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시대에도 사람들은 사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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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xyz] 쪽지 캡슐

2000-11-19 ㅣ No.1902

+ 드뎌 몸살이 오려는지,으슬으슬 춥다. 어젠 웬 코피가 나더니. 으.. 내가 이렇게 약골이란 말인가. 아니다, 아직 멀었다. 오늘은 휴일인 관게로 엄마의 병상을 종일 지킬수 있었다. 병원.. 특히 암병동에 가보면 사는것과 죽는것의 차이가 뭔지.. 며칠전가지만 해도 건강하게 농담도 하고 같이 밥을 먹던 젊은 사람이 오늘 가보니 자리가 치워져 있고 ..................... 백년도 못살면서 천년의 근심을 안고 산다고, 오래전 살다 가신 삿갓 선생이 그랬다지. 지하철 안에 쭈욱 앉아있는 사람들, 그 앞에 마이크 갖다대고 얘기하라면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마는 사람 목숨이 달린 일만 아니라면, 몸만 건강하다면 못할 일이 없고 그저 그것에 감사함이 마땅하다고 철저히 믿어왔는데.. 예전에 내가 가졌던 고민들이 요즘엔 너무나 하찮아 보이고.. 아침에 집을 나서먼서 지루한 간병 시간을 달랠 물건을 고르다가 문득 눈에 띄는걸 집어넣었는데 <광장>과 <구운몽>이 함께 엮어진 최인훈님의 책이었다. 아름다워서일까.. 구운몽의 마지막 장면이 또 생각난다. ----------------------- 여자가 남자의 옆모습에 눈을 주며 입을 연다. -민! ............... 이쪽은 말이 없이 눈으로 대답. -그런 시대에도 사람들은 사랑했을까? 남자는 그 물음에도 여전히 대답이 없이 우뚝 걸음을 멈춘다.여자도 선다. 남자가 두 손으로 여자의 팔을 잡는다.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 본다. 신기한 보물을 유심히 사랑스럽게 즐기듯. -깡통. 말이라고 해? 끔찍한 소릴? 부지런히 사랑했을거야. 미치도록. 그밖에 뭘 할수 있었겠어. (후략) -------------------- + 그런 때에도.. 사람들은.. 사랑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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