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하느님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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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옥 [veron97] 쪽지 캡슐

2002-04-26 ㅣ No.4324

              [하느님을 보여달라!]  

 

 

  어느 한 임금이 살았다. 그 임금은 사람이 체험하고 감

 

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모두 보고, 듣고, 경험했

 

지만 아직 하느님만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 하느님을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리하여 임금은 모든 권력자, 현자, 성직자에게 하느님

 

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 임금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때 소문을 들은 한 목동이 찾아와 그 임금을

 

넓은 들판으로 모시고 나가 "저기 보십시오" 하고 태양

 

을 가리켰다. 임금은 눈을 들어 태양을 보려 했으나 찬

 

란한 광채로 눈이 부셔 볼 수 없었다. " 넌 내가 장님이

 

되길 바라느냐?" 하자, 목동은 " 하지만, 임금님, 저건

 

피조물 중의 하나일 따름입니다. 그것도 볼 수 없어서

 

눈물이 나는 그 연약한 눈으로 어떻게 하느님을 볼 수

 

있다 하십니까? 하느님은 다른 눈으로 찾아야 합니다."

 

임금이 " 그러면 하느님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느냐?"

 

고 묻자 목동은 수를 세어보라고 했다. 임금이 수를 세

 

기 시작하자 " 아닙니다. 그렇게가 아니라 하나 이전부

 

터 시작하십시오" 라며 말을 가로막았다. " 어떻게 그렇

 

게 할 수 있나? 하나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그러자 목동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이전에

 

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임금은 끝으로 "하느님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 하

 

였다. 대답에 앞서 목동은 우선 잠시 동안만 옷을 바꿔

 

입자고 청했다. 그리하여 임금은 제왕의 표지가 있는

 

옷을 벗어서 목동에게 입혀주고 자신은 목동의 소박한

 

옷을 입었다. 목동이 푸대를 걸치고 선 임금을 가리켰

 

다. "보십시오. 하느님은 이렇듯이 한 사람을 왕좌에 앉

 

히시고 다른 사람을 아래로 내려가도록 하시고 계십니

 

다." 잠시 생각에 잠겨 서있던 임금은 그제서야 몹시 기

 

뻐하면서 말하였다. "이제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라고..

 

                      

         이승범 신부/1991.10.27 수원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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