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07년 2월 25일 세나뚜스 월례회의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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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07-03-13 ㅣ No.48

 

세나뚜스 월례회의 훈화28.(2007.2.25)

영적독서 : 거룩한 십자가의 왕도(王道)6.(준주성범 2권 12장13-14절)


13. 하느님이 원하시어 네가 예수의 이름을 위해서 무엇을 참아 견딜 자격이 있으면 하라. 그러면 얼마나 큰 영광을 네가 받으랴. 하느님의 성인들은 얼마나 즐거워하랴. 네 이웃에는 얼마나 교훈이 되랴. 누구나 다 잘 참으라고 권고는 하지만 스스로 참으려는 사람들은 적다. 많은 사람들은 세속 일에 따르는 더 큰 고통도 참아나가는데 너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고통을 즐겨 받을 이유가 있지 아니하느냐.


14. 너는 사는 것이 결국 죽음으로 끌려간다는 확실함을 알라. 사람이 자신에게 죽는 만큼 하느님께 산다. 그리스도를 위해서 고통을 참을 각오가 없으면 천상 일을 알아들을 자격이 없다. 그리스도를 위해서 어려움을 참아나가는 것보다 더 하느님을 즐겁게 해 드리는 것은 없고, 이 세상에서 더 유리한 것도 없다. 네가 네 마음대로 갇혀 살 수 있다면 많은 위로 중에 즐기는 것보다 그리스도를 위해서 역경을 참아 견디는 것을 차라리 선택하라. 그래야 그리스도와 닮아가고 모든 성인들을 따르게 됨이다. 그것은 우리가 공을 세우고 우리 위치가 전진하는 데는 많은 안락과 위안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큰 고통과 역경을 당함에 있다. 과연 고통을 참아나가는 것 이외에 그 무엇이 우리 구원에 더 유리하다면 그리스도 확실히 말씀으로나 행동으로 우리에게 일러주셨을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는 그를 따르던 제자들과 그를 따르려는 모든 이에게 십자가를 지라고 확실히 권고하셨다. 그 말씀이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신을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마태 16, 24)이었다. 이제 우리는 읽어보고 다 연구해 본 결과 이런 결론을 지을 것이다. “많은 고통을 참아가야만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든다.”(사도 14, 22)

 

 

<훈화>

찬미 예수님, 드디어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평의원 여러분에게 이번 사순시기가 뜻 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우리 모두가 주님의 은총을 체험하기를 바랍니다.


전에 새 신부가 되어서 중국에 김대건 신부님의 유적지를 성지순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동창신부들 중에는 중국의 기름진 음식 먹기를 힘들어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를 인솔하시던 신부님께서 엄청 야단을 치셨습니다. “신부가 되어 음식에 비위도 못 맞추면서 그 많은 사람들의 비위를 어찌 맞추려 하느냐?” 그 다음부터는 억지로라도 비위에 안 맞는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한 친구신부가 생각이 납니다.

저 자신도 사람들을 만남에 있어서 참 힘든 것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저의 표정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괜히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을 보면 얼굴의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을 할 때 경직되기도 합니다.

가끔 사람들은 제가 성인인 줄로 아는지 그런 저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 합니다. 정말 고통이란 것이 우리를 지배하려고 하는 것이겠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짊어지고 갈 십자가가 있다고 하는데, 저의 십자가는 싫어도 싫은 내색하지 말고 좋아도 좋은 내색하지 말고 그저 두루뭉실하게 넘어갈 수 있는 지혜를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가끔 제가 쓰는 방법은 싫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피하기도 합니다. 괜히 만나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느니 만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상책인지 제 자신에게 의문을 던져봅니다. 왠지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따르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보는 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은 하느님의 은총을 믿을 수 있는 마음의 겸손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이 남에게 준 상처는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남에게 상처를 받았다고만 생각할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번 사순절은 우리 각자가 자기의 부족함이 무엇인지를 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찾아보고, 과연 하느님께서는 나의 부족함을 어떤 모습으로 채워주시는지를 찾아보는 것이지요.

자신의 부족함을 보려고 하는 노력이야말로 고통을 극복해가는 출발점이 된 수 있습니다. 주님을 따름으로써 나에게 다가오는 고통을 참아가며 그 안에서 체험하게 되는 은총이야말로 주님을 따르는 확실한 표징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의 사순시기가 고통을 맛보고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 고통을 통하여 주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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