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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 인 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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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chun9999] 쪽지 캡슐

2001-11-06 ㅣ No.2432

민들레의 영토

 

-이해인-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로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 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들음의 길 위에서

 

-이해인-

 

정확히 듣지 못해

약속이 어긋나고

감정과 편견에 치우쳐

오해가 깊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 쓸쓸함을 삼키는

외딴 섬으로 서게 됩니다

 

잘 들어서

지혜 더욱 밝아지고

잘 들어서

사랑 또한 깊어지는 복된 사람

평범하지만 들꽃 향기 풍기는

아름다운 들음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어떤기도

 

-이해인-

 

적어도 하루에

여섯번은 감사하자고

예쁜공책에 적었다

 

하늘을 보는 것

바다를 보는 것

숲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기쁨이라고

그래서 새롭게

노래하자고.......

 

먼 길을 함께 갈 벗이 있음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기쁜 일이 있으면

기뻐서 감사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슬픔 중에도 감사하자고

그러면 다시 새 힘이 생긴다고

내 마음의 공책에

오늘도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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