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오늘도 기억하게 하소서.....(천고마비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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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angeljino] 쪽지 캡슐

1999-09-01 ㅣ No.102

이제 가을이 우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점점 높아져만 가는 하늘을 보면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말이 살찌는 것처럼 우리는 정말 먹을것이

 풍부하고 행복한 시기인것 같습니다.

얼마전 뉴스에서 북한의 동포가 중국으로

탈북한 동포의 수가 약 30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태반이  꽃제비라 부르는 어린이와

가녀린 여인들이 주축으로 이루어 졌다고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몇년째 이르는 흉년에

가뜩이나 적은 배급이 끊기게 되면서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시도한 것은 바로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서 중국으로의 탈북입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서

이루어지는 모험입니다.

압록강 강가에 총에맞아 숨진 시체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보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가 목숨을 담보로 탈북을 시도합니다.

그들이 중국에 가서도 편안한 것이 아닙니다.

끈임없은 긴장과 공포, 공안요원에게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두려움,

단돈 100달러에 팔려서 중국인 노총각에게

 팔려 시집가는 18살이 꽃다운 조선처녀,

시장에서 신발도 없이 먹을것을 구걸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참혹 그자체입니다.

얼마전 우리 나라에서 대흥행을 한 영화 ’쉬리’에서 북한군 특수8군단 요원으로 나온

최민식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썩은 치즈에 콜라를 먹는 너희들이

우리 인민의 배고픔을 알아? 먹을 것이 없어서

부모가 죽어가는 자식의 살을 뜯어먹고, 꽃다운 조선의 처녀들이 단돈 100달러에

중국에 팔려가고 있어........"

제대로 제가 옮긴건지 모르겠지만 상당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배고픔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우리주위에는 너무나도 흔하게 음식이

 남아돌아가는 현실입니다.

1년에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음식 쓰레기가

약 8조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점심을 못가지고 오는 결식아동도 많습니다.

우리는 이제 이 시점에서 우리의 행동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같습니다.

제가 점심을 먹는 식당에는 상당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옵니다.

만약에 우리가 조금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런 것은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찌보면 그러한 부주의로 또 다른 우리의 형제를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이 될 것입니다.

가장 미소한 형제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한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은 우리가 여유가  있을때 행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작은 부분부터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것은 지금도 고통을 받은 이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 될 것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인 이 가을에 우리는 한번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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