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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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필희 [wsophia] 쪽지 캡슐

2000-07-20 ㅣ No.4139

 

여름 신앙 학교 준비에 하루를 성당에서 보내고

집으로 향하던 길에 슈퍼에 들러 딸들이 좋아하는 과자랑 맛있는 걸 사 들었다.

슈퍼를 나서는 순간 억수같은 비가 퍼 붓고 있었다.

지나가는 비 이겠거니 하고 조금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이때다 하고 얼른 나섰다.

조금은 여유있게 오늘 하루를 돌아 보며

혼자 지내야 했을 우리 작은 아가(?) 를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으로 그래도 즐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고 도중에 또 비가 쏟아져 홈빡 젖었지만 우산을 들었던 한 손은 자유로왔기에한 손에만 의지했던 물건들을 나눠들고 계단을 올라갔다.

1층 2층 3층 4층 그리고 마이 하우스,

띠잉~ 도옹~ 하고 예쁘게 벨을 눌렀지만 조용~했다

아니 우리 아가가 이 오마니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나?  

다시 띠잉~ 도옹~ 그래도 반응이 없었다. 아니 얘가 잠이 깊이 들었나 ? 띵동띵동띵동띵동 계속 눌렀지만 역시 조용~

가방에 들어 있을 열쇠를 찾았다.

어라? 손에 딱 잡혀야할 열쇠가 잡히지 않았다.

아니 요게 어디갔나 구석에 처박혔나  이쪽 아님 저쪽 제발 열쇠야.. 하며 샅샅이 뒤졌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순간 황당, 허무, 집이 앞에 있는데 들어갈 수가 없다니.........우째 이런 일이 !!!

곰곰 생각하니 아까 성당에서 소창연습하던 데다 두고 왔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이구 이 칠칠이.......비는 계속 퍼붓고 있었기에 조금 기다렸다가 빗줄기가 가늘어 졌을때 공중전화를 이용, 일단 작은 아가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작은 아가의 폰은 꺼져있어 통화가  안됐다.

다시 큰 아가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금방 전화를 받았다.(이쁜딸)

나의 실수였기에 일단은 불쌍한 버전으로 나갔다.

나 :응, 선아니?  

    응 엄마가 있쟎아,  열쇠를 맨끝에 교리실에 두고 온 것 같은데 한번 찾아봐 줄래?

    엄마 지금 집에 못들어 가고 밖에 있거든.

큰아가: 아이 엄마는.. 알았어요 나 지금 갈거예요.

나: 그래 빨리와.  철거덕.

아 이젠 됐다. 10분이면  오겠지.

다시 집으로

이제 곧 오겠지.

10분이지나고 20분이 지났다.

5층에 사시는 자매님과 형제님이 지나가시며 우리집에 좀 들어오라고 하셨지만 더운데

남의 집에 가는게 미안하여 " 아니 괜찮아요, 우리애가 금방 올거예요 " 했다

사실은 다리가 무척 아팠다.

아니 금방 온다더니... 내가 이렇게 밖에 서있는줄 알면서 어쩜 이럴수가.......

새끼마귀가 살살 작용을 했다.

아니야 무슨 일이 있겠지 금방 올거야(아기천사의 작용)  하며 광고지를 하나주워 계단에 깔고 앉았다.

그리고 묵주를 꺼냈다. (나는 신앙인 이니까)

환희의 신비,고통의 신비를 하고 영광의 신비까지 해야 되는데 못참고 다시 내려갔다.

전화번호를 누르는 손에 힘이 갔다.(새끼마귀의 작용에 놀아남)

디리리리링

큰아가: 여보세요?

  나 :  너 어떻게 된거니?  금방 온다는 애가 한시간이니?

        엄마가 밖에서 기다린다는 거 알면서 그럴수 있니?

큰아가: 응 엄마 일이 끝나지 않아서 늦었어요.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약이 올라 대답도 않고 철거덕.

조금있으니 미안하다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미안하다고 했지만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금방 온다고 해놓고 한시간 이상 밖에서

기다리게 한다는건 심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였으므로

 0 한 0 이 성낸다더니  내가 그역할을 하고 있었다.

작은 아가는 잠이 들었나 했었는데 없었다.

방학을 알차게 보내기위해 독서실에 간다는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이쁜딸)

너무 피곤했으므로 조금 삐진 채 그냥 잤다.(신앙인의 자세가 아니지만 밤새 풀어짐)

다음날 아침 오늘

성당에 가 열쇠를 찾았다. 이젠 더욱더 잘 챙겨야겠다

지금 내옆엔 아무도 없다.

큰아가는 일찍 일어나 분도 재활원에 봉사하러 간다고 갔다.(이쁜딸)

내일 온다고 했다

작은 아가는 독서실가고 없다

또 한분은 지금 집으로 오고 있는 중이란다.

갑자기 모두가 보구싶으다. 맘이 온통 딴데 쏠려 있어 요며칠 그들에게 맘 쓸 겨를이 없었기에 미안하기도 하고..............

큰아가, 작은아가,또 한분 이렇게 좋은 협조자를 주신 아버지 감사합니다.

이 밤도 함께 하소서.

읽어 주신 분들도 좋은 밤 되세여. 열쇠도 잘 챙기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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