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부활제6주일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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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0-05-27 ㅣ No.836

                     부활 제6주일(나해, 2000. 5. 28)

                                        제1독서 : 사도 10,25∼26.34∼35.44∼48

                                        제2독서 : 1요한 4, 7 ∼ 10

                                        복   음 : 요한 15, 9 ∼ 17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여름과 같

은 날씨에 땀으로 범벅이 되어 짜증도 나고 참을성도 없어진 한 주간이었습

니다.  그래도 비가 내려 더위를 식혀줍니다.  앞으로 여름이 되면 어떠하나

하는 걱정도 됩니다.

  여러분 사랑해보셨지요?  사랑하면 무엇이 생각이 나십니까?  사랑에 대

한 정의를 내리신다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대중 가요의 노래 가사

중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라는 말이 있

습니다.  사랑하면 어떤 이는 '자유로움'이라고, 어떤 이는 '주는 것'이라고,

어떤 이는 '이해는 것'이라고, 어떤 이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은 것'이라고

등등 많은 말을 할 것입니다.  저는 '사랑을 어떻게 정의할까?'하고 사랑에

대한 정의가 적혀 있는 글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아서 결국 모으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광고에 사랑을 검색하였더니 엄청 많이 나왔다

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사랑'이라는 말을 검색하였더니

71,765라는 숫자가 나오더군요.  아마 사랑을 체험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체험으로부터 우러나온 사랑의 정의가 이렇게 많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인간은 그가 알고 있는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가 사랑하고 있는 것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  오로지

사랑만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선한 사랑은 그를 선하게 만들고, 악한

사랑은 그를 악하게 만든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저는 사랑은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선택한 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것을 살펴보고 인정하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을 지고 끝

까지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제2독서에서 요한 사도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

다.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은 당신의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 주셔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데 나타나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

를 선택하셨기에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당신의

외아들을 제물로 삼으시기까지 하는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이러한 사랑은

당신을 믿고 따르는 모두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 베

드로는 "나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두려워하며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 받아 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선택하신 사랑에 대해 어느 누구든 구분하지 않으시고 사랑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비가 사람을 구분하여 내리지 않듯이 햇살이 사람을

구분하여 비추지 않듯이 하느님의 은총 역시 당신을 따르는 사람이든 아니

든 내려주십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을 알고 받아드리는 사람은 그것을

선택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

를 사랑해 왔다.  그러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시

면서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사랑은 없다.  내가 명하

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라고 하십니다.  벗이 된다는 것은 종처럼 주인이

의도하는 것을 모르고 그냥 그저 시키는 일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의

논하고 친교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벗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는 것

은 바로 사랑의 표현입니다.  내가 선택한 벗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

이 바로 사랑입니다.  그러한 사랑을 받은 사람은 그 사랑을 다시 사랑하는

이에게 베풀어야 합니다.  옛말에 "근묵자흑 근주자적(近墨者黑 近朱者赤)"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먹을 가까이 하면 까많게 묻고, 연지를 가까이

하면 붉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기에

그 사랑을 이웃에 베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베푸셨듯이 우리

도 베풀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셨으니 우리도 내어주어야 합니다.  하

느님께서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사랑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용서하셨듯이

우리도 용서해야 합니다.  이것이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께서 주시는 계명

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하느님의 사랑을 본받아 사랑하고, 용서하고, 베푸는 삶을

살아 다른 이들도 하느님을 알고 따르게 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하며 노

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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