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이봐요. 나 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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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자 [stellara] 쪽지 캡슐

2003-02-26 ㅣ No.3414

 

아침 출근길, 부슬 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출근길이라 모두들 분주한 마음에 열심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지요. 횡단보도를 거의 건넜을 즈음

"이봐요. 나 좀 봐요."하는 소리에 건너던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뒤를 쫘-악 돌아다 보았지요.

궁금증... 나를 부르는 걸까?

 

어느 할머니께서 지적하시는 사람은 50대의, 양복을 입고 우산도 없이 출근하는 한 남자분을 부르셨어요.

"나는 목적지까지 다 왔으니 이 우산 가져가우. 옷이 젖으면 하루가 너무 힘들고 몸살이 온다우."

"아닙니다. 어르신. 괜찮습니다. 전철역까지만 가면

되는데 저도 다 왔습니다. 마음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우산을 주려는 할머니와 괜찮다고 사양하는 한 아저씨의 실랑이를 보며 흐뭇한 봄내음을 마셨습니다.

 

인정에 메마른 요즘의 삶에 우산 하나로 정을 나누는

그분들을 보며 아직은 살아 있는 우리네 서민들의 정서에 기쁜 마음이었어요. 또한 따스한 마음을 보면서 스텔라 아줌마는 또한수 배웠어요. 그 분안에 머무르신 예수님의 모습을...

저도 더욱 더 그러한 마음을 또 다른 이들에게 나누리라 이 아침에 한 그루 나무로 심었습니다.

 

비오는 날 아침 스텔라가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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