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감기 걸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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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ktheresa] 쪽지 캡슐

2000-07-09 ㅣ No.2026

고백성사는 자주 볼 수록 좋다는데 사실 그 문 앞에 서기가 너무나 어렵다.

성사표를 받아들고 고민고민 하다가 맘속으로 몇번씩 연습을 하고 심호흡까지 해가며

들어가는 곳이 고백소이다.나의 경우를 드는 것이다.

딱히 고백할 죄다운 죄도 없는 것 같고 막상 하자니 중죄인 같고 그렇다.

그런데 이유중 무시할 수 없는 하나는 신부님께서 대번에 알아차리실 것 같아서이다.

사실 지금 우리 신사동 본당에서는 좀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말이다.

신부님과 대화를 한 적이 그리 많지 않아서 나를 기억해 내시긴 쉽지 않을테니까.

하여튼 이와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적어본다.

어느 작은 본당의 자매님께서 아침 미사를 가시는데 집에서 남편과 싸우고 나오셨단다.

그 부부는 성당에서 많은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신지라 그 자매님은 성당에 가면서

내내 고민을 했다.신부님이 당장 알아들으실테니까.

하지만 성사를 보지않고 미사를 드리는 것이 못내 거북해서 결국 한쪽 코를 막고

다른 목소리를 내어 성사를 보기로 하셨단다.

미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신부님께서 자매님을 부르시더란다.

감기 걸리셨느냐고.

신부님들께서는 대부분 고백소를 나오시면서 바로 들으신 모든 것을 다 잊으시는

은총을 받으셨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사실이리라 믿는다.아니라면 지금 정상적 생활을 유지하실 신부님이 거의 안 계실거다.

아니라도 상관없다.나는 때론 신부님과 마주앉아 대화형식의 고백을 원하기도 한다.

그저 한없이 용서해 주시는 사랑의 주님이 나의 아버지 이시기 때문이다.

항상 두팔벌려 나를 안아주시는 그리고 나를 기다려 주시는 사랑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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