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성당 게시판

길 떠나는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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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2-01-16 ㅣ No.1457

 

 

2002, 1, 16 연중 제1주간 수요일

 

 

마르코 1,29-39 (시몬의 장모를 낫게 하시다.

많은 병자를 낫게 하시다. 기도와 전도여행)

 

그들은 곧 회당에서 떠나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갔다. 그런데 시몬의 장모가 열이 나서 누워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즉시 부인의 (사정을) 예수께 말씀드렸다. 그분은 다가가서 손을 잡아 부인을 일으키셨다. 그러자 열이 떨어지고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저녁이 되어 해가 지자, 사람들이 앓는 이들과 귀신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께 데려왔다. 그리하여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들었다. 예수께서는 갖가지 질병으로 앓고 있는 많은 이들을 고쳐 주시고 또 많은 귀신들을 쫓아내셨다. 그런데 그분은 귀신들이 (함부로) 말하는 것을 그냥 두지 않으셨다. 그들이 당신을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른 새벽 몹시 어두울 때에 예수께서는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외딴 곳으로 물러가서는 거기서 기도하셨다. 그러자 시몬과 그의 일행이 그분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가 그분을 찾아내고 "모두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른 곳, 인근의 작은 읍들을 찾아갑시다. 거기서도 나는 (복음을) 선포해야겠습니다. 사실 나는 이 일을 하러 떠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온 갈릴래아의 회당들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귀신들을 쫓아내셨다.

 

 

<묵상>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낯선 이들을 찾아 낯선 곳으로 떠나는 발걸음은 언제나 설레임과 두려움이 함께 하기 마련입니다. 낯선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둥지를 트고 그들과 너나없이 부대낄 수 있을 때까지 어느 정도 외로움도 감수해야 하고, 때때로 숨막힐 것 같은 답답함도 웃음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낯선 이들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그리스도인이 그들입니다. 함께 하는 이들에게 모두 다 퍼주고, 때가 되면 기꺼이 작별인사 나누고 나중을 기약하며 길을 떠나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가득히 받아안고,  행여 누군가 그 사랑 아직 모를까, 행여 누군가 기쁜 소식을 듣지 못했을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삶의 자리 구석구석 찾아나서는 이가 그리스도인입니다.  

 

어차피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모든 이들은 낯선 존재였고, 마지막 이 세상을 떠날 때 어느 누구도 나와 함께 그 길을 갈 수 없는 낯선 존재로 남게 되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낯익은 이들과 함께 있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아름다운 욕심. 마음 한구석 이 욕심 애써 가라앉히며 기쁘게 자리를 뜰 수 있어야 합니다. 기쁨을 목말라 하는 슬픈 사람들에게, 희망에 주린 절망의 사람들에게, 우리가 받은 기쁨과 희망의 소식, 자유와 해방의 소식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지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이들이지만, 불의와 억압 없는 참 세상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 만으로 그들과 우리 사이의 낯섬은 봄에 눈 녹듯 사라져 버리고 이미 하나가 됩니다. 가슴 깊이 박힌 삶의 응어리 녹여주고, 온갖 우상으로 찢겨진 마음 보듬어 주어 그들의 환한 얼굴 다시 보게 되는 날, 우리는 또다시 길을 떠나야 합니다. 당신들의 그 기쁨과 희망 이제 다른 이들에게 나누라고 격려해주고, 우리는 또다시 누군가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는 낯선 이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부르심 받은 작은 그리스도로서 우리는 언제까지고 그렇게 길을 떠나야 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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