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사람들에게 희망을~♡

인쇄

명정만 [1004mjm] 쪽지 캡슐

2000-07-18 ㅣ No.2761

삼일간의 긴 휴식을 끝내고 오늘 출근을 했습니다..

출근이 이른편이라 조금만 늦어도 택시를 타는 아주 안좋은 버릇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연휴뒤의 출근이라 늦잠을 자는 바람에 택시을 타야했습니다..

 

1.

우리집에서 조금 벗어날즈음..

시계를 보며 투덜거리며 이른출근시간에 대해 불평을 하고 있는데..

택시 아저씨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건물 한쪽 구석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 사람들이 일거리 찾아 나왔어요.. 저렇게 기다리고 있으면

사람들이 와서 데려간데여..

그래..그렇게 일해서 일당 받아서 그렇게 먹고 산답니다.

일이 힘들거나 일이 많다고 해서 불평하면 안되지요..

그래도 일이 있다는거..

무엇인가 할 수 있는일이 있다는 것 만큼 좋은것은 없지요..

요즘 같은 세상에..쯔쯔.."

신호는 바뀌지 않고 전 아주 오랫동안 그 곳에 시선을 고정시켰습니다.

’그렇게 자꾸 쳐다보지 마세요..저 사람들이 보면 어떻겠어요..’

그제서야 시선을 돌렸습니다.

울컥~ 눈물이 나올것 같았습니다.

일거리를 찾아 나온 그 분들은 서로 이야기하면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온통 근심뿐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그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우리 동네에도 있구나..

내 주변엔 없는줄 알았는데..

그렇구나..ㅠ.ㅠ

 

순간 택시를 타고 있는 제가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편하게 직장을 다니고 있기에 행복할수 있다는걸

모르는 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2.

지난 겨울이 시작될 즈음이었던것 같습니다.

가끔 아침에 출근시간이나 지하철역 주변에서 마주치던 아저씨가 있습니다.

덥수룩한 머리와수염..이불이 들어있는가방..늘 꾀죄죄한 모습..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초라한 거지 아저씨지요..

봄과 여름이라는 두 계절이 지났어도 겨울의 그 옷을 걸치고 항상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먹을거리를 찾으시는 아저씨를 오늘아침에도 보았습니다.

아주 가까이서 제 옆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심한 악취가 풍겼습니다..

작년 처음 보았을때와는 달리 너무나 야윈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아저씨가 무서웠지만 지금은 안쓰럽기만 합니다..

 

~~~~~~~~~~~~~~~~~~~~~~~~~~~~~~~~~~~~~~~~~~~~~~~~~~~~~~~~~~~~~~~~~~~~~~~~~~

 

’다이너소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혜성으로 인해 파괴된 서식지를 떠나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떠나는 공룡들이

긴 여정을 통해 격는 갈등과 화해..그속에서 피어나는 사랑등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살아야만 한다는 이유로 험한 사막을 지나게 됩니다.

그들은 서식지를 찾지 못하면 죽는다는 절망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절망에 괴로워할때 누군가가 이런말을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 여정을 걷는 이유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을 가지세요..’

 

아침에 보았던 그 분들들이 작게나마 웃을수 있었던 것은

거지 아저씨라고 생각하는 그 분이 음식쓰레기 더미를 뒤지면 살고자 하는것도

희망을 가지고 있어서겠지요..

용기가 없어 도와줄수 없는 저로서는 그것이라 믿고 싶을 뿐입니다..

 

비록 사랑을 베풀수는 없어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작을 희망을 키워갈수 있도록

간절히..기도했습니다..

 

더불어 나 또한 더욱 성실히 살겠노라고...

게으름에 나태해지지 않겠노라고...기도했습니다..^^

에구..부끄~ -_-;;

 

제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바라면서..

 

[지금까지 세실리아~였습니다..^^

 

퇴근무렵 딴짓에 여념이 없는 세실리아.. 이만 총총..]



13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