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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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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시 [jesy] 쪽지 캡슐

2001-09-19 ㅣ No.1200

투박한 옹기 그릇 하나,

 

하느님은 제게 물을 부으시고 물고기를 기르시기도

 

흙을 담아 꽃을 가꾸시기도

 

때론,  잡동산이를 담아 놓으시기도 하십니다.

 

주님 앞에 나의 모든 계획과 뜻, 바램들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으스러집니다.

 

오직 당신의 뜻만이 완전함을

 

절절이 느끼고 깨닫도록  저를 쓰십니다.

 

오늘도 나는 깨어지고 부서짐을 -- 빈그릇이 되어 드립니다.

 

어제는 투명한 유리병에 핑크빛 장미를 보내시고는

 

당신의 손길과 뜻을 비추시니

 

저는 그저 숨죽일 뿐입니다.

 

투명한 그 영혼은 하느님을 가득 담고

 

처절한 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다루시는 분,

 

나는 나의 초라함에 버거워 눈물을 흘립니다.

 

주님, 당신의 뜻을 이루소서

 

바람에 나부끼는 잎새처럼 고스란히 맡기나이다.

 

이 가을 - 가슴 시린 이들을 비추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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