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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액션, 신심활동과 본당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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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baedoong] 쪽지 캡슐

2001-10-25 ㅣ No.75

이미 서너 달도 더 지난 어느 카톨릭 월간지에서 우연히 다음과 같은 글을 읽고, 모든 분들(성직자/수도자/평신도)에게 일독을 권하고자 이 글을 그대로 옮깁니다.  내용으로 보아서 아마도 어느 신부님이 쓰신 글 같아요.

 

"평신도액션, 신심활동과 본당신부"

"제 잘난 멋에 사는 이는 이렇게 되고,

제 말만 내 세우는 자도 이렇게 되리라"(시편 49,13)

 

며칠전 어느 익명의 평신도로부터 이런 사연의 편지를 받았다. "본당 사목이 본당 신부의 성향과 의견에 좌우된다고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건전한 상식과 교회의 전체적인 흐름의 평신도 신심, 액션 단체 활동의 기본적인 규정까지도 무시된 채, 성직자의 취향대로 그 활동이 정지되거나, 변행시키는데서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본당 전통대로 잘 이어오던 신심, 액션활동이 본당 신부가 바뀌면서 너무나도 다른 방향으로 갈 때에 평신도들은 혼란스럽고, 때로는 짜증이 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30년간 계속 참가한 꾸르 실료 교육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ME 교육을 전혀 안 보내기도 합니다.

 

더구나, 한국교회의 가장 큰 신심, 활동단체인 레지오 마리애의 기본 규정을 무시하거나, 규정에도 없는 사항까지도 지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적 지도자’인 본당 사제에게 무조 건 순종하라는 식의 표현도 합니다. 이런 때, 본당 신자 전체의 10%(미사 참례하는 신자의 30%)가 넘는 700여명의 레지오 단원들은 혼란을 안게 됩니다. 신심 단체의 고유한 흐름을 가로막는 사제로 인해 고심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 평신도들은 빨리 임기가 지나서 본당 신부가 바뀌기를 바라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주교님께 항의하는 사례까지 생기게 됩 니다. 제발, 본당 신부님들은 교회의 전체적인 규정과 조직 속에서 움직이는 액션, 신심 단체의 성격과 정신을 제대로 알고 - 알려고 노력이라도 좀 해보시고 - 참된 봉사자인 영적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지키기를 바랍니다."

 

사실 본당사목의 책임과 권한과 결정권은 교회법상 본당 신부에게 있고,  교구의 모든 사목에 대한 결정권은 교구장에게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법상 결정권 자이기에, 자신의 취향과 성향대로 사목권을 행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사회는 다양한 삶의 현상이 일고 있기에 복음화, 선교화 방법도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야만 한다. 꾸르실료 운동이 평신도 지도자를 능동적인 교회 활동의 일꾼으로 양성하는 계기가 되었고, ME 교육이 가정성화 운동에, 성령쇄신 운동이 신심강화 운동에 이바지하고 있고, MBW 운동 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레지오 마리애 신심활동 은 한국 가톨릭 전체 신자의 10%가 훨씬 넘는 50만(행동단원과 협조단원)신자가 교회의 모 습을 활성화시키고 성장케하고 있고, 신자들이 소홀히 하는 교회의 모든 행사에 적극 참여 하며, 봉사자로서 일하고 있다. 레지오는 한국의 모든 본당에 설립되어 활동 중에 있으며, 한마디로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어쩌면 레지오 단원들의 활동이 본당 전체의 움직임을 좌우한다고 볼 수도 있다.

 

레지오 조직이 로마 군대 조직을 모방하여 조직 용어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획일화 된 조직이고 군대식 조직이라 하여 거부 반응을 갖고 있는 사제들도 있다. 그러나, 이 조직 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그것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레지오가 본당 사제들의 사목을 돕고 있고, 복음화의 일선에서 일꾼으로 일하고 있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상급 평의 회가 본당 사목권을 간삽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조직운영상 문제가 생기면 협조하고 조 종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넓게 이해해야 한다.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적절히 협조하며, 각 단체의 고유한 성격과 자립성을 존중해야 하고, 다른 조직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평신도 교령)

 

요새, 평신도 지도자들은 지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능력을 지니고 있다. 비논리적이고 독선적이고 편견적인 사목 지시를 하는 본당사제나 단체의 지도신부에게 맹목적인 순명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능한 사목자, 문제가 있는 사목자" 라고 혹평한다. 어쩌면  사회적 으로나 조직적으로 사제들보다 월등히 높은 식견과 판단력을 지닌 평신도들이 많이 있다. 교회의 모든 신심, 액션 단체를 지도하는 사제들은 우선 그 조직의 정신과 규정을 정확히 알고, 교회정신과 교의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자율성을 존중해 줘야 한다. 본당 신부는 사목적 결정권자라고 하여 자기 의견대로 -정확한 규정도 모르면서- 지도하려고 한다면, 평신도 지도자들은 교회 활동을 제도 교회 내에서 하려하지 않고, 평신도 스스로의 크리스 챤 운동으로 전개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그러기에 전(全)교구적이고, 한국 전체 교회적인 액션, 신심단체의 지도 신부는 사목 경험 이 많고 조직의 특수성을 잘 인지하며, 본당 사목자들과도 유대를 원만히 할 수 있는 사제 가 적임자라고 본다. 평신도 조직을 사제가 장악하여 군림하려는 마인드는 있어서도 안되고 통하지도 않는다.

 

또한 평신도 지도자들도 본당 사목자와 융화, 협조, 친교를 맺으면서 조직을 지도함이 요구 된다고 본다.

 

교회 쇄신의 시작은 성직자들의 폭 넓은 아량과 특히, 성직자가 평신도들을 ’다스리고 지도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함께 한다’는 의식이 정립되지 않는 한, 이뤄질 수 없다고 본다.

 

                                                         *   *   *

 

 

함께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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