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동성당 게시판

말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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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숙 [hyun62] 쪽지 캡슐

2001-09-09 ㅣ No.2161

 

말의 빛

           - 이해인 수녀 -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 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 라는 말은

억지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 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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