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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꼬 신부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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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2동 [jayang2] 쪽지 캡슐

2002-02-24 ㅣ No.5448

 

+ 찬미 예수님

 

 

신부님, 그동안 건강히 안녕하셨는지요?  수녀님들과 본당 신자분들께서도 모두 건강히 안녕하신지요?  늦게야 소식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저는 중국에서 탈북동포들을 도와주고 무사히 예루살렘에 돌아와서 나머지 학기 공부를 잘 하고 있습니다. 신부님과 본당신자분들께서 성심껏 도와주신 기금으로 많은 탈북동포들을 도와주고 왔습니다. 특별히 이번에는 탈북동포 두 가정을 흑룡강성, 목단강이라는 조선족 본당에 보내서 그곳에서 사목하고 계시는 한국의 성가소비녀회 두분 수녀님들께 부탁하여 이번 부활절에 영세받을 계획으로 열심히 교리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도와준 많은 탈북동포들 외에 그 두 가정은 육신적으로 또 영신적으로 확실하게 구출하여 주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신부님과 본당 신자분들의 큰 도우심의 덕분임음 알려드립니다.  

 

 

중국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내드립니다. 본당신자분들께 탈북동포들의 감사와 함께 보여드려도 되겠습니다. 다만 혹시라도 어느 매스콤에 드러나지 많도록 조심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몇년전, 탈북동포들 문제에 관심이 잠깐 쏠렸을 때 무모한 한국의 기자들이 중국에 가서 돈 몇푼씩 집어주고 탈북자들의 사진을 마구 찍어다가 신문에 내는 바람에 신문에 얼굴이 나왔던 많은 탈북자들이 잡혀가서 총살당했거나 감옥에 가서 죽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북한에서는 감옥에 가면 거의가 다 죽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사진을 절대로 찍지 않겠다고해서 거의 대부분의 탈북동포들 사진은 찍지 못하였습니다. 특별히 여자분들의 사진은 몇 분 외에는 찍지 못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신부님의 따뜻한 배려를 잊지 않고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서 도와준 탈북동포들에게도 한국의 천주교 신자분들이 도와준 것을 제가 전하여 준다는 말을 전하였습니다.  

 

신부님, 죄송하지만 본당 수녀님들과 신자분들에게 탈북동포들과 함께 보내드리는 저의 감사를 전달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비하신 야훼 하느님의 은총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의 평화 안에 신부님과 수녀님들, 본당 사목 위원님들, 신자분들과 가족들 모두가 늘 - 건강하시며 항상 평화로운 나날이 되시길 빕니다. 주님을 더욱 가까이 만나시는 사순절 지내시기 바랍니다.

 

 

 

예루살렘 성지에서,  감사드리는 김기수 프란치스코 신부 드림

 

 


사진 #1

사진 #1 - 배고픔을 참지 못하여 15-16세된 아이들 3명이 영하 30도가 오르내리는 두만강을 건너와서 산길을 걸어 화룡이라는 중국 도시로 가다가 함께 오던 친구 한 명은 굶주림과 추위에 얼어죽어 산 속에 땅을 파서 묻어주고 밤길을 걸어오다가 만난 두 어린이들.   

 

사진 #2

 

사진 #3

사진 #2 & #3 - 왼팔 하나로 도저히 살아갈 수 없어 2001년 11월, 임신한 부인을 데리고 두만강을 건너오다 얼음이 깨어지는 바람에 임신한 부인이 강속으로 빠져 시체도 찾지 못하고 중국으로 혼자서 넘어와 방황하던 33세된 아저씨.

 

사진 #4

 

사진 #5

 

사진 #6

 

사진 #7

 

사진 #4, #5, #6, #7 - 부모 형제가 다 굶어죽고 북한의 집에는 70 고령의 할머니를 남겨두고 식량을 구하기 위하여 무작정 중국에 온 14세 된 이00 어린이,  아버지와 형님이 보위부대원에게 맞아 죽는 것을 목격하고 어머니는 식량을 구해온다고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 혼자서 중국에 온 14세 된 000 어린이, 부모들은 모두 굶어 죽었고, 늙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집에서 식량을 구해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서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굶어죽게 된다고 하는 17세된 000철 어린이 - 이들의 손과 발은 얼고 오래 닦지 않아서 무슨 짐승의 손과 발 같았고, 얼굴은 얼어서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사진 #8

사진 #8 - 집에는 굶주리는 늙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린이들을 두고 식량을 구하기 위하여 무작정 중국으로 넘어온 젊은 아주머니들 - 가운데 앉은 아주머니는 공장에서 일하다 기계에 왼팔이 잘려나가 팔 한쪽만 있습니다.  영하 30도의 추위에 속내복도 입고 있지 않아 함께 간 수녀님들이 입고있던 옷을 다 벗어주고 왔습니다.  위로하는 수녀님들을 보고 얼굴이 밝아진 북한 아주머니들의 모습.

 

사진 #9

사진 #9 - 지난해 굶주림을 참지 못하여 남편이 집단농장의 소를 몰래 잡아 식구들과 나누어먹고 12년의 중노동형을 받고 현재 아오지 탄광에서 노동형을 살고있어 살아갈 길을 찾아 중국으로 도망 온 43세 된 000 아주머니와, 굶주림으로 남편을 잃고 혼자서 아이들과 시부모를 모시고 살아가는 33세 된 000 아주머니.  이들은 중국으로 도망와서 북한에서 입고 온 옷을 입고있으면 당장 잡혀가므로 어느 조선족 집에서 속옷까지 빌려 입고 숨어 다니다가 저를 만난 보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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