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좋은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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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2000-03-03 ㅣ No.2478

며칠 전에 시재님이 마종기 님의 시를 올려 주셨지요.

그 시도 넘 좋았는데......

또 다른 좋은 시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그리구 시재가 올려준 정보는 아직 시도를 해 보지 못했어요.

명령어를 어디서 쳐야하는 건지..

아리송입니다.

 

좋은 시 감상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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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寓話 의 江

 

 

 

                                      < 마 종 기 >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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