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오늘 성소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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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승 [hwang350] 쪽지 캡슐

2000-05-14 ㅣ No.441

전례부 아이들과 복사단 아이들에겍 물었습니다.

너희들 성소가 뭔 지 아니?   아뇨...

제가 믿던 아이들마저 성소가 무엇인지 모르더군요

성서요? 성수요? 심지어 성스러운 소요? 라고 답하는 아이들...

부족한 지식으로 성소가 하느님의 부르심이라고 열심히 설명을 해 줬습니다.

그랬더니 한 꼬멩이가 그러더군요

그럼 새임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는지 어떻게 알아요?

전 난감해씁니다. 한떄 성소자였다고 자부하던 저 자신도 그게 하느님의 부르심인지

이렇게 설명해도 괜찮은건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결국 그건 나도 모른단다.그리고 너도 모른단다.주님만 아신단다.

제 대답이 맞았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성소주일...아이들과 대신학교를 갔다 오면서 참 많은 걸 느꼈습니다.

우리 본당에도 못자리 학생단 복사단 아이들을 포함해서

성소자라 불릴만한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성소자라 불리는 그 아이들 마저도 진정으로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는지는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그건 정말 주님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는 확신을 갖고 믿을 따름이지요

오늘 제가 느낀 건 그들에게 있어 저의 책임이 그리고 우리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입니다.

아직 성소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들이 어쩜 주님께서 이미 찜해 놓으신 ’분’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무심코 던진 나의 한마디가 그리고 나의 교리가 그 아이들에겐 믿음에 대한

방향을 결정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또 나의 무관심과 소홀이 그 아이들에겐 냉담의 길을 걷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들의 부모님들께서는 그들이 진정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길 바라시는지 모르겠습니다.다만 제가 감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결코 그 아이들에게 강요 하지 말란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넌 꼭 나중에 사제가 되야한다 라든가 혹은 넌 다른 방향으로 가야한다 라든가 하느 강요 말입니다.이건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다만 그 결정은 아이가 아닌 주님께서 정해주실 거라는 이유에서 입니다.다만 아이에게 미사,교리 빠지지 않고 잘 나올 수 있게 해 주십시오.미사,교리는 성소의 싹을 심어주는 한줄기 물과 같습니다.

기회는 주시되 결코 결정은 내리지 말아 주십시오

오늘 성소주일에 제가 느낀 바입니다.

 성소는 성냥개비의 불씨와도 같다.그 불씨는 후~하고 불면 혹은 바람이 불어오면 곧 거져버리지만 잘 살리면 큰 집을 날려버릴만한 큰 불이 된다.그 땐 입으로 불어도 그 불을 끌 수 없게 된다.그 불씨가 큰 불이 되는지는 그 분께서 결정하지만 불어버리지 않고 키워나가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미약한 제가 그들의 불을 꺼버리는 죄를 짓지 않게 주님 항상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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