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눈물의 미사

인쇄

김신희 [bronte] 쪽지 캡슐

2002-08-19 ㅣ No.2208

교황 고국나들이 ‘눈물의 미사’

 

 “우리는 이제 작별을 고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올 82세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8일 밤(현지시간) 폴란드 가톨릭 대주교관 2층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그러자 교황을 보기 위해 밤늦도록 자리를 지킨 수천명의 폴란드 신자들 사이에는 찬물을 끼얹은 듯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교황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별의 노래’를 전통 곡조에 맞춰 부르기 시작했다. 꽃과 촛불을 손에 든 많은 신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아닙니다. 이것이 결코 마지막일 수는 없습니다”고 목멘 소리로 화답했다. 노 교황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이에 앞서 교황이 이날 낮 고향인 크라코프에서 집전한 옥외 미사장에서도 눈물과 환호가 엇갈렸다. 드넓은 푸른 초원에 마련된 미사장에는 270만명(폴란드 정부 추산)이 넘는 군중이 모여들었다.

 

색색의 꽃과 폴란드 국기를 든 신자들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설교가 진행된 3시간 내내 눈시울을 적셨다. 지병 때문에 교황에게는 이번 고국 나들이가 사실상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신자들이 “당신은 위대합니다.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길…”이라고 외치는 순간엔 교황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였다.

 

교황은 신자들에게 “‘다음에 또’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지만 그것은 하느님의 뜻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지병인 파킨슨병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엔 안면근육 마비까지 겹쳐 교황의 발음은 분명치 않고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교황은 신자들의 환호에 힘을 얻은 듯 “(신자들이 ‘고향에 함께 머물자’고 외치자)

 

 여러분이 나보고 로마를 떠나라고 말하고 있다”고 조크를 던지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미사 집전 당시 크라코프에는 헬기 2대와 12개 전문분야별 의학교수 등 많은 의료진이

 

비상 대기를 했다.

 

그러나 교황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교황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힘줘 말해 항간의 건강악화에

 

따른 은퇴설을 일축했다.

 

교황의 폴란드 방문을 두고 외신들은 건강 때문에 고통스럽지만 폴란드 국민의 뜨거운

 

환영을 염두에 둔 듯 ‘괴롭지만 달콤한(Bittersweet)’ 여행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에서 펌



11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