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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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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5-09-21 ㅣ No.1766

가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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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은 며칠 전부터 싸늘한 가을 날씨에 자다가 깨어 창문이 열렸나 다시 보게 되는 가을이다. 그리도 싸우던 여름에는 생각나지 않던 일들이 싸늘한 날씨와 함께 왜 이리도 상념에 젖어 솔솔 생각들이 많아지는가, 좋은 일보다 아픈 일이 더 진하게 다가오는 가을 사랑하는 이와 행복했던 시간들 보다 헤어진 아픔이 더 많이 생각나는 가을 돈을 많이 벌어 좋은 집을 샀을 때의 기쁨보다 억울함에 견딜 수 없어 통곡하던 때가 더 많이 생각나는 가을 이 모든 것들이 생각의 테잎 속에서 저절로 되뇌어지는 가을이다. 한 밤을 새하얗게 지세며 베개를 적시며 울다가 쓰러져 자야만 하는 가을이다. 가을! 왜 가을에는 이렇게 많은 생각과 상념에 젖어지는가? 가을은 설레임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겨울을 뚫고 봄을 거쳐 여름과 싸우고 드디어 열매를 맺어 계산하는 계절이 가을이다. 물론 많이 심은 자는 많이 거두고, 적게 심은 자는 적게 거둘 것이다. 그러나 한달의 봉급을 타는 회사원보다 1년 동안을 땀 흘려 노력한 결과가 만들어지는 계절이기 때문에 설레임이 더 하는 것이다. 또한 가을은 무서운 겨울을 맞이해야하는 두려움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많이 거두는 자나 적게 거두는 자나 누구를 막론하고 차가운 겨울을 거쳐야 한다. 이를 준비하기는 손길은 두렵고 섭섭하고 외롭다. 또한 가을은 황혼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가을은 자신을 뽐내던 모든 나무가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는 것처럼 가을은 활기차게 일한 젊은 날을 다음 세대로 넘기고 청춘을 돌려달라며 원치 않게 쓸쓸히 퇴장해야 하는 애처로운 계절이기 때문이다. 뒹구는 낙엽을 보라. 수많은 나뭇잎들 중 한 잎 낙엽이 당신이라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존재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가? 지금 이후 백년의 젊은이들은 우리를 향해 조상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회상할 때 역사의 한 사람으로 바래진 책의 한 장 사진 속에 있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겠는가, 삶이란 이 낙엽과 같은 삶이 아닐까? 한 여름의 뽐내고 더위와 싸우며 자신을 자랑하던 잎들이 다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도 똑같은 삶의 한 나뭇잎이다. 바닥에 뒹구는 낙엽 한 잎, 그가 바로 나 아닐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점검해보아야겠다. 플러스의 시간들과 마이너스의 시간들... 플러스의 생활이었다고 자만하지 말고, 마이너스의 생활이었다고 슬퍼하지 말자. 모든 시간은 나에게 주어진 보배들이다. 지금부터 자신을 쳐 복종시켜 가을을 열매의 계절로 만들어가자. 비록 과정의 시간들이 힘에 겨울지라도... ------------------------------------------- 이번 가을에는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수필가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저며오는 가슴을 요동치게 하고 싶습니다 - 이 가을엔 많은 생각을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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