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성당 게시판

마이클 쩌지 신부님의 영결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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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형 [largo7a] 쪽지 캡슐

2001-09-26 ㅣ No.1080

이 글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 테러 희생자의 영혼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테러 현장에 소방관들과 함께 구조활동에 참가하시다가 제일 먼저 희생되신(Death Certificate No.1) 마이클 신부님의 영결미사 현장의 모습과 추도사를 옮긴 글입니다.

영결미사 다음 날인 지난 9월 16일 "굿 뉴스"의 따뜻한 이야기에 올렸던 글이기도 합니다.   

 

마이클 쩌지(Father Mychal Judge) 신부님의 영결미사

 

토요일 저녁 11시부터(미국 현지 시간 토요일 오전 10시) 미국의 NBC TV방송은 뉴욕의 맨하탄 32가에 위치한 "성 아씨시의 프란시스" 성당에서 추기경님과 다수의 신부님들이 공동집전하는 "마이클 쩌지" 신부님의  영결미사를 생방송하기 시작하였다.

 

추기경님의 기도와 "글로리아" 솔로에 이어서 평소 마이클 신부님의 친구인 필라델피아에서 사목하시는 프란시스코회  신부님(본명을 기억할 수 없음)은 마이클 신부님의 영결미사 강론 내용을 간추려 옮겨 보았다.

 

마이클 신부님의 가까운 친구이셨던  신부님은  아랍계의 테러범들이  승객이 탑승한 민간항공기를 직접 조종하여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타워와 펜타곤을 공격한 화요일 오전 필라델피아에서 집 없는 사람들(노숙자)에게 음식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배식을 하고 있던 중 신부님의 셀루라 폰이 울렸다.

뉴욕에 있는 또 다른 신부님으로부터의 전화였다. "일이 터졌어요." "무슨 일이 있어요?"

"마이클 신부님이 돌아가셨어요."

비보를 전해 준 뉴욕의 프란시스코회 신부님은 간략하게 "마이클" 신부님의 죽음에 대한 배경을 들려주었다. 신부님은 세계무역센터 북측 빌딩 상층부가 테러범들이 탈취한 UA 항공기 11편에 의하여 공격당한 직후  소방관들과 함께 수많은  영혼을 구원하기 위하여 현장에서 활동하시던 중, 빌딩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더미에 의하여 돌아가셨다는 너무나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이었다.

그 비보를 접한 신부님은 그대로 마루바닥에 주저앉아 15분 이상을 통곡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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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7세 이셨던 아이리쉬 후예인 마이클 신부님은  얼굴에 언제나 밝은 미소를 지닌 신부님이셨습니다.     

그는 뉴욕시와 브롱스 및 부뤀크린 구의 소방관들의 영혼을 돌보는 담임신부님이시기도 하셨습니다.

신부님은 뉴욕시의 소방관들뿐만 아니라 경찰관 긴급구조대원들의 친구이셨고, 그들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신부님은 가난한 이와 집 없는 이들 그리고 에이즈 환자들이 사랑하는 분이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마이클 신부님을 위한 영결미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이클 신부님을 무덤에 묻기 위하여 이곳에 왔습니다.

 

오늘, 다만 우리는 마이클 신부님의 육신을 흙으로 돌려 드릴뿐, 예수님을 따랐던 그의 일생을 흙 속에 묻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의 심장을 흙 속에 묻기 위하여 이곳에 모였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이 생전에 가난하고 병들고 지친 이들에게 베푼 "사랑"만은 흙 속에 묻을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신부님의 두 손을 흙 속에 묻기 위하여 이곳에 모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생전에 실천한 "선한 행동"만은 흙 속에 묻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신부님의 머리를 땅속에 묻기 위하여 이곳에 왔습니다. 그러나 밤하늘의 별과 같이 빛나는 신부님의 "정신"만은 아닙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테러의 제1의 희생자가 되신 마이클 신부님의 죽음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신부님이 사랑하셨던 소방대원 그리고 그를 평소에 사랑하고 의지하였던 소방대원 300여명의 영혼과, 그리고 죽음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테러범들의 무고한 희생자가 된 수 많은 가여운 영혼들을 맞이하여, 하느님께로 인도하기 위하여 월드 트레이드 센터 테러의 모든 희생자들 보다 한 걸음 먼저 가신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마음과 육신을 다하여 예수님의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신 마이클 신부님의 희생은 신앙의 눈과 마음으로만이 느낄 수 있는 "섭리하심"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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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의 추도사가 이어지는 동안 성당 밖에서 애도하는 사람들의 두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NBC의 카메라는 애도하는 이들의 눈물을 영상에 담아 보내고 있었다.

 

우리 모두 함께 마이클 신부님과 테러로 희생된 모든 가여운 영혼들을 위하여 화살기도를 바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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