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신부님께서 그런 분이신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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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필희 [wsophia] 쪽지 캡슐

2000-08-26 ㅣ No.4680

 

먼저 신부님께서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평화의 안식을

 

누리시길 빕니다.

 

서 로벨또 신부님

 

당신께서 그런 분이신줄을 에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부산 변두리의 한 조그만 성당 신영세자 였던 시절

 

초보 숙녀로서 그저 신앙이 뭔지도 모르고 열심히 다니기만했던 그때에

 

신부님과는 특별한 친분도 없었기에 먼 발치에서 제가 느낀

 

신부님은 외국에서 오시어 말은 잘 안통하지만 친절하고 따뜻한

 

한 신부님일뿐이었습니다.

 

어제 텔레비젼을 통해 문정현 신부님의 삶에 대한

 

화면을 보다 그 속에 신부님의 모습을 뵐 수 있었습니다.

 

24년만에 처음뵌 신부님의 모습이 얼마나 반가왔던지요.

 

미국이 한국 국민을 힘들게 하는 것도 마음이 아프지만

 

거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보면

 

더 마음이 아프다 하셨지요.

 

가난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시며,

 

자처하여 농민이 되어 농민들과 함께 사셨고,

 

권위보다는 정의를 위해 사셨고, 부정 부패엔 참지 못하시는

 

그래서 당신의 육신은 암으로 인해 죽음을 향하고 있는데도

 

매향리 주민들과 미국을 그누구보다도 사랑 한다는 미국인

 

이면서도 미대사관 앞에서 미국 나쁘다며 항의를 하셨다지요.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당신의 그 모습에서 "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떠올립니다.

 

당신께서 떠나신지 며칠 되지 않은 얼마 전에 매향리 폭격장은

 

폭격을 중지 한다는 방송을 뉴스를 통해 들었습니다.

 

당신의 하늘나라 입성으로 그 기도가 하느님께 닿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제로서의 삶을  이 조그만 나라 한국이라는데서 마지막까지

 

정의를 위해 살고 가신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평안히 쉬십시요.

 

그리고 아직도 이 나라 구석 구석에 남아있는 부패된 모습들을

 

위해 많이 기도 해 주십시요.

 

하느님 께서 내려 주신 그 사랑의 마음으로 신부님의 삶에

 

존경과 사랑을 드립니다.

 

 

신부님을 특별히 잘 알진 못하지만 나의 삶 속에 스쳐 지나간 분

중의 한 분으로 이런 훌륭한 삶을 살으셨다는 사실을 혼자 간직하기엔

너무나 마음 벅차고 감사하여 나누고 싶은 마음에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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