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신앙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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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모 [leebm] 쪽지 캡슐

2000-02-28 ㅣ No.1104

이젠 바야흐로 봄이다. 3월의 문턱에 서있는 지금 약간의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한다고 할지라도 그 자연의 순리는 거스를 수 없다. 봄은 모든 것이 새롭게 자라는 때이다. 지난 겨울동안 각자의 틀 속에서 움추리고 있었다면 이 봄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며 모든 것을 성장시키는 때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의 신앙도 성장시키는 것이 어떨까?

 

어제 11시 미사에 주임신부님께서 신앙의 성장이라는 화두로 말씀을 꺼내셨다. 그 얘기를 들으며 나의 신앙이 지금 어떤 위치에 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어떤 이는 세례때의 신앙을 그대로 간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싹은 틔웠지만 지금은 시들시들해져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훌륭하게 키워 꽃을 보고, 열매를 맺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당신의 신앙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보았는가?

 

신부님 왈, 천주교는 외국의 종교이므로 우리에게 매우 생소할 수 있다. 따라서 성서를 읽지 않으면 우리는 이 종교에 대해서 알 수가 없다(강론말씀을 적어두지 않아서 이것이 정확한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맥락에서 말씀하셨다). 천주교는 저 멀리 이스라엘에서 시작되어 발달된 종교이다. 그러다보니 이 종교속에는 그네들의 전통과 관습, 문화가 스며들어 있음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이 종교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관습, 전통, 문화에 대해 대략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면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무리 보편적인 종교라고 해도 말이다. 이는 시를 읽으면서 그냥 낭송하고 가슴으로 보아도 좋지만, 그 시를 쓴 이의 사상이라든가, 시대적 상황 등을 알면 훨씬 깊은 곳까지 공감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겠다.

 

지금까지의 내 말에 공감하는 당신이 있다면, 성서의 필요성에 대해 또한 공감할 수 있으리라. 성서가 우리 종교생활에 필수적이고, 꼭 읽어봐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겠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성서를 조금씩 읽는 연습을 해보자. 성서가 너무 딱딱하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책인가? 너무나 성스러운(Holy) 책이여서 감히 들여다볼 수가 없는가? 그럼 다른 보조수단을 이용해보자. 우선 주변을 조금만 관심을 두고 살펴보면 성서를 읽고, 성서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 이 자리에서 그들을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한번 물어보기로 하자.

 

정말 손쉽고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방법은 매주일의 독서와 복음을 통해서일 것이다. 매일 미사책을 당신은 매달 사고 있는가? 만약 사지 않는다면 이젠 투자해보자. 당신의 신앙을 위해서이다. 몸을 위해서는 비싼 음식도 아끼지 않으면서 당신의 마음을 위해서는 단돈 천원을 투자하지 못하겠는가? 매일미사책을 보며 미사 전에 독서와 복음을 음미해보자. 너무 간단해서 맥이 풀렸는가? 하지만 간단할수록 실행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나는 신앙을 콩나물에 비유하고 싶다. 콩나물을 키우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커다란 시루에 콩을 집어넣고 그 위로 물을 주게된다. 물은 고여있지 않고 시루 밑으로 다 빠져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빠진 물을 먹고도 콩나물은 싹이 터서 자라게 된다. 여러분의 신앙에도 조금씩 물을 줘보자. 그 물이 밑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더라도 어느 순간 커다랗게 자란 당신의 신앙을 볼 수 있으리라.

 

너무 글이 길어졌다. 다음번에는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신앙을 성장시키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기로 하자. 조금씩 조금씩 그분께로 다가가는 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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