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제 사랑 청량리는 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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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광 [paschal] 쪽지 캡슐

2002-09-03 ㅣ No.3368

어제밤 꿈에서 눈이 펑펑 내리는 내 사랑 청량리를 보았습니다.

청량리를 떠나서 경기도민이 된지도 벌써 2년이 가까워지는데도 아주 가끔은 그곳이 꿈에 보이곤 합니다.

제가 머물었던 사제관, 성당 그리고 열심히 함께 일했던 사목위원들, 교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끼고 사랑했던 주일학교 학생들.......  

아직도 추억이라는 명분으로 그곳이 생각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제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인생의 황금기 30대 후반)를 청량리에서 3년동안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젊은 혈기 하나만으로 좌충우돌하면서 실수도 남에게 상처도 많이 주었지만, 그래도 착한 우리 신자분들이 "우리 신부님 화이팅! 괜찮아요"라는 격려와 기도를 분에 넘치도록 보내주셨다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 때 알았지요. 신자들이 기도해주면 사제는 열심히 살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아직도 제가 그곳을 못잊어요.

 

지금도 눈을 감고도 청량리 골목 이곳 저곳을 다 찾아 다닐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모든 것이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주책스럽게도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핑돌곤합니다.

 

제가 떠나던 날이 생각나네요.

무지하게 추운 겨울이었지요.

떠나던 그날, 하느님도 제 마음을 아시는 눈을 펑펑 뿌려 주셨지요.

아주 고맙게도.....

그 덕분에 떠나는 순간에 눈물을 감출수 있었어요.

떠나오는 차 안에서 주엽동 사목회장님이 그러시더군요.

"신부님! 청량리 떠나는 것이 눈물이 날 정도로 그렇게 슬퍼요?"

그래서 제가 대답했지요.

"누가 눈물을 흘려요? 눈에 눈이 들어가서 그렇지요......."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네요.

"나 돌아가고 싶어!!!"

 

"청량리 교우 여러분! 제 사랑 청량리는 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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