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어느 구역장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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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건기 [jamesbae] 쪽지 캡슐

2001-05-09 ㅣ No.938

항상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일용할 양식을 주시도록 원하지만

육적인 양식까지도 주시리라고 믿지 못하는 것이 솔직한 인간적인

나 자신의 한계성이다.

그런데 오늘 진짜로 주님께서 일용할 육적 양식을 주셨다.

 

지난 달 교구에서 구역장 교육을 했었는데 그 때 교육을 받았던

어느 성당 구역장의 느닷 없는 방문을 받았다.

찾아오신 손님이니까 당연히 내가 점심을 대접하려고 평소에 자주

가던 식당가로 안내 했으나 기어히 자기가 점심을 사러 왔으므로

다른 좋은 식당으로 가자는 것이다.

 

일식집으로 가서 담소를 하면서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게 되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만난 것이 틀림 없고, 오늘 대접을 받은 것은

주님께서 주신 일용할 양식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나는 그 구역장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때 이후로는

처음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 입교하게 된 동기부터 시작해서 하느님께 대한 봉사를 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진한 사랑과 우정을 나누었다.

처음 만난 사람인데 하느님이 함께 하신 자리가 아니었다면

이처럼 화기애애할 수가 있었을까?

아마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을 극진히 모시고 사랑하게 되는 것일게다.

 

자기가 신앙을 새롭게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분명히 내가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과분한 말까지 남겨주고 떠났다.

나 자신을 도리켜 보면 참으로 부끄럽기까지 했다. 여하튼 그 구역장은

자신의 구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구역을 활성화 할 수 있을까 해서 누구한테든지 찾아가

듣고 알아서 실천하겠다는 그 모습에 고개가 숙여졌다. 현재 구역 58가구

중에서 17-8명의 남성 구역 신자가 모인다고 했다.

떠밀려서 얼떨결에 맡은지 3년이 되었는데 구역민들의 생각도 매년 달라

보인다는 말을 해주어 힘을 얻고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열성적이면 구역민들이 동참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좋은 자료가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떻게 구하는지, 구역 복음화를 위해서는

무엇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지, 복음을 맛들이게 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묻고 또 그런 것을 구해서 구역민들에게 접목을 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세례를 받은지 12년이 되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신앙 생활을 못했는데

이제 참다운 봉사를 하면서 열심히 신앙을 생활하겠다는 말씀을 했다.

하느님께 대한 보은을 이처럼 솔선하여 행동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해 보였다. 참으로 부끄러웠다. .......

 

구역장 교육 때 강조했던 것 중에 하나가 공부하는 구역장이어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이 말에 대단히 감명을 받았던 모양이다. 현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을 사다 읽고 있는 중인데 그 속에 대부분 나와 있더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참으로 하느님께서는 도구를 잘 쓰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구역장의 역할은 하느님의 백성을 최 일선에서 이끄는 중대한 직무이므로

자신부터 복음화되어 스스로 공부하면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함께 했던 그 구역장을 보면서 우리 성당 송파3구역 복음화위원장님을

떠올리게 되었고 그 아이디어를 소개해 주었다.

구역의 소식지를 만들어서 구역의 활성화를 시도 하시겠다는 아이디어는 정말

참신한 것이고, 바람직한 것이다. 물론 가시적인 효과는 한 참 후에 나타나겠지만.....

 

- - -

 

항상 노력하면서 교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봉사자들에게는 물론

좋은 아이디어나 귀감이 될만한 활동에는 우리 모두 박수를 보내드립시다.

 

+ 주님, 오늘 만난 어베네딕도 형제는 스스로 노력하는 당신의 도구입니다.

그 형제에게 늘 함께 하시어 그가 맡은 구역장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

주시고, 지금까지 비협조적이었다가 최근의 열심히 하려는 남편 모습을 보고

더 적극적으로 변해간다는 그 형제의 부인에게도 축복하여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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