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동성당 게시판

[생각해 보는 글 6]-가족간의 대화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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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성 [dooly] 쪽지 캡슐

1999-03-08 ㅣ No.126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둘리입니다.

오랜 만에 글을 올리는 군요...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이곳에 함께 하는 것이 참 좋군요...

오늘 올리는 글은 법정 스님의 {새들이 떠난 숲은 적막하다}라는 수필집 중에 있는 글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가깝고, 또한 우리 존재의 바탕이 되는 가정에서 지켜졌으면 하는 원칙입니다.

행복한 가정 되세요...

 

 

가족간 대화의 기본원칙

 

첫째, 대화할 때 중요한 것은 내가 말하는 것보다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주어 그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 일이다. 나내나 어린 자식들이라 할지라도 대등한 인격체로서 그들을 대해야만 온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일방적인 훈계나 타이름은 결코 대화가 아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며 바라고 있는지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말하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듣는가이다.

 

둘째, 대화를 할 때는 우리가 미리 짐작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선입관념을 버려야 한다. 한 집안에서 살아온 가족들이므로 오래 전부터 가까이서 지켜보아 온 관념 때문에 새로운 면을 찾아보려고 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생각이나 몸이 굳어져 있지만, 아이들은 꽃처럼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고 있기 때문에 낡은 자로 재려고 해서는 그들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영혼에는 나이가 붙지 않으므로 나이가 어리다고 지레짐작으로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대화할 때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려고 논쟁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하거나 이기려고 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 우리가 대화를 갖는 것은 우리 마음과 느낌을 서로 나누기 위해서다. 나눔으로써 이해의 길이 열리고 풍요로워진다.

대화에는 이기거나 지는 일이 있을 수 없다. 우리의 느낌을 상대방에게 드러내고 상대방의 느낌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는 자신의 느낌이 받아들여질 때 바로 자기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자신의 느낌이 거절당할 때는 자기 자신이 거절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와 같은 느낌을 통해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유교적인 근엄 때문인지 칭찬과 격려의 말이 적다. 자식이나 아내 자랑은 못나고 어리석은 불출로 몰아붙였다. 우리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아도 꾸중과 야단을 맞았던 기억만 남아 있지, 칭찬과 격려의 말을 들었던 기억은 별로 없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듣는 칭찬과 격려의 말은 우리 삶을 이루는 데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이 칭찬과 격려가 우리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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