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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의 그리스도Ⅱ-8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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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5동성당 [chang4] 쪽지 캡슐

2012-02-01 ㅣ No.5189



세상 속의 그리스도Ⅱ-8 금융

– 실물경제에 도움을 주는 금융

 

우리가 사는 세상

 

주가는 투기적 거품의 결과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이후 IMF의 권고에 따라서 금융개방과 함께, 주식시장의 활성화와 주식시장의 평가에 기초한 경제운용 방식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이러한 금융자본의 이해는 1970년대 이후 미국 등 선진국의 실물부문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선진국들의 국가적 이해로 발전하였다. 이들은 실물부문의 수익성 저하를 금융부문의 국제경쟁력으로 보상하고자 하였다.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을 통해 해외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금융자본을 해외로 돌려 투자수익을 얻게 하는 것이 이들의 전략으로 되었다. 그러나 월가의 이해에 기초한 금융개방과 주식시장의 활성화, 그리고 시장평가를 기초로 하는 경제운용은 각 나라의 경제성장과 경제 안정에는 나쁜 영향만을 미쳤다. 각국의 경제 성장은 이전보다 더 지체되었으며, 경제안정도 최근의 빈번해진 금융위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더욱 불안정해졌다.

물론 이러한 경제성장의 지체와 불안정의 심화를 모두 금융세계화와 주식시장의 활성화의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책임을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업은 장기 생산적 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성 증대에 더 치중하는 투자를 하게 되고, 정부도 고용증대나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보다는 단기적인 주가부양이나 물가안정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추게 된다. 또 투자자들도 장기적인 기업의 수익성보다는 단기 주가상승에 의한 자본이득의 실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결국 주식시장은 투기장이 되고 만다.

이러한 경제에서는 기업 활동이 주식시장의 주가에 의해서 지배되기 쉽고, 주가는 기업의 내재가치와는 무관하게 투기적 활동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장기적 성장과 안정이 달성되기 어렵다. "기업 활동이 투기의 소용돌이 속의 거품이 된다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한 나라의 경제발전이 (주식시장과 같은) 카지노 행동의 부산물이 된다면 경제는 잘 될 리가 없다"라는 케인즈가 1930년대에 한 말은 지금도 여전히 의미가 매우 크다.

이와 같이 주식시장의 활성화와 시장의 평가에 기초한 경제운용은 한 나라의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성장을 지체시키며, 또 국내 경제를 불안정에 빠뜨리기 쉽다. 이러한 경제운용이 국내외 금융자본인 대주주에게는 이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으나,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노동자나 대다수의 소액주주들에게는 오히려 큰 손실을 가져다준다. 많은 나라에서 최근에 겪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과 같은 소득격차의 증대는 이러한 방식의 경제운용 결과이다. (주가는 투기적 거품의 결과, 오마이뉴스, 2003.6.17)

 

투기와 투자

"'투기'와 '투자는 '불륜'과 '로맨스'의 관계와 같다"라는 말이 있다.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고,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투기자본'이라는 말이 생기고, '먹튀 논란'은 일고 있다.

최근 '자산 운영업'이 성행하고 은행저축보다는 펀드에 투자하는게 더 이익이라는 판단 때문에 국민 모두가 이 '투기 혹은 투자'의 장에 끼어들고 있다. 국민들은 재산을 증권사 등 자산운영업체에 맡기고, 업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자본시장에 '투자 혹은 투기'해 이익을 얻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금융개방의 흐름은 가속화하고 있고, 외국자본이 한국금융시장에 투자해 몇 조원씩의 이익을 챙겨 나가면서 '먹튀논란'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국내 금융질서 안에서 생겨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에 실제 외국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외국자본이 담당한 역할은 없다"며 "외환위기는 외국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문만 활짝 열어놨고 이후 한국을 건전한 투자대상을 낙점한 외국 자본들은 이익만 챙겨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국민 전체가 축적해 온 거대한 규모의 돈을 '자산특호금융허브'(자산운영 · 펀드)등을 통해 소위 '판돈'으로 만들고 있다"며 "투기냐 투자냐를 두고 논란을 벌이기 이전에 이 거대한 재구조화를 누가 제기했고, 누구의 허락을 받고 추진되고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폐해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외국 투기 자본의 국내 투자 혹은 투기를 막을 명분도 없고 글로벌 시대에 금융 산업만 폐쇄적으로 운영할 수도 없는 처지"라며 "금융시장의 유동성과 효율성을 제고해 투기자본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제거하는 노력이 필 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헤지펀드와는 상반된 개념인 SRI펀드(사회책임투자펀드)를 활성화시켜 금융 흐름을 건전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봉석, 금융 대안 만들려면 '투기냐 투자냐' 논란 넘어야, 매일노동뉴스, 2007.11.28)

 

주식폭락 비관 60대 부부 자살기도

최근의 주식폭락을 비관해 60대 부부가 동반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김씨 부부는 이날 낮 조카 김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살하겠다"고 알린 뒤 연락을 끊었고, 이를 수상히 여긴 조카 김씨가 이동통신사에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의뢰하고 관할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김씨 부부를 모두 구조하였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 부부는 5년 전 3천여 만원으로 주식투자를 해오다 지난해 10월에 증권사로부터 1억원을 추가 대출받아 모두 1억 3천만원의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던 중 최근 주가가 크게 폭락하면서 투자액의 대부분을 손해 보자 이를 비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47)씨는 아파트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A씨는 종신보험과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3억7천만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 했지만 최근 주가 폭락으로 60-70% 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주식 폭락 때문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여러 차례 '죽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폭락 비관' 자살 등 사건사고 잇따라, 조선일보, 2008.10.25-26)

 

피 같은 2000만원이 2만6천원으로

회사원 황(35)씨는 지금도 지난해 6월을 생각하면 가슴이 터진다. 집 장만 하려고 한푼 두푼 모은 예금 4천만원의 만기가 돌아오던 때였다. 다시 예금에 넣으려고 생각하고 있던 황씨에게 00은행 직원은 두 번이나 전화를 걸어와 "좋은 상품이 나와 있다. 일단 와서 설명이라도 들어 보라'고 설득했다. 직원 말로는 한국전력과 00금융 주식에 투자하는데 연 12% 이율이 보장된다고 했다. 혹시 주가가 45% 이상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한전과 00금융이 공기업인데,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이 두 기업 주가가 그렇게 떨어지겠느냐'는 것이었다. 황씨는 2천만 원을 투자했다.

가입 뒤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내던 황씨는 지난 추석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는 뉴스를 보고, '혹시나'해서 인터넷 뱅킹에 들어가봤다. 원금 2천만원이 260만원으로 줄어 있었다. 다음 날 00은행으로 달려갔다.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이엘에스(ELS)에 투자한 펀드라서 리먼이 망하는 바람에 그렇게 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은 계좌에 2만6천원밖에 남지 않았다.

황씨는 "나는 주식, 펀드 한번도 안하고 예금, 적금만 해왔던 사람"이라며 "왜 쌀집에 쌀 사러 간 사람에게 쌀은 팔지 않고 빵을 사라고 꾀어서 썩은 빵을 파느냐"고 말했다. 피 같은 돈 2천만원을 고스란히 날린 황씨는 그 뒤 은행, 자산운용사, 금융감독원 등을 쫓아다니느라 회사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등 생활이 엉망이 돼버렸다. 은행, 운용사 쪽은 "펀드 손실은 보상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결국 황씨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는데, 담당 변호사는 "이 펀드는 단순히 불완전판매(상품 특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판매하는 행위)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애초 이엘에스 발행사 였던 비앤피 파리바를 리먼브러더스로 바꾸면서 투자자들에게 전혀 공지를 하지 않은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원금손실 희박하다더니, 한겨레신문, 2008.11.5)

 

'20년 경제대통령' 그린스펀의 반성문

"은행 등 금융기관이 주주와 자산을 보호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여겼다. 내가 실수다. "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이 23일 미국 하원 '감독과 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의원들의 질타를 받으며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겼던 자신의 경제 이념에 결함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18년(1987-2006)동안 연준 의장으로 재임하면서 '마에스트로'(거장), '경제계의 현자'라는 칭송까지 받았던 자유시장주의 전도사의 뒤늦은 참회다. 이날 청문회는 '미국경제의 연금술사'에서 '금융위기의 공범'으로 전락한 그린스펀의 초라한 처지를 웅변하는 듯했다. 그는 "(내 이론의) 결함을 발견했고, 그 때문에 매우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파생상품 규제에 반대했던 자신의 '정책적 오류'를 인정했다. 수조달러 규모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credit default swap, 신용파생상품의 일종으로 부도위험을 보장해 준다)시장을 다시 규제 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동의했다. 일체의 규제와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해온 과거 태도에 견줘 보면 '사상 전향'에 가까울 정도다. ("시장규제 반대, 내가 실수했다", 한겨레신문, 2008.10.25)

 

월가의 금융 위기와 우리의 삶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우리나라도 경제 난국으로 치닫고 있다. 인간이 선택한 문명과 제도가, 무한정으로 써버리는 자원, 무한정으로 부를 확장해 나가면서 무한 질주한 인간의 욕망이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는 머니 게임이 전 세계 경제의 주역이 된 지 오래고, 세계화라는 미명 아래 국경 없는 돈이 세계시장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면서부터 경제학자들은 이런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예측보다 실제 상황은 더욱 심각하고 더욱 전 세계적인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또 그리고 전 인류가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이나 부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부를 아무리 확장해 나가도 그것이 분배의 증대와 연결되지 않으면 사회는 불안해질 뿐 아니라, 부의 확대가 인류를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월가 사람들은 모두 최고의 로스쿨과 경영학석사(MBA)과정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최대로 돈을 벌며, 최고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가장 빠른 승진과 가장 많은 연봉을 추구하도록 배우고 훈련 받았다. 성공 · 경쟁 · 욕망· 돈에 대한 적절한 추구가 없다면, 사회주의 붕괴에서 보듯, 사람들은 무기력해지며 방향을 잃곤 한다. 그러니 경쟁과 이익추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목적이 되어 돈 · 경쟁 · 이익 지상주의에 빠질 때 삶의 주인은 자기가 아니라 돈 · 경쟁 · 이익이 돼 버리고 만다. 삶의 목적과 수단이 역전되는 것이다.

월가 사람들이 이번에 수많은 사람 · 회사 · 나라에 끼친 피해는 크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 끼친 피해를 합하면 그들이 배운 몇몇 경영지식, 개발한 파생상품, 벌어들인 돈들은 무가치를 넘어 해악적이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결코 급진 분배주의자가 아닌,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가 최근 배려와 나눔과 공생이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강조한 연유를 깊이 생각해 볼 때다. (2008년 10월을 보내며, 다시 미국위기에 부쳐, 한겨레신문, 2008.11.4-5)

 

교회의 가르침

금융 시장은 특히, 경제 사회 제도의 전반적 발전에서 저축의 긍정적 역할을 높이 평가하게 해 주었다. 이른바 '세계 자본 시장'의 조성은, 자본의 유동성 증가로 생산성 부문의 자원 접근성을 높였기 때문에 유익하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 위기의 위험을 증대시키기도 하였다. 금융 거래량이 실물 거래량을 훨씬 능가한 지금 금융 부문은 경제의 실질적 토대를 무시하고 자신만을 발전의 준거로 삼을 위험이 있다. (『간추린 사회교리』368항,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인 금융 경제는 뿌리를 잃은 채 근본 목적을 상실하기 때문에 그 목표들과 상충되게 된다. 다시 말해 금융 경제는 실물 경제에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민족과 인류 공동체의 발전에 이바지 하여야 할 본래의 근본적인 역할을 포기한 것이다. 국제 금융 체제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극심한 불균형에 비추어 볼 때, 전체적인 양상은 더욱 혼란스러워 보인다. 금융 시장의 규제 철폐와 쇄신 과정은 세계의 일부 지역에서만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배제된 나라들, 특히 약소국이나 발전이 지연된 나라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금융 불안이 실물 경제체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들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은 윤리적으로 심각한 걱정거리가 된다.

이러한 과정이 갑자기 가속화되면, 예를 들어 금융 기관들의 경영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크게 증가하고 새로운 최첨단 금융 수단들이 급속히 확산되면, 잠재력과 효율성을 감소시키지 않고 제도의 안정성을 효과적으로 증진할 수 있는 제도적 해결책을 찾는 일이 더욱 시급해진다. 그러므로 복잡한 제도의 안정성을 보호하고, 중개자들 사이의 경쟁을 촉진하며, 투자 자들의 이익을 위하여 투명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규범적 법적틀을 도입하는 일이 반드시 요구된다. (『간추린 사회교리』 369항)

전 세계의 경제-금융 제도가 구조적 기능적으로 더욱 복잡해질수록, 이러한 과정을 규제하고 인류 가족의 공동선을 이룰 목표로 이끌 임무에 더욱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국가뿐 아니라 국제 공동체는 적절하고 효과 적인 정치적 법적 도구를 통하여 이러한 어려운 과제를 맡도록 명백히 요구받고 있다. 그러므로 국제 경제 금융 기관들은 가장 적절한 제도적 해결책을 찾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행동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이 러한 변화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방치한다면) 무엇보다도 세계 인구 중에서 가장 약하 힘없는 이들에게 해를 끼치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 할 것이다. (『간추린 사회교리』 371항)

대체로 단순한 생계유지 차원을 넘어서 광범한 구매력을 지닌 소비자들은 소비재와 저축 중 어디에 돈을 쓸 것인지 자유롭게 결정함으로써 경제 현실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실제로, 경제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선택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은 자신들의 자산을 어디에 쓸지 결정해야 하는 사람들의 손에 달려 있다. 과거보다도 오늘날에는 더욱더, "저곳보다는 이곳에, 저 분야보다는 생산적인 이 분야에 투자하려는 결정은 언제나 윤리적이고 문화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인식하며, 예상 수익과 상대적 위험에 근거해서만이 아니라, 그러한 자원들을 조달하는 투자 계획들에 대한 가치 판단을 통해서 주어진 선택들을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간추린 사회교리』 358항)

이러한 생산의 근본 목적은 단순한 생산품의 증가 또는 이익이나 지배가 아니라 오로지 인간에 대한 봉사이다. 곧 인간의 물질적 필요와 지성적, 도덕적, 정신적, 종교적 생활의 요구를 다 고려하는 참으로 전인에 대한 봉사이다‥‥‥‥ 따라서 경제 활동은 고유의 방법과 법칙에 따라 도덕 질서의 경계 안에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이 성취되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사목헌장』 64항,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오늘날 무엇보다도 명백한 것은 부의 축적뿐만 아니라 거대한 권력과 경제의 독재적 지배력이 소수의 수중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며) 그 소수의 사람들도 대개는 소유주가 아닌, 투자된 자본의 위탁이나 관리를 맡은 사람들로서 그들 마음대로 자본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중략)

자유 경쟁은 자멸을 저질렀으며 경제 권력이 자유 시장을 뒤덮고 이윤 추구의 욕망은 고삐 풀린 지배의 야망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경제 생활은 끔찍할 정도로 어렵고 잔인하고 불안정하게 되었다. 더구나 국가와 경제의 본분과 의무가 수치스럽게도 혼동되어 심각한 해악이 초래되었으며, 그 중 최악의 사태는 국가 권위의 격하였다. 모든 당파적 논쟁을 초월하여 여 왕과 같이 다스리고 정의와 공동선에만 전념하는 최고의 중재자가 되어야 할 국가는 인간의 욕망과 탐욕에 사로잡혀서 노예가 되고 말았다. 국가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이 동일한 샘에서 두 개의 물결이 흘러나왔는데, 그 하나는 경제적 "민족주의" 또는 더 나아가면 경제적 "제국주의"이며 다른 하나는 조금도 덜 유해하거나 덜 혐오스럽지 않은 금융상의 "국제주의"

또는 "국제적 제국주의"로서 후자는 이익이 있는 곳에 조국이 있다고 주장한다. (『사십주년』 41-42항, 교황 비오 11세의 회칙)

저기보다는 여기에, 저 분야보다는 풍옥한 이 분야에 투자하는 결정은 항상 윤리적이고 문화적인 선택이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일정한 경제적 현실과 정치적 안정의 도외시할 수 없는 조건들이 이루어진다면, 투자의 목적, 즉 어떤 국민에게 자신들의 노동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목적은, 이러한 결정을 하는 이의 인간적 품격을 드러내 보여주는, 섭리에 대한 공감과 신뢰에서 오는 것이다. (『백주년』 36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오늘날에는 부유가 가장 큰 우상입니다. 군중이 인간 대중 전체가 부를 본능적으로 섬깁니다. 사람들은 재산으로 행복을 측정하고 또 재산으로 명예를 잽니다. (···) 이 모든 것은 재물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재물은 오늘날 하나의 우상이며 명성은 또 다른 우상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723항,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태 16,26)

 

세상 속의 그리스도

 

사회 책임 투자펀드

사회책임투자펀드(SRI: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Fun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실적에 앞서 환경적 '사회적 가치와 기업지배구조를 고려해 투자하겠다고 하면, "투자가 사회운동이냐"며 고개를 갸우뚱 할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금융 – 실물 경제에 도움을 주는 금융 21세기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사회책임투자'(SRI)다. 금융선진국에서 이미 본 궤도에 들어선 사회책임투자에,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사회책임투자 대상이 될 만한 기업이 부족한 탓에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사회책임펀드' 뜨고 싶어도 태울 기업 적네, 한겨레신문, 2006.5.7) SRI 펀드는 1920년대 감리교회를 중심으로 술, 담배, 도박 등 이른바 '죄악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캠페인에서 출발했고 최근에는 환경오염, 웰빙 문화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펀드에 투자할 때 기왕이면 윤리적으로 옳은 일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자산운용사에서 펀드를 선정할 때 윤리 경영, CEO의 경영방침, 지배구조, 협력업체와의 관계 등을 주로 보는데, 제품의 유행성의 논란이 있었던 회사나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했던 회사들은 우선 제외된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SRI 펀드 비중은 10%에 이르고, 수탁고가 2조2900억 달러(2005년 기준)를 넘어섰다. 또한 세계 SRI 투자규모는 6조 달러 (5700조원) 수준이며 해마다 5-10%씩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5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은 크다. 업계에서는 SRI 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기업들이 환경과 지배구조 등의 개선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익성이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 · 환경 · 윤리경영에 충실한 기업일수록 투자의 위험성은 줄어들고 기업 가치는 높아져 결국 투자자의 수익률로 연결된다는 논리다.

즉, 환경보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은 당장은 그 비용 때문에 수익성은 낮을 수 있지만 치명적인 환경오염 사고를 일으켜 하루 아침에 회사의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또 소비자가환경 친화적인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익과 투자수익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SRI 펀드는 이처럼 개인, 사업체, 대학, 병원, 재단, 연금기금, 종교기관, 비영리기구 등의 투자자에게 공익의 극대화를 추구하여 건전한 장기 투자 풍토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그 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SRI 펀드에 투자할 때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투자한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지 못하거나 알 수 없도록 배제돼 있는 기업 펀드들이 부지기수다. 투자한 돈이 노동조합을 착취하는 기업이나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에 흘러들어 갈 수도 있다. 이런 것을 고려한다면 SRI 펀드는 투자에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행복한 재테크-착하게 돈 버는 '사회책임투자펀드',economy21, 2007.12.31)

 

대안금융공동체

대안금융공동체인 '명례방협동조합'은 가톨릭 수도단체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후원회원 등이 출자금을 모아 지난 1993년 9월 설립했다. 명례방협동조합은 무담보 신용대출을 통해 가난한 이들의 생산 공동체 운동을 지원함으로써 자활의 첫 걸음을 내딛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누구보다도 소중한 이웃이 되어왔다. 당시 조합원 75명에 자본금 3,500만원으로 시작된 협동조합은 현재 출자금 8억400만원 중 적립금(10%)을 제외한 7억2,000여만원을 515명(단체 포함)에 지원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명례방협동조합처럼 무담보 소액대출을 통해 가난한 이들의 자활을 돕는 대안금융은 2006년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와 그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을 통해 새롭게 부각되기도 했다. 그라민은행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신용대출)를 활용해 방글라데시의 수많은 빈곤여성들을 창업을 통한 기업 활동으로 이끌어 빈곤 해소와 여성의 지위 강화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그라민 은행의 운영 방식과 마찬가지로 명례방협동조합은 가난하다고 아무에게나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자활의지가 강하고 나름의 비전을 가진 가난한 이들의 공동체를 대상으로 종자돈을 빌려주고 이자도 꼬박꼬박 받는다. 그러나 돈만 빌려주고 이자에만 눈을 돌리는 시중은행과는 달리 대출을 받아간 가난한 이들이 함께 일어설 있도록 그들의 홀로서기를 같이 고민해준다는 점에서 일반 대부 은행과는 판이하다. 명례방 협동조합이 일궈낸 성과는 가난한 이들이 큰 부자는 못 되더라도 오랜 가난의 굴레를 벗게 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방치 되어온 우리 사회 사각지대의 가난한 이들을 연대의 틀로 끌어안아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담보 소액금융이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지난 2000년 즈음이다. 외환위기 이후 빈곤층이 급증한 데다 2002년 카드대란 이후 신용불량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들이 대부분 금융 소외계층으로 전락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사회연대은행'과 '신나는 조합'등 4곳이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사회연대은행이 지금까지 지원한 곳은 320개 업체, 430여 가구에 달한다. 다른 마이크로크디트에서 지원한 것까지 합치면 대략 전국 700여 가구가 마이크로크레디트를 통해 자활 기회를 다시 얻고 있다. 빈부격차 심화와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지배 등으로 금융의 공공성이 취약해짐에 따라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역할은 더욱 커져 갈 것이다. 가난한 이들간의 연대가 더욱 절실해지는 대목이다. (자활을 향한 몸짓들, 인권실천시민연대, 2006.11.16)

 

소유가 아닌 나눔의 생활운동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 돈은 무엇일까? 얼마 전 정부수립 60년을 맞아 실시한 '한국인의 삶에 대한 생각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행복의 최우선 조건은 돈'이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 결과를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돈'이라는 등식에 "아무리 그래도····"하며 고개를 저어보지만, 실제로는 누구도 자신 있게 부정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돈'은 물건을 사고파는 교환을 위한 매개역할을 넘어 삶의 목적이 되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돈을 되도록 많이 벌고 갖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라는 강박관념을 갖게 되었고, 결국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살을 평가하는 주요 척도가 바로 돈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제활동을 위한 단순도구로 인간과 인간의 따뜻한 거래를 돕기 위한 것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이런 고민에서 시작한 거대 자본주의 화폐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 움직임이 바로 '지역화폐 운동'이다. 지역화폐란 기존의 화폐가 아니라, 자신들의 화폐로 상품과 용역을 교환하는 것으로 공동체 화폐, 지역통화로도 불린다. 현재는 전 세계 2000여 이상의 지역과 공동체에서 지역화폐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화폐는 민간단체인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이 1998년 처음 도입해 시작했으며, 현재는 과천의 '과천품앗이'(아리), 서울 송파구의 '송파품앗이'(송파머니), 안산시 고잔동의 '고잔품앗이'(고잔머니), 경기도 광명시(광명그루)등이 지역화폐 이용을 활성화하고 있다.

그 중 대전지역 지역화폐공동체 '한밭 레츠'(두루화폐)는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가장 활발하게 지역화폐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거래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실제화폐와 두루화폐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정해진 비율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거래하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그 비율을 정한다. 지난 2007년의 거래내역 자료에 따르면, 전체 거래금액 1억4000만원 중 실제화폐 거래량은 6800만원이고 두루거래는 7300만원으로 지역화폐 거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 유정란, 배, 야채, 매실 등을 생산하는 대전 주변의 생산지에서도 자발적으로 한밭 레츠 회원으로 가입하는데, 유기농법을 고집하는 어려운 농가에 대한 믿음으로 회원들은 기꺼이 이들 농산물을 거래한다. 더구나 두루화폐는 동네 약국과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치료받는 데도 사용된다. 농산물과 함께 거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약국, 의료까지 지역화폐 거래가 가능한 것은 한밭 레츠만의 특징이다. 두루화폐로 거래할 수 있는 것은 비단 농산품이나 물건만이 아니다. 사용하지 않는 사전, 아이용품 등 재활용품은 물론이고 여행용 텐트 나 등산화 등의 대여 거래도 가능하다. 또한 실제화폐로는 거래할 수 없는 노동력도 거래된다. 뜨개질이나 차 예절을 잘하는 회원은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재주를 내놓는다. 믹서기가 고장나면 수리를 잘하는 회원과, 집에서 손님접대를 해야 할 때는 요리를 잘하는 회원과 거래를 한다. 회원들이 서로 여러 가지 기술을 가르치며 배우는 '품앗이 학교도 상시적으로 운영된다. 돈이 없는 사람도, 딱히 내놓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역화폐 공동체의 또 다른 특징이다. 실제화폐로는 취급도 되지 않던 자신의 재주와 능력이 이 공동체 안에서는 활용돼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자신과 공동체에 대한 만족감과 즐거움을 준다.

지역화폐 운동이 아직 적지 않은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경제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작다. 그러나 지역화폐 운동과 공동체를 통해 사람들은 돈보다 가치 있는 것은 따뜻한 나눔을 느끼고', '내 가족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가 살아가는 마음의 편안함과 여유'를 갖게 되는 나와 서로의 삶의 자세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에서 일구는 대안의 삶 "소유가 아닌 나눔의 생활운동 지역화폐", 부평신문, 2008.9.3 / 『세상 속의 그리스도 1』144-145쪽 '지역통화운동' 참조)

 

'토빈세' 도입

토빈세(Tobins Tax)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제임스 토빈이 1978년 주장한 이론으로, 외환 ·채권 · 파생상품 · 재정거래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국제 투기자본(핫머니)의 급격한 자금유출입으로 각국의 통화가 급 등락하여 통화위기가 촉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방안의 하나이다. 토빈은 단기성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연간 수천 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이 제도는 일반 무역거래, 장기 자본거래, 그리고 실물경제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투기성 자본에만 제약을 가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각국의 중앙은행도 자신들의 실정에 맞게 독립적인 금리정책을 시행할 수 있게 되므로 국가 재정수입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제도는 일부 국가에서만 실시하면 국제자본이 토빈세가 없는 곳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시행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으므로 지금까지 활성화되지 못하였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핫머니

가 세계적으로 문제화됨에 따라 1995년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진 7개국 정상회의(G7)의 의제로 상정되었으며, 현재 G7은 산하에 연구그룹을 만들어 토빈세의 효과를 검토하고 있다. (토빈세, 두산백과사전)

2009년 2월 말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0년간 자유시장주의 철학 그 자체로 불리던 밀턴 프리드먼의 명성이 신케인스학파의 제임스 토빈의 부상으로 무색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토빈을 추종하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를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토빈(James Tobin) (ERBA) 사무국장으로 임명, 경제자문을 받고 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7,870억달러의 경부양책도 토빈의 경제학적 영향력이 짙게 배어 있다.

토빈이 주목 받는 이유는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에 충분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현 경제위기에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정부와 시장주의 확대를 주장한 프리드먼이 경제위기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도 토빈을 부상시키고 있다. 금융위기에서 토빈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외환시장 정책. 토빈은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헤지펀드의 횡포를 막기 위해 외환거래에 세금을 물려야 한다(토빈세)고 주장했고 실제 칠레와 프랑스가 이 같은 토빈세를 도입하기도 했다.

유럽의 시민단체들도 토빈세 도입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금융관세연대(ATTAC)의 경우 토빈세 도입과 반-신자유주의를 내세우며 전 세계 50여곳에 지부를 설립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세계 각국이 토빈세를 도입해 헤지펀드의 무차별한 공습을 막고 걷어들인 세금으로 금융 소외자를 지원하자는 것"이다.

토빈세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계의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김영호 유한대학교 총장은 "대규모 자본의 유출입이 금융시장을 교란시켰는데 이를 규제할 장치가 없다"며 토빈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폐해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토빈세가 도입되지 못한 이유는 뭘까. 토빈세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이 토빈세를 도입해 외화자금에 세금을 매기는데 다른 나라는 이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외화 자금은 한국을 피해 규제가 없는 다른 나라로 옮겨갈 게 뻔하다. 결국 정부가 우려하는 '낙인효과'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게 되고 금융 시장을 주저앉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투기세력이 밉다고 해서 나 혼자 규제로 '왕따'를 당할 수 있는 두려움에 결국 토빈세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는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고 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세 회피구역에 대한 규제의 합의점을 찾았듯이 각국이 투기세력에 대한 규제에 공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면 토빈세는 투기세력을 규제 할 수 있는 장치로 자리잡을 수 있다. (프리드먼 지고 토빈 뜬다, 인터넷한국일보, 2009.4.28)

 

워렌 버핏의 부자 철학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핏은 평생동안 인내와 믿음으로 새로운 기회를 바라는 곳에 단기적 투자가 아닌 장기적인 투자를 해왔다. (워렌 버핏의 새로운 투자 방식 '기부', 아이엠뉴스, 2007.3.30)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자인 미국의 워렌 버핏(76)이 자신의 재산 중 85%를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 회장이 운영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는 운이 좋아서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래서 항상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을 책임 있는 곳에 기부하는 것이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 평소에도 기부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죽은 아내를 위해 자신이 직접 설립한 '수전 톰슨 버핏 재단'이 아닌 빌 게이츠 회장이 설립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돈을 맡겼다. 게이츠 재단이 규모도 크고 역량도 뛰어나 자선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으리라는 빌 게이츠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 때문이었다. 버핏은 회사가 있는 뉴욕에서 2000km 나 떨어져 있는 고향인 오마하에서 살고 있다. 1958년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집 가격은 불과 약 3000만원. 그는 운전사나 경호원을 동행하지 않고, 중고 링컨 컨티넨틸을 손수 몰고 다닌다. 12달러짜리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고, 20달러가 채 안 되는 스테이크를 즐기는 그다. 버핏은 전형적인 재벌의 라이프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고 있다.

"내 자녀들은 미국의 99%의 아이들에 비해 이미 훨씬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 그들은 내가 차지하는 위치를 물려 받지 않을 것이며 나는 왕조적 부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내 자녀들은 이미 잘 살고 있으며 자신들을 행운아라고 생각하고 있다. " 버핏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다. 이들은 아버지의 기부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자신들이 물려받을 수 있었던 수조원의 재산이 허공으로 날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전혀 아쉬움이 없다고 한다.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가 자신들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왔기 때문에 큰 유산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버핏은 이들 세 자녀에게 각각 10억 달러(약 1조원)를 나눠줄 예정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하라는 유산이 아니다. 이들이 각각 운영하고 있는 사회 복지재단의 운영 자금을 지원해 재단 활동을 활성화하라는 주문. 버

핏은 부의 대물림에 반대한다. 유산보다는 능력에 의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상속세는 반드시 존속돼야 할 공평한 세금이다. 태어날 때부터 선택받은 몇몇 소수가 출발선에서 한참 앞서 달려 나가서는 안 되며,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내 자식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돈을 갖고 있고 가족의 부가 사회로 환원돼 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60억 명이 혜택을 볼 수 있다면 나 한 사람의 부를 분산시키는 것이 훨씬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36조원 기부 워렌 버핏의 부자 철학, 여성중앙 팟찌닷컴)

 

땀 흘려 돈 버는 사람

"여기 오가는 사람들, 겉으로는 다들 웃고 있지만, 속으론 우는 사람도 많아···이 나이에도 일할 수 있는 나는 행복한 거라고." 올해 예순 일곱인 박씨는 남대문시장의 지게꾼이다. 20년 넘게 이 일을 해오는 동안 삶의 수단이었던 '지게'는 이제 '손수레'로 바뀌었지만, 그는 여전히 지게꾼으로 불리며 시장 골목 사이로 물건을 나르면서 오늘을 살아간다. "지금은 40-50명 정도 되나.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 안 남았어. 힘이 있어야 하는 일이니까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떠났지. 새로 시작한 젊은 애들도 금방 떠나더라고···".

택배며 퀵서비스 같은 새로운 운송수단이 등장하면서 '역전 지게꾼'도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서울역 근처의 남대문시장 한 켠에는 아직도 손수레를 앞세우고 치열한 삶의 현장을 누비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시장 구조상 작은 손수레가 배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박씨는 "친구 소개로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됐다"면서 "오늘날까지 지게 일로 2남1녀를 모두 대학 공부시키고 나도 이 나이까지 일하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열심히 자신의 힘으로 아이들 뒷바라지 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생활이니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그는 종종 자 식과 손자들에게 자신이 일하는 곳을 둘러보게 한다. 꼭 무엇을 가르쳐 주고 싶어서가 아니다. 땀 흘리면서 일하는 아버지,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 힘이 되는 기억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박씨가 남대문시장에서 서로 허물없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여년 동안 한결같이 쌓아온 신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시장에서 신용을 얻기 위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출근을 했다. 일이 없어 하루를 꼬박 일감을 기다리기만 했던 날도 있었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신용을 지키는 일이라고 믿는 탓이다. 지난 1년만 해도 일을 빠진 날은 하루에 불과하다.

"갑자기 배달할 물건이 있어서 연락을 했는데 마침 내가 자리에 없어봐. 그래선 단골들이 나를 믿을 수가 없지. 또 단골들의 성향과 일하는 방식, 그리고 맡기는 짐을 면밀히 알고 있어야 돼. 나를 믿고 맡기는 것이니까"

많은 짐을 지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가게를 찾아다니는 일은 보기에도 힘이 들어 보인다. 더군다나 맨손으로 서 있어도 땀에 옷이 젖어 버리는 한여름의 뙤약볕 속에서 힘을 써야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차라리 땀을 흘려도 여름이 나아. 겨울에는 추워서 기다리는 게 더 힘들어. 겨울이든 여름이든 일하면서 땀을 흘려야 사는 맛이 난다"고 말했다. (흘린 땀만큼 버는 예순일곱 '지게꾼' , 아시아투데이, 2008.8.3)

 

묵상 · 토론

1. 건전한 기업 활동과 투자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금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2. 돈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상의 돈이 있다면 어디에 사용되기를 바라는가

 

실 천

● 내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 교황요한 바오로 2세의 『노동하는 인간』에는 '노동하는 존재인 인간은 노동을 하여 먹을 것을 마련한다'고 가르친다.

- 쉽게 돈을 벌기보다는 땀을 흘려 일하려는 마음을 갖는다.

- 단기투자에는 제재를 가하고 장기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을 지지한다.

- 금융기관이 차입금과 규모를 제한하는 금융체계를 구축하도록 규제 안전망 마련 정책을 지지한다.

- 사회책임투자펀드, 대안금융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투자(출자)한다.

- 동네에 지역 화폐 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가 있으면 참여한다.

● 우리 교회에서는 이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빈민사목 명례방협동조합: 가난한 이들의 생산공동체를 지원하고 연대하기 위한 신용공동체이자 대안금융기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기쁨과 희망은행': (www. catholic-correction, co. kr)참조 무담보 대출을 통한창업 및 기업, 생계비 지원 연계를 통해 출소자뿐만 아니라 살해피해자 가족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은행사업

- 신용협동조합(www.cu.co.kr): 신협운동의 정신 자조, 자립, 협동 신용협동조합(신협)은 공동유대를 가진 사람들끼리 금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조직한 금융 협동조합이다. 1849년 독일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신협운동은 한국에서는1960년 5월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가 메리놀 병원에서 메리놀 병원, 성분도 병원, 가톨릭 구제회의 임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최초의 신협인 성가신용협동조합을 창립하였고, 같은 해 6월 서울에서는 장대익 신부가 '협동 경제연구회'를 중심으로 결성된 가톨릭 중앙신용협동조합을 발족하면서 시작되었다.

성경이 알려주는 부자 십계명

1. 재물을 마음속의 신상으로 만들어 숭배하지 마라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

2. 재물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재물 자체는 선이므로 죄악시 하지 마라 하느님께서 부와 재화를 베푸시어 그것으로 먹고 자기 몫을 거두며 제 노고로 즐거움을 누리도록 허락하신 모든 인간. 이것이 하느님의 선물이다(코헬 5, 18)

3. 재물로는 목숨과 사랑을 살 수 없다

자기 재산을 믿으며 재물이 많음을 자랑하는 그들. 사람이 사람을 결코 구원할 수 없으며 하느님께 제 몸 값을 치를 수도 없다 (시편 49, 7-8)

4. 열심히 일하며 현재의 재물로 만족해라

돈 욕심에 얽매여 살지 말고 지금 가진 것으로 만족하십시오(히브 13,5)

5. 게으름으로 인한 가난은 악이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마태 25, 26)

6. 재산을 올바로 소유해라

의인이 가진 적은 것이 악인들의 많은 재산보다 낫다(시편 16)

7. 재산을 올바로 사용해라

네가 가진 모든 것으로 자신을 잘 보살피고 주님께 합당한 제물을 드려라(집회 14, 11)

8. 재물을 쌓아 놓고 싸우지 마라

주님을 경외하며 가진 적은 것이 불안 속의 많은 보화보다 낫다 (잠언 15, 16)

9. 재물은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사도 4, 32)

10. 필요한 만큼의 재물만 소유하고 남는 것은 이웃에게 베풀어라

네가 가진 것에서 자선을 베풀어라. 그리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아까워하지 마라(토빗 4,7) (가톨릭신문, .2009.1.11)


출처 : 천주교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간행 세상 속의 그리스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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