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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벗님들께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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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9-14 ㅣ No.4322

사랑하는 벗님들께 띄웁니다.

 

그동안 걱정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함께 걱정해주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이 계시기에 제가 설 수 있음을 생각합니다.

 

지난 주일 박덕순 형제님께서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올리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사제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롭게 대화의 창을 열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날 청년미사때 뵙고 짧게나마 대화를 나누고 싶었었는데,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이점 너무나도 마음이 아픕니다. 혹시 이번 일을 통해 본당 생활을 접으시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무척 무겁습니다. 함께 만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기쁜 마음으로 저의 일상 생활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복음 묵상과 성경 소구 띄우는 것 말이지요.

 

어제 추석 연휴 마지막날 청년들과 어울렸습니다. 기쁜 시간, 그동안 마음 고생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맞은 시간이었습니다.

 

자리가 무르익고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어머니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누던 벗들도 당황스러웠겠지만,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러나 눈물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워낙 눈물이 없는데...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대학 시절 최루탄에 눈물흘렸던 때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눈물로 표현되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어제 쏟은 눈물처럼 그렇게 교회를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저를 길러주신 어머니 교회, 제가 곱게 모시고 살아가야 할 어머니 교회를 언제까지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물론 교회에 대한 사랑이 교회에 대한 맹종과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만큼 더욱 철저하게 살아야하겠죠. 할 이야기는 하면서 어머니이신 교회가 주님의 뜻에 맞게 거룩할 수 있도록 쇄신되도록 함께 할 것입니다. 최일선에서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교회는 항상 쇄신되어야 한다."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항상 기억하면서 어머니이신 교회가, 교회인 제 자신이 쇄신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벗들도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청년신앙 학교 2학기를 개강했습니다. '가톨릭 사회교리'에 대한 첫번째 시간이었죠. 본당 청년 다섯 분, 도미니꼬회 수녀님 다섯 분, 본당 수녀님 두 분, 그리고 저, 이렇게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청년들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과 서운함이 생각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몸은 함께 하지 못했어도 마음만큼은 함께 했으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지금 보다 좀 더 나은 다음 시간을 희망하며 기다립니다.

 

그동안의 착찹함 마음을 한순간에 씻어낼 수는 없겠지만, 좀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렵니다.

 

인내하며 보잘것없는 저를 기다려주신 모든 벗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 안에 사랑담아 벗님들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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