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동성당 게시판

수선화에게

인쇄

이은숙 [mayo1] 쪽지 캡슐

1999-05-31 ㅣ No.269

시를 좋아하는 친구가 어느날 내게 노트에 옮겨적은 시를 보여주었다. 우연히 신문에서 다시 읽게 된 시...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는 시구가 마음에 와 닿았다는 그.... 우리, 하느님을 외롭게 만드는 일은 하지 맙시다! 나는 그런 점에서 아주 많이 많이 반성해야 할 것 같다.

1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