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로사리오의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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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경순 [veronicam] 쪽지 캡슐

2000-10-16 ㅣ No.602

얼마전 신학교 노인 신부님을 보시고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여럿이 모인 자리여서 기분이 좋으셔서 6.25때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혜화동 신학교 마당에 총알이 날아와박히기 시작하니까 교수신부님이 각자 집으로 가라고 하시더랍니다.  이 신부님은 황해도에서 유학을 오셨기 때문에 ’돌아갈’ 집이 없었지요.

돈도 하나도 없구요.  명동 성당에 가서 점심은 얻어잡숫고 길이서 만난 같은 반 신학생을 만나 정처없이 피난민 사이에서 흘러가다가 어느덧 다다른 곳이 지금의 잠실 강둑이었답니다.

다리는 없고 언덕 가득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무리만....

사공이 젓는 조그만 배만 왕복하며 실어 나르더래요.

두분 신학생은 돈도 없고 차례도 올 것 같지않고 낙심하여" 우리 저기 가서 묵주신공이나 하자."고 묵주만 돌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여보시오, 여보시오"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뱃사공이 배를 저어 다가오고 있더랍니다.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얘긴즉슨, 뱃사공생각엔 그 언덕으로 가다간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태울 수도 없고 배만 부서질까봐 사람 없는 언덕으로 적당한 사람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어쨋든 두분 신학생은 꿈같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널 수 있었지요.

신부님 말씀이 "묵주 기도는 기적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 만물을 이용하여 당신 뜻에 합당한 응답을 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다 감동한 분위기에 젖어있었는데 신부님께서 무드를 깨시지 뭡니까?

"그런데 전쟁중에 내가 굳게 결심했어, 죽어도(?)신부가 꼭 되야겠다고....왜냐하면 전쟁통에서 보니까 처자식 있는 남자들 너무 고생하더라구!!!"듣는 양들 다 뒤로 넘어갔지요.

당신을 너무 성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초치신 거’지요.

 또 한가지, 아웅산 사건때 돌아가신 김재익 청와대 수석의 부인께서 최근에 하신 말씀입니다.

자신은 개신교 신자로 결혼했는데(김수석의 두 누이는 성심수녀회 수녀님이시지요_성심여대 학장이셨던 김재순 수녀님)가톨릭은 부자연스런 염경기도가 왜이리 많은가 했대요.

그런데 준비 안된 참극을 겪고나니까 할 수있는 것은 묵주기도밖에 없더랍니다.

그때서야 인간에게 염경기도가 왜 필요한가를 실감하셨대요.

 

마지막

제가 읽은 책에 한 동양의 현자가

"같은 주파수의 반복된 소리는 사람의 영혼은 맑게 한다.

가톨릭의 묵주 기도가 그 예다"  (그 사람은 가톨릭신자가 아닙니다)라고 썼더군요.

 

저는 묵주기도를 잘, 많이 바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신비를 묵상할 때는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듯 하는데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요.

 

 

남에게 들은 얘기만 올려서 죄송합니다.

평화로운 하루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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