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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마을'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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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영 [mymoon] 쪽지 캡슐

2001-08-02 ㅣ No.2161

-제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끼가 생깁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돌아가며 흐르고,

낮과 밤이 서로의 자리를 앙보하며, 하늘도 흐렸다 갰다 하더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모든 생명이 열매를 맺고 새끼를 낳고

조화와 발전을 거듭하더이다.

참으로 변화는 우주의 섭리이오며 발전과 완성의 에너지이나이다.

 

우리가 사는 저마다의 인생도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이 변화와 축복의 섭리 속에 포함되어 있더이다.

이 변화와 흐름은 권력으로도 재물로도 그 어떤 인간적 계획이나 의지로도

막아설 수 있는 것이 분명 아니옵더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지금 위에 있는 사람은 아래로 내려가는 연습을 해야하며,

지금 풍요로운 사람은 재물이 사라질 때의 공허함을 미리 메꾸어가야 하나이다.

그리고 지금 관계속에서 행복한 사람은

앞으로 닥칠 관계의 고통을 위해 미리 기도해 두어야 하나이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인생도 평생 웃는 법도 없고,

그렇다고 평생 우는 경우도 없나이다.

 

그다지 길지 않은 한평생,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뛰다가 쉬다가 하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인생 되시옵소서.

 

오! 하느님,

당신이 섭리하시는 우리 각자의 삶이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간직할 수 있는얼굴,

고통과 평화를 함께 바꾸어 질 수 있는 든든한 어깨,

좋은 사람 싫은 사람 가리지 않고 품을 수 있는 넓은 가슴 간직하게 하옵소서.

언젠가는 우리의 인생이 끝나는 그 지점에서

수고했다는 말씀 한 마디만 빠뜨리지 마시옵소서.  아 - 멘.

 

<2001. 7. 들꽃마을 드림. 054-955-4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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