디다스는 가난 때문에 신나게 공조차 찰 수 없는 아이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축구공을 만들어 소비자의 반감을 샀고, 스타벅스는 아프리카 현지 소작농의 원두를 값싸게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쟁을 일으켰다. 윤리적 문제가 해결되면서 이 브랜드의 매출은 비로소 원상회복 되었다. (design.co.kr, 제3세계 생산자까지 행복한 '착한 소비' 2009)

 

제3세계 생산자까지 행복한 '착한 소비'

2008년 11월,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는 '골프 페어&대안 투자 2008'이라는 투자 이벤트가 열렸다. 북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부호를 대상으로 개최한 이 행사에 주얼리와 시계 산업의 큰손, 보석 컬렉터, 스웨덴의 상류사회를 대표하는 VVIP, 세계 정상의 보석 세공가가 모였다. 주최 측은 그들에게 난파선의 보물, 식용 가능한 금, 그린 골드 등을 선보였는데, 그중 여성 부호에게 크게 인기를 끈 것이 있으니 바로 컨플릭트 프리(conflict-free), 즉 '미분쟁 지역 다이아몬드'였다. 미분쟁 다이아몬드가 무엇인지를 알려면 반대로 컨플 릭트 다이아몬드, 일명, '피의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앙골라, 가나, 시에라리온, 호주 등에서 채취하는데 가장 많은 양의 원석을 채굴하는 곳은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지구의 '음지'다. 탤런트 김혜자가 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도 언급된 시에라리온이 대표적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40달러, 평균 수명이 34세(2004년 7)준)인 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노예처럼 일한다. 다이아몬드가 유일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일은 그들이 하지만 돈을 버는 이는 무장 반군 세력이다. 그들은 그 돈을 전쟁 자금으로 이용하고, 전쟁은 어쩔 수 없이 피를 부른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불가리에서 사용하는 미가공 다이아몬드. 불가리는 킴벌리 프로세스 인증제도를 통해 미분쟁 다이아몬드 원석만을 사용한다.

역시 미분쟁 다이아몬드만을 사용하는 반클리프 아펠의 광고 이미지

[출처1 럭셔리 (2009년 2월호) / 기자/에디터 : 정성갑]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도 이 끔찍한 현실이 소개되면서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블랜드에서는 킴벌리 프로세스 인증 제도란 시스템을 만들고, 분쟁 지역 다이아몬드의 불완전한 거래를 중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제 다이아몬드 원석은 분쟁 지역이 아닌 곳에서 생산됐음을 보증하는 정부 인증서와 함께 봉인된 컨테이너를 통해 거래된다. 티파니, 불가리, 반크리프 아펠 등이 이 인증제도에 동참 했으며, 다이아몬드의 채굴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윤리 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64%를 책임지는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패스포트'라는 보증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분쟁 지역 다이아몬드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정부가 발행하는 여권이나 화폐를 인쇄하는 종이에 다이아몬드의 개별 ID 코드, 컬러, 투명도, 캐럿, 컷의 상세 설명, 사이즈 등의 정보를 담았다. 최고급 다이아몬드의 조건으로 '클린clean’을 추가 한 셈이다. (design.co.kr, 제3세계 생산자까지 행복한 '착한 소비', 2009)

 

기아와 절대빈곤, 우리 농업기술 해결한다

농업진흥청은 개도국 농업기술 협력을 위해 외국인 훈련을 조직화, 116개국 3275명에게 농업기술 이전을 위한 연수를 실시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배운 기술을 자국에 보급해 빈곤해결 및 현지 농법개발 등을 이룩하는데 기여해 왔다. 2009년 6월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스리랑카, 캄보디아, 미얀마 등 각국에 결성돼 있던 연수생 연합체를 하나로 묶어 '농촌진흥청 연수생 총연합체'를 결성했다. 농진청은 대륙별 · 국가별 맞춤형 농업기술협력을 위해 올해부터 베트남, 미얀마, 우즈베키스탄, 케냐, 브라질, 파라과이 등 6개국에 해외농업개발(KOPIA)센터를 설치, 운영해 호평받고 있다. 해외농업개발센터는 그동안의 단편적 지원방식을 탈피해 우리의 현장중심 선진농업기술을 현지에 정착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지 농업지도자를 국내로 초청해 심화교육을 제공하고 농진청 전문가를 현지로 파견해 교육과 시범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각국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바이오에너지 작물과 채소재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사료작물과 과채류, 케냐에서는 축산과 감자, 브라질에서는 버섯, 미얀마에서는 두류. 파라과이에서는 스테비아 등 작목별 육종지원과 관련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2009년 11월 농진청 주도로 아시아 12개 국가가 공동 참여하는 농업기술협력 협의체 '아시아 농식품 기술협력 이니셔티브'(AFACI)가 서울에서 발족했다. 행사에 각 회원국의 농업 관련 부처 차관이나 차관급 농업연구기관 기관장이 참석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농진청장은 "하나의 아시아가 되기 위한 첫 디딤돌은 농업기술협력에서 시작된다"며 "아시아 각국이 급변하는 세계 농업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선 농식품산업 발전과 식량안보를 위한 상호협력기반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FACI 발족으로 농진청은 국제공동협력을 통해 개도국의 기아극복과 빈곤탈출에 기여하고 유전자원의 공동개발 및 활용을 통한 회원국 간 상호이익을 추구하며 지식과 정보의 공유를 통한 협력체제 강화를 주도하게 됐다. 이 같은 농업기술협력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리더로 가는 첫걸음을 아시아에서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앞으로 제3세계에 대한 지원방식의 혁신적 개선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참여 국가를 점차 확대시켜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news.mt.co.kr,기아와 절대빈곤 우리 농업기술 해결한다,2009.11.24)

 

국경없는 과학봉사

재난의 나라 아이티, 새해 벽두 강진으로 참혹한 재앙을 맞은 아이티는 지진 이전에도 허리케인으로 번번이 재난을 당했다. 온 국민이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니 산림의 90%가 황폐화돼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들은 2003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현지를 방문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취사와 난방 연료로 장작이나 차콜을 사용하는 비율이 95%가 넘었다. 부뚜막에서 나오는 연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율도 심각했다. 학생들은 세계적 사탕수수 생산국인 아이티 농부들이 설탕을 추출한 뒤 사탕수수 폐기물을 그대로 버려 두는 데 주목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고안한 공정과 직접 설계한 설비로 사탕수수 숯(차콜)을 만들어 주고, 주민들에게 기술을 전수했다.

 

라이프스트로 : 강물이나 오염된 물에 직접 기구를 대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개발된 발명품으로 세균을 죽이는 필터가 내장돼 있다. 베스터가드 프란센사(스위스)

 

이른바 적정기술이다. 적정기술이란 주로 개발도상국에 적용되는 기술로, 첨단기술과 하위기술의 중간 정도 기술이라 해서 중간기술, 대안기술, 국경 없는 과학기술 등으로 일컬어진다. 적정기술의 연원을 마하트마 간디의 물레로까지 끌고 올라가는 이도 있다. 당시 인도의 목화를 수집해 옷으로 가공한 뒤 인도인에게 비싸게 되팔던 영국에 맞서는 데 물레로 옷 짓는 기술은 말 그대로 '적합한 기술'이었다. "부유한 10'%를 위해 공학설계자의 90%가 일을 하고 있다며 "세계의 수십억 고객들이 2달러 짜리 안경과 10달러짜리 태양전지 손전등, 100달러짜리 집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한 정신과 의사 출신인 폴 폴락은 적정기술의 주창자로 꼽힌다. 그는 1981년 국제개발사업(IDE)이라는 가난한 농부들을 돕는 기업을 세워 관개용 페달 펌프, 태양력 정수기 같은 도구를 만들어 팔고 있다. 2003년 미국 MIT 기계공학과 강사인 에이미 스미스는 디랩(D-Lab)이라는 강좌를 개설했다. 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한 현장 활동을 통해 개도국 현지에 적합한 창의적 공학설계(캡스톤 디자인)를 하고 있다. 해마다 수십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이 강좌는 MIT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의 하나가 됐다. 국내에서도 2009년 12월 ‘국경 없는 과학기술연구회’가 발족하고 한달 앞서 사단법인 ‘나눔과 기술’이 창립하는 등 적정기술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소외층 돕는 ‘적정기술’ 국경없는 과학봉사 뜬다, 2010.1.27)

 

해외 이웃도 하느님 안에 한 자녀

해외의 최빈곤층 형제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공동체가 있다. 한국 카리타스(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에 지난 2008년,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1억 원씩 총 2억 원을 지원한 광주 풍암동 본당이다. 본당의 전 신자가 동참해 마련한 지원금을 한국교회 공식 해외 원조 기관인 한국 카리타스에 전달한 것은 풍암동본당이 처음. 한국 카리타스가 해외원조 주일 헌금과 자발적인 기부자들의 후원금 등을 모아 연평균 약 12억 8천 만원의 해외 원조금을 지원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교회 해외 원조에 큰 힘을 보탠 셈이다. 풍암동본당의 지원금 2억 원은 한국 카리타스가 해외 어려운 이웃 을 위해 진행하는 방글라데시 빈곤 모자 가정 주택 건축사업과 부룬디 식량 구호 및 보건의료 사업에 사용됐다. 풍암동본당의 해외 원조 지원금은 본당 예산의 약 15%인 사회복지기금, 사회복지후원 회원들의 회비 혼배 피로연, 바자, 성물 판매 등의 수익금 등으로 마련됐다. 자원봉사에 나선 신자들의 정성과 노력이 녹아 있는 수익금이었다. 처음에는 해외 원조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에 반대하는 신자들도 있었다. 국내에도 어려운 이웃이 많은데 굳이 해외까지 눈을 돌려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해외의 어려운 이웃도 같은 하느님의 자녀라는 인식으로, 사목회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신자들을 설득한 결과 현재는 사회복지후원 회원이 250여 명에 달한다. 풍암동본당은 올해에도 한국 카리타스에 해외원조 기금 1억원을 전할 계획이다. 풍암동본당 사목회장은 "우리도 어려운 시기에 외국 교회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 지금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며 "나눔은 부족한 가운데 가진 일부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해외 이웃도 하느님 안에 한 자녀, 2010.1.31)

 

해외원조는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오드리 헵번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요? 우리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인형 같은 외모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아프리카에서 깡마른 아이를 안고 있는 그녀의 사진을 떠올립니다. 그녀는 두 번의 이혼으로 사랑의 배신을 경험했고, 말년에는 암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유니세프 친선대사를 자청해서 20여 개 국을 방문하며 도움이 필요한 굶주린 아이들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고,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그녀가 죽기 전 마지막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들에게 남긴 글은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줍니다.

"매력적인 입술을 갖고 싶으냐? 그러면 친절하게 말하여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냐? 그러면 사람들 속에서 좋은 것을 발견하여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냐? 그러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머리결을 갖고 싶으냐? 그러면 하루에 한 번이라도 아이들이 그 머릿결을 어루만지게 하여라. 균형 잡힌 걸음걸이를 유지하고 싶으냐? 그러면 네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걸어라. 생기 있게 살고 싶으냐? 그러면 물건뿐 아니라 사람도 새로워 져야 하고, 재발견해야 한다. 존경 받는 삶을 살고 싶으냐? 그러면 어떤 사람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생명 있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여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싶으냐? 그러면 너 역시 도울 수 있는 손을 갖고 있음을 기억하여라. 아들아, 나이를 먹으면 너도 알게 된단다. 우리가 두 개의 손을 가진 이유는 한 손은 자신을 위한 것이지만 나머지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것임을” 그렇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젊음이 아니었습니다. 평생을 사랑 의 마음으로 살았기에 그녀가 진정 아름다울 수 있었습니다. 부분이 아니라 전부가 아름다울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지금 우리와 함께 머물게 하십시오. 그분의 손길이 필요한 모든 이방인들에게 우리의 손을 내미십시오. 우리도 예수님처럼 그들에게 도움을 주십시오. 빵이 필요한 이에게 빵을 주고, 사랑이 필요한 이에게 사랑을 주십시오. 그것이 그분을 온 세상에 완전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이 행하신 2000년의 사랑이 됩니다. 빵을 주고 싶어도 몇 개밖에 안 된다고요? 그러떤 그것을 5000일 동안 매일같이 하십시오. 매일 100원의 기금을 5000일 동안 모아 5. 세계의 빈곤 165 기아 돕기를 하십시오. 그러면 5000일의 기적을 행할 수 있답니다. 한 번의 많은 헌금 보다는 평생의 작은 헌금이 그리운 오늘입니다. (가톨릭신문, 해외원조는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2010.1.31)

 

빈곤에 저항하며 자립을 꿈꾸는 사람들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 운동(MST) -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기아 추방 운동 단체이자 세계적으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사회 운동 단체다. 16년 동안 25만 명이 넘는 농민을 유휴지에 안착시켰으며, 그 과정에서 수천 명의 회원들이 부상을 입고 천 명 이상이 살해당하 기도 했다. 거대 땅 소유주의 땅을 빈민에게 나누어 주고, 브라질 민주주의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 땅 없는 농민들의 정착지는 모두 2,600여 곳이 넘는다. 1퍼센트의 지주가 전 국토 경작지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고 5백만이 넘는 사람들은 단 한 뼘의 땅도 소유하지 못했던 불합리한 상황을 넘어선 덕분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국토를 가졌으면서도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했던 브라질의 모순을 극복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그라민 은행 - 방글라데시 말로 '그라민은행'은 '마을은행'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불가능 하다고 했던 빈민을 위한 은행은 20년 만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라민은행은 2백만 명이 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의 융자를 해 주고, 사채의 늪에서 그들을 건져 냈다. 은행을 설립한 유누스 교수는 "이제 가난은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소액 융자를 시작했고, 인구의 5분의 4가 하루 2달러 미만의 돈으로 살고 있고 하루 7백 명의 아이가 영양실조로 죽어 가던 방글라데시에 희망의 미래를 선사했다. 독립전쟁 직후에 일어난 쿠테타로 15년 동안이나 신탁 통치를 겪고, 정치 부패가 만연해 있던 바로 그 나라에서 말이다. 세계의 빈곤, 누구의 책임인가 인도의 해방고, '반다나 시바 재단' - 인도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가 창안한 운동 단체다. 대표적 활동으로 다국적기업 W.R. 그레이스가 님나무('자유의 나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에 대한 특허권을 신청한 것을 무효화시킨 일을 들 수 있다. 인도의 식물들로 돈을 벌어들이려는 다국적 기업들이 약효가 있는 식물을 특허권으로 묶어두려 했으나 특허권 철회 소송으로 거부했다. 농민들은 표준화를 강요하는 기업농의 압력을 거부하고, 종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토종 종자를 살리려는 인도의 농부들은 한 대 4만 종에 이르던 인도 쌀을 복원하려고 하고 있으며, 다국적기업에게 휘둘리지 않는 자영농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제레미 시브룩, 세계의 빈곤- 누구의 책임인가, 이후)

 

지구촌 빈곤 퇴치운동의 선봉,

옥스팜(Oxfam International)은 지구촌 빈곤퇴치운동의 선봉에 선 글로벌 NGO로, 굶주린 사람에게 빵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기보다 이들이 스스로 빈곤을 딛고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데 활동의 최우선 목표를 둔다. 물자제공에 의존하는 단순 구호활동에 그치지 않고 빈곤의 구조적 원인 파악과 사회적 불의와 부조리 개선을 목표로 기술교육과 창업지원에 주력해 온 것이 옥스팜 활동의 특징이다. 이 기구의 명칭은 처음에 1941년 나치 치하의 그리스인들을 돕기 위해 영국 옥스퍼드 주민들이 ‘기아구호를 위한 옥스퍼드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던 것이 나중에 옥스팜으로 줄여 부르게 됐다. 이후 세계 제2차 대전 후에는 강령을 수정하고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 전쟁 희생자들과 빈곤 등의 이유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인도적 구호활동으로 그 영역을 넓혀갔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서는 제3세계 개발도상국의 구호활동에 주력했고, 1980년대에는 지역사회와 다른 사회단체와의 협력활동을 전개했으며, 1990년대에는 가난과 고통의 종식을 목표로 세계 각 분쟁지역의 난민구호활동에 힘썼다. 최근에는 남아프리카를 비롯한 빈곤국에 제공되는 선진국의 에이즈 치료제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음을 비판, WT0(세계무역기구)를 상대로 투쟁하여 약값 인하를 이끌어 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제약회사들이 약값을 인하시켜 빈곤층의 질병치료를 위한 의약품 제공에 나서도록 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한창 추진 중에 있다. 옥스팜 국제본부는 11개국에 있는 지부들의 연맹체로 100여 개국이 넘는 지역에서 빈곤, 고통, 불의에 대한 해결을 위해 활동한다. 빈곤퇴치를 위해 각국 및 글로벌 차원에서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인도주의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빈곤정책의 변화를 위한 로비활동을 한다. 따라서 많은 지구촌 시민들의 참여에 의한 대대적인 캠페인으로 빈곤의 문제를 전세계에 공론화시켜 정책변화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WTO, 세계은행 등 국제기관을 상대로 집단시위와 같이 직접 행동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단체와 국제기관들과의 연대활동, 언론의 활용방법으로 빈곤퇴치운동을 전개한다. 옥스팜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빈곤의 문제가 지구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확대시켜, '글로벌 시민의식'을 정착시키는데 있다. 한편 옥스팜 전문가팀은 세계은행, WTO, IMF, UN등지에 파견되어 빈곤국의 빈곤퇴치정책 도입과 빈국과 부국 사이의 심각한 부의 격차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압력을 행사한다. 최근에는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자라는 전세계 1억 2500만 명 어린이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교육캠페인’을 전개하며 캠페인 및 봉사활동, 기부금을 통한 지구촌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주성수, 진구촌 빈곤퇴치 운동의 선봉, 전경련 1%클럽 뉴스레터)

 

묵상 ․ 토론

1. 사회교리는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따라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풍부히 돌아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세계의 빈곤 해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2. 약소국에 대해 강대국이 짊어진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가?

 

실 천

○ 내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들, 기본적 치료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를 후원한다. -제3세계의 원료를 합당한 가격에 구매, 생산, 판매하는 공정 무역 제품을 구입한다.

-빈곤국의 기술지원, 과학봉사, 의료봉사 교육봉사 따위를 행하는 단체에 관심을 갖고 지원한다.

-빈곤국의 부채탕감, 공정무역 따위에 관심을 갖고 이웃과 대화하며 연대의 길을 모색한다.

 

○ 우리 교회에서는 이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원조 :

한국 카리타스 www. caritas. or. kr

한마음한몸운동본부 www.obos.or.kr

 

출처 : 천주교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간행 '세상 속의 그리스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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