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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5-04-09 ㅣ No.127

[중앙일보 2005-04-09 08:24]

 


[중앙일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알리는 종소리는 8일 오전 9시45분(한국시간 오후 4시45분) 성 베드로 광장에 울려퍼졌다. 오전 10시 장례 미사가 시작되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 등 세계 100여 개국의 전.현직 국가 원수와 종교 지도자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교황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장례식장 정면 왼쪽에는 각국 성직자 600여 명, 오른쪽엔 이탈리아 정부 지도자들과 100여 개국 국가원수 및 고위인사 1400여 명, 정면 아래쪽에는 각국 조문단 대표들이 자리했다.

 

○…장례는 미사.하관식.안장의 순으로 장엄하게 거행됐다. 라칭거 추기경의 집전으로 열린 장례 미사에서는 설교.예물 봉헌으로 이뤄진 성찬의 전례, 성체를 받아 모신다는 의미의 영성체 의식이 진행됐다. 라칭거 추기경은 나치 점령기 폴란드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했던


시절부터 전 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으로 마감한 최후의 순간까지 교황의 생애를 회고한 뒤 '친애하는 고(故) 교황'이라고 지칭했다. 10여 차례의 박수로 간간이 강론을 중단한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이 부활절 일요일에 마지막으로 신도들에게 축복을 내린 일을 회고하는 순간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성찬 전례에서는 이탈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김경석 공사 내외가 아시아 대표로 예물을 봉헌했다. 한복 차림의 김 공사 부부는 나란히 제단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빵과 포도주를 올렸다. 가톨릭 신자인 김 공사는 20년간 이탈리아 주재 대사관에 근무한 지역 전문외교관이다.

 

○…교황의 유해가 안치될 성 베드로 성당의 지하 납골당은 소박한 대리석판으로 만들어졌다. 대리석판에는 교황의 라틴어 이름인'요하네스 파울루스 2세'와 생존 연도인'1920~2005'만 새겨진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서로를 '적'으로 간주해온


국가의 지도자들이 교황 장례식에서 한데 모여 눈길을 끌었다.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과 시리아, 짐바브웨와 영국 등 그동안 서로를 적대시해온 국가의 수반들은 이날만은 모든 갈등을 접은 채 교황의 유해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천수이볜 대만 총통이 장례에 참석하자 중국은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조문단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대만의 정상이 함께하는 장면은 무산됐다.

 

○…교황을 흠모하지만 교황의 가르침은 따르지 않는 새로운 젊은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JPⅡ(John Paul Ⅱ)'세대라는 이름의 이들 젊은이의 특징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가톨릭 집회장에 반드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들은 교황 서거 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철야를 하며 '파파 보이스'(교황의 소년들)란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피임.혼전 섹스에 대한 교황의 반대 입장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생전에 컴퓨터를 다루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적이 없지만 신도들은 문자메시지나 블로그 등 21세기형 기술을 통해 교황을 애도했다. 또 교황 서거 후 인터넷에는 교황을 추모하기 위한 '사이버 성당'도 속속 개설되고 있다. 이탈리아 방송들은 문자메시지로 시청자들에게 교황과 바티칸 소식을 속속 전해줬다.

 

○…바티칸에서 교황 장례식이 엄수되는 순간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이 미사.TV중계 등을 통해 장례식에 간접 참여했다.

폴란드 크라코프에서는 이날 80만 명가량이 블로니 초원에 모여 교황 장례식 중계를 지켜봤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에는 7000여 명의 추모객이 모였다. 이 밖에도 호주 시드니의 성모 마리아 성당, 우크라이나 르비프시(市), 필리핀 마닐라의 루네타 광장 등에서 신도들이 장례식에 동참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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