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방법과 목적

인쇄

주리아 [liastar] 쪽지 캡슐

1999-04-22 ㅣ No.9

숭고한 목적도 좋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과 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들이 생존 투쟁의 수단으로 파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명동성당과 농성자간에는 상호존중의 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근무처가 명동인 관계로 오가면서 시위대의 여러 연설과 주장들을 자주 듣곤 합니다. 어제는 명동성당에서 고의적으로 포석을 들어내고  문화관을 개방해 주지 않으므로, 민중의 요구를 묵살하고 방해하는 이런 성당은 폭파시켜버려야 한다고 한 연사가 목청높여 소리를 치고 있더군요. 또 오늘 이 게시판에 들어와 농성일지를 읽어보니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태-성모상 앞에서 술판을 벌이고, 노상방뇨를 하는 행위-도 자행되고 있더군요.

 

물론 그것은 일부의 일일 뿐, 그것만으로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되겠지요. 하지만 "대문 열어주면 안방 내놓으라 한다"는 옛말이 자꾸 생각이 나는군요. 노조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성당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신분증을 검사한다면서, 넓지도 않은 성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술판과 노상방뇨는 왜 막지 못합니까? 자신들의 농성이 중요한 것은 알면서 왜 성전의 의미는 존중해 주지 않습니까?

 

가톨릭은 약자의 편에 서야합니다. 하지만 농성단도 자신들의 행위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일부의 그런 실수가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주장하는 대의마저도 그릇되게 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왜 모릅니까? 정말 안타깝습니다. 농성이 있을때마다 불거져나오는 일련의 사태들이 농성단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언제야 알게 될까요?



60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