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주님 수난 성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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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1-04-13 ㅣ No.578

주님 수난 성금요일(다해.  2001. 4. 13)

                                                   제1독서 : 이사 52, 13 ∼ 53, 12

                                                   제2독서 : 히브 4, 14∼16. 5, 7∼9

                                                   복   음 : 요한 18, 1 ∼ 19, 42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우리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만 넘어가면 우리는 부활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는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습니다.  사순 시기동안 다른 때보다 더 기도하고 희생하고 사랑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부활이 기다려지고 부활의 기쁨이 더 큰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의 죽음을 보았습니다.  죽은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죽었습니다.  죽은 척한다면 부활은 있을 수 없습니다.  죽은 척하는 것은 다른 이를 속이는 것이요, 자신을 속이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자신을 속인다면 그것은 당신의 진실성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온전히 죽어야 부활할 수 있습니다.  죽어서 어둡고 축축하고 어느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곳 그래서 함께 있는 듯 하면서 혼자인 곳에 예수님께서 계십니다.

  우리는 누가 죽으면 슬퍼합니다.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과 보고 싶을 때 이야기하고 싶을 때 보지 못하고 이야기 나눌 수 없기에 슬퍼합니다.  아니 슬퍼집니다.  죽음은 슬픔과 아픔을 주며 더 이상 희망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 죽음을 예수님께서 당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공도 맨 밑바닥까지 가야 팅겨 오르듯이, 우리가 많이 했던 주식도 바닥 시세까지 내려가야 다시 올라오듯이, 아무리 높은 언덕도 꼭대기까지 가면 내려와야 하듯이 우리에게 슬픔이요, 아픔이며, 버림받은 듯한 어둡고, 외로운 죽음을 당해야만 부활이라는 기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죽음은 희망입니다.

  결국 다 잃어버린 것처럼 생각되고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더 큰 기쁨과 희망을 얻습니다.  버려야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버리지 않고는 다른 그 무엇도 얻을 수 없습니다.  충만히 채워져 있다면 더 채울 수 없어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가장 귀한 것처럼 생각되는 것을 버릴 때 더 귀한 것을 얻게 됩니다.  우리에게 귀한 것은 이 세상에서의 삶, 생명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죽음을 맞이할 때 우리는 우리의 구원,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으로써, 자신을 버림으로써 모든 것을 얻었습니다.  사랑하는 인간뿐 아니라 세상을 얻었습니다.  인간의 겉모습만 얻은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로 자기 멋대로 살아가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갈대 같은 인간의 마음, 믿음을 얻었습니다.

  결국 죽음은 도구가 되었습니다.  부활의 도구, 사랑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죽어야 살 수 있습니다.  죽은 척하는 삶은 부활을 얻을 수 없습니다.  척하는 삶은 그 자체가 진실 되지 않기에 희망이 없습니다.

 

  우리는 사순 시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정말 우리는 죽었었는지 말입니다.  사순 시기동안 우리는 기도하고, 희생과 극기의 생활을 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매일 미사에 나오고, 기도하고, 또 어떤 이들은 남을 도와주기 위해 희생과 극기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혹시 예수님의 고통이 우리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한다고 하면서 술을 더 마시며, 위로한다고 하면서 너무 많이 마셔서 속이 아픈 것으로, 속 쓰린 것으로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지는 않으셨습니까?  또 예수님께서 단식과 기도 할 때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했다고 그래서 기름 바르고 티내지 말라고 했다고 해서 더 화려한 옷을 구입하거나, 낭비하거나, 하고 싶은 일과 짓거리를 더 많이 하지는 않으셨나요?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을 체험하면서 버리는 것이 손해가 아님을 우리의 삶 속에서의 죽음은 자신의 노력 없이 이루어지지 않고, 온전히 죽지 않으면 부활에 대한 기쁨과 희망은 결코 올 수 없음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버린다는 것은 손해가 아닙니다.  버린다고 해서 다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새로운 교회가 탄생하였고 온 세상의 구원이 이루어졌음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죽으심에 동참 할 때 부활의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누도록 기쁨에 참여하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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