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베티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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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1-05-28 ㅣ No.2346

6월 6일 지구 성지 순례를 위하여 베티 성지를 사전 답사 했지요.

충북 진천의 산골에 있는 베티는 최양업 신부님께서 사목 하시던 성당터가 남아 있었고, 병인박해 당시에 재판도 받지 못하고, 다만 천주교인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즉결 처형된 무명 순교자의 묘가 20기가 있는 곳이랍니다.

성지에서 미사를 마치고 답사 팀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하면서 6인묘부터 갔지요.

산길을 2키로정도 걸어 올라 가는데 숨이 턱에 차올랐고 땀은 비오듯하고....

묘지에 도착하자 무명 순교자의 묘라는 팻말에 초라한(?) 무덤이 6기가 있었고 , 14인의 묘는 진천에서 안성 넘어가는 길목에 있었는데 가파른 언덕에 그야말로 일반인들은 묘를 쓸래야 쓸 수도 없었을 그러한 곳에 이름 모르게 순교한 분들의 묘가 있었지요.

그 다음에 가 본 곳이 삼박골이라는 교우촌이 있었던 곳이었지요.

아직도 집터는 남아 있었고, 과일 나무 및 당시에 쓰던 사기 그릇의 파편들이 밭 둑에 즐비했지요.

그곳에 비밀통로라는 것이 있었는데 산 정상에서 망을 보다가 포졸들이 잡으러 오면 부리나케 비밀통로를 통하여 베티쪽으로 도망쳤었을 순교 선조들을 생각하며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하여 산을 올랐지요. 숨이 턱에 차오르고 땀이 비오듯하고 정신이 몽롱할 정도로 뛰면서 뒤에 포졸들이 따라 온다고 생각하니 오금이 저릴 정도로 힘든 길이었지요.

첩첩 산 중에서 신앙을 증거하기 위하여 옹기종기 모여서 살다가 현장에서 즉결 처형되었던 그 무명의 순교자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토록 용감히 신앙을 고백할 수 있도록 하였을까 생각해 보면서 너무나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요즈음의 우리들이 순교 선열들에게 참으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공동체가 왜 활성화 되어야 하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 주었던 하루였습니다.

 

비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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