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신부님 말씀 & 강론

주님 수난 성지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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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준 [6-hope] 쪽지 캡슐

2008-03-17 ㅣ No.3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Mk. 14,1-15,47)


찬미예수님!!
한 주일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성지 주일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사람들이 예수님을 환영하면서 종려나무와 올리브 나무를 들고 환영했던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오늘 축복한 이 가지는 집에 십자가 곁에 두고 기도하시고,
내년 사순절이 시작하기 전에 다시 성당으로 가져오면 됩니다.
그러면 이 가지를 태워서 재의 수요일에 그 재를 머리에 얻는 예식을 하게 됩니다.

이제 다음 주면 어느새 부활절입니다.
가장 중요한 축제인 부활절을 맞이하기 위해서 성삼일이 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는
예수님께서 수난 당하시기 전에 행하셨던 최후만찬을 기념하는 미사이지요.
그리고 그 밤에 주님의 수난을 생각하면서 수난 감실 앞에 모여
밤새워 기도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피곤하시겠지만, 주님의 수난을 함께 동참하는 의미로 가족들이 함께 모여와서
기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주님수난예식이 있습니다.
1년 중에 유일하게 미사가 없는 날이 바로 성 금요일입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미사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십자가 경배를 하고 또 성찬의 전례 없이 영성체만 하게 되지요.

그리고 부활 성야 미사가 토요일에 8시에 있습니다.
모두 함께 부활 성야에 참례해서 주님 부활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다른 때와 많이 달랐는데요, 오늘 복음을 수난 복음이라고 합니다.
수난 복음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고통을 당하시고 돌아가신 것을 전해주는 복음의 한 부분을 함께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 예수님을 환영하며 올리브 가지를 흔들었던 바로 그 사람들이
나중에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라고 외칩니다.
자신들이 원했던 정치적 해방을 이뤄주지 않았던 예수님을
자신들의 기대와 달랐던 모습이기에 기대만큼 실망도 커서
이제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라고 소리칩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못박아 죽음을 맞이하게 한 것은 2000년 전에 유다인들뿐만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왜 죽음을 맞으셨습니까?
바로 나의 죄를 없애시고자, 우리의 없애시고자, 죄를 짊어지고 돌아가셨습니다.
결국 나 역시 예수님을 죽게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수난 복음 중에 우리가 이렇게 외쳤지요.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이 외침으로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외롭게 숨을 거두셨습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버림받음을 느끼셨습니다.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외침에는
사랑했던 이들에게의 버림 받음 뿐 아니라,
죽음의 순간에 하느님 아버지께서 함께 계셔주지 않으시는 버림받음을 느끼셨던 것입니다.
철저한 외로움 속에서의 죽음을 겪으신 것이지요.

2008년을 살아가는 나의 죄 때문에 죽으셨기에 사실은 유다인들의 손을 빌어
내가 예수님을 죽게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그 죽음을 헛된 것으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내가 예수님을 잊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지 않는다면
나는 또다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1년의 전례시기 중 가장 핵심인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성주간 동안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을 묵상하고
또 성삼일 전례에 참례함으로써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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