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1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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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1-07-14 ㅣ No.638

연중 제15주일(다해. 2001. 7. 15)

                                                  제1독서 : 신명 30, 10 ∼ 14

                                                  제2독서 : 골로 1, 15 ∼ 20

                                                  복   음 : 루가 10, 25 ∼ 37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더워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화도 많이 내고 짜증도 많이 내어서 서로 서로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가지고 아쉬워하면서 보낸 한 주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탈무드에 "아이들과 약속한 것을 지켜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아이들에게 거짓을 가르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책에서 "세상에는 네 가지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금, 은, 철, 구리인데, 그러나 이것들은 그 대용품을 구할 수가 있다.  정말로 다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으로서 필요한 것은 착한 사람이다.  '탈무드'에 의하면, 착한 사람은 큰 야자나무처럼 무성하게 마련이고 레바논의 큰 삼나무처럼 늠름하게 하늘높이 치솟아 있는 것이라고 한다.  야자나무는 한번 잘라 버리면 다음에 싹이 터 자랄 때까지 4년이란 세월이 걸리고, 레바논의 삼나무는 아주 멀리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크게 자란다."라는 글을 읽은 것이 생각납니다.

  아마 착한 사람은 거짓을 가르치지 않겠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아니 자주 말과 행동이 생각처럼 같지 않음을 느낍니다.  말을 할 때는 그것이 그대로 행동으로 옮겨 질 것 같았는데 막상 말을 해놓고 행동으로 옮기려 하면 이겨야 하는 극복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지거나 할 필요가 없다는 괜한 시간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말과 행동이 함께 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더욱이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잘 되지 않고 알고 있는 것 마저 잊어버리고 다르게 행동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는 예수님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질문으로 던집니다.  "선생님, 제가 무슨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상식'적인 대답을 하십니다.  누구나 다 하는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당연하고도 누구나 다 아는 답인 사랑이라는 말을 하십니다.  그러자 율법학자는 자기의 이웃이 누구냐고 묻습니다.  이 질문은 상식적으로 나와 함께 있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나와 의견이 같은 이들 그래서 항상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이웃이라는 상식적인 생각을 확인 받고 싶어서 던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에게 "당신도 그렇게 하시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상식을 벗어나는 답에 그 상식을 넘어 사랑하라는 말씀에 질문을 던진 율법학자는 당황했을 것입니다.  복음은 그 율법학자가 그 사랑을 깨닫고 그렇게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원의 길은 나와 친하고 나의 생각이 같다고,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뿐만 아니라 그보다는 나와 다르고 나를 비판하고 나와 친하지 않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구원의 길임을 이야기하십니다.  이웃이 누구인지 따지거나 허튼 수작부리며 빠져나갈 생각 말고 사마리아 사람처럼 실천하라는 말씀이십니다.

  우리는 때로 강도가 되고, 약자가 되며, 착한 사마리아 사람도 됩니다.  강도일 때 우리는 하느님을 묻지 않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일 때 우리는 이웃의 출신성분을 묻지 않으며, 보상을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약자일 때, 상실과 재난과 고통의 순간에 우리는 하느님에 대해 묻습니다.  하느님이 어디에 계신가를 묻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을 필요로 할 때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리에게 체험되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이웃으로 체험되며, 이웃은 우리에게 하느님으로 체험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웃에게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를 통해 하느님을 이웃이 알게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아이들과 약속한 것을 지켜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아이들에게 거짓을 가르치는 것이다."라는 탈무드의 말처럼 우리도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을 실천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못한다는 말을 참 많이 하는데 오늘 제1독서의 말씀처럼 "내가 오늘 너희에게 내리는 이 법은 너희로서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거나 미치니 못할 일은 아니다.  그것은 너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너희 입에 있고 너희 마음에 있어서 하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말씀처럼 이번 한 주간 우리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이웃들에게 하느님을 체험시켜 주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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