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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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totoro] 쪽지 캡슐

2008-07-29 ㅣ No.6660

오늘 프랑스에서 현지인 선교를 하고 계신 동기 신부님의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촛불은 이역만리 유럽에서도 이슈가 되나 봅니다.
 
프랑스 사람들의 반응은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한국인의 높은 민주의식>에 대한 놀라움이 대부분 이랍니다.
촛불의 모습에서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의 한계와 명암에 대해 많이 논의들을 한답니다.
 
짐작컨데
분명 49%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인데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행동할수 있다는 것에서 간접민주주의 아이러니를 보며
경제적 측면에서 촛불집회의 비 생산적 모습에서 직접민주주의의 한계를 보는것 같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한국의 경우를 보면서 공화정을 탄생시킨
<프랑스 대혁명>을 기억해 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신부님은 다음과 같은 화두를 던져 놓습니다.
한국사람들과 프랑스사람들의 대화와 토론의 모습이라는것...
 
한국 사람들은 대화와 토론의 목적이
서로 같은부분을 찾기 위해서이고, 교집합 부분을 위주로 일을 진행하는 경향이 있답니다.
교집합 부분이 없을때에는 전체주의적이고 집단적인 획일주의를 내세우는 합집합의 경향도 있고 말입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대화와 토론의 목적이
서로 다른 부분을 인정하기 위해서이고, 공집합 부분을 존중하는 경향이있답니다.
원래부터 있던 교집합을 이용하기 보다,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교집합을 창출해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합집합을 만드려는 시도는 파시즘이나 나치즘 취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서
각각의 장 단점을 지적해보면서
원래부터 있던 작은 교집합 부분으로 전체를 통제하려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문제를 어떻게 낡은 교집합으로 풀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
다음은 저의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생각입니다.
 
1. 쇠고기나, 대운하나, 교육개혁이나 독도나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취임한지 이백일이 안되는 정부의 발목을 잡고 일을 못하게 하는 움직임들은 배척되어야 한다는 주장들의 이면엔...
<내 경제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근거없는 억측이 존재하는것 같습니다.>
억측이라고 주장하는 까닭은
<미국의 경기도 형편 없이 추락하고 있는데, 미국의 방식을 따라가면 과연 경제가 살아날까하는 의구심이 그 근거입니다.>
<또한 미국의 이러한 경제체제는 미국 상위 몇%만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을뿐, 미국의 인구 대다수를 구성하고있는 유색인종과 노동층의 경제지표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가장 유력한 근거는, 촛불을 드는 모든 이들도 살아가기 팍팍한 사람이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그들이 바보라서 자기에게 장기적으로 해가 될 일을 한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2. 한국사회는 급변했고 고도성장을 짧은 시간안에 이루어 내었습니다.
사실 90년대 초가지만 해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우측 우선, 좌측은 용공이라는 이분법이었습니다.
우측에만 서면 무엇인지 몰라도 확실한것 같은 소속감과 안도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입니다.
서태지로 대변되는 새로운 문화코드와 시장개방이라는 새로운 경제적 제도들의 출현은
다양성과 복잡함을 그 코드로 삼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해야만 했고, 또 선택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자연히 사회의 뒷 선으로 물러나게 되는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보가 곧 돈이 되는 시대가 열렸고, 정보에서 소외된 계층이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허나 지금의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옛 이분법의 도식이 다시 그 마지막 생명력을 발하는것 같습니다. 불확실성과 다양성에 혼란은 느낀 기존 사고방식의 사람들에게 <이쪽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나타났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쪽이 옳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은 다시 단순해졌고 확실해 진것처럼 보였으니 말입니다. 불확실성과 자율성을 가졌던 그간의 시장은 타파해야 할 <악>으로 비춰지기 시작하였고 긴 세월 농락당한 <한>이라는 정체불명의 감정이 그 에너지를 발산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작금의 우리 감정들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국민이, 또한 정부가 무슨 정책을 추진하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단순하고 소박한,
<안정되고 걱정없이 살고싶은 백성의 마음>을 이익의 잣대로, 통치자의 원리로
 
악 용 하 지 는 않 았 으 면 하 는 바 램 입 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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