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소년

인쇄

이상봉 [veronica01] 쪽지 캡슐

2000-11-09 ㅣ No.1343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골 ---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골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골 --- 아름다운 순이의

얼골은 어린다.

 

 

목록

 

 



1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