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남터성당 게시판

고향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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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thghk] 쪽지 캡슐

1999-09-21 ㅣ No.240

가을입니다.

 

목요일 아침 부랴부랴 학교에 와보니 왠지 모를 썰렁함이 가득합니다.

 

비가 내려서 일까?

 

운동장에도 비가 내립니다.  그리고 콘크리트 건물에도 그리고 아스팔트 포장길에도

 

비는 거침 없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운동장 흙바닥에 내리는 비와 콘크리트 건물에 내리는 비와 아스팔트길에

 

내리는 비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운동장에 내리는 비는 작은 자국을 남기고 땅으로 스며듭니다.

 

하지만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위에 내리는 비는 그대로 흘러 갑니다.

 

고요히 스며들수 있는 흙을 찾아서 먼 여행을 떠나는 거지요...

 

문득 빗물의 고향이 운동장 흙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곧 추석입니다.

 

새남터의 많은 식구들이 흙처럼 포근한 고향을 찾아 떠나시겠지요.

 

태어나고 자란곳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

 

콘크리트 건물에서 나와 아스팔트 길을 따라 고향으로 고향으로

 

떠나시겠지요.

 

그래서 모두들 수업을 들어가버린 텅빈 교정에서 새남터 식구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기쁜 마음으로 고향의 편안함을 느끼고 오시라고.

 

조금은 더 행복한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고향의 향기를 담뿍 받아 오시라고 ...

 

그리고 제 작은 소원도 말합니다.

 

새남터 성당이 고향을 떠난 모든 이들에게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길가에 흙으로 덮인 작은 운동장이 되어.

 

모두가 편안히 스며들수 있는 신앙의 고향이 되게 해 달라고요.

 

        - 수업이 비어서 쉬고 있는 소화가 썼습니다...

 

PS : 추석 잘 보내시구요.

     더욱 건강해져서 돌아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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