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부담갖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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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모 [mesa] 쪽지 캡슐

1999-10-15 ㅣ No.1817

지난 주에 리허설 하는 걸 보고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제 성격이 원래 쫀쫀한 스타일이라 뭐든 부정적으로 일단 보는

버릇이 있거든요..   그동안 시간이 많이 부족했었는지..  연습이

안 된 모습들 이었던 것 같습니다.  밑에 한참 믹싱얘기가 나왔었

는데 그런 문제는 대부분 해결이 잘 됩니다만 마이크 하나도 안

쓰고 했어도 연습이 부족한 건 티가 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그런 말을 합니다.  하느님께서 채워 주실거라는 그런

말..  맞는 말이지만 아무때나 그런 말을 쓰면 안될거라 봅니다.

 

최선을 다 했습니까?  자기가 할 수 있는데 까지 하셨습니까?

정말 최선을 다 했을때 하느님께서 채워 주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데 까지 열심히 했더라도 자기 일을, 직업을 팽

개쳐 놨다면 하느님께서는 이루어 주시지 않을 겁니다.

 

최선을 다 하는 건 자기가 아는 데 까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만

열심히 하면 되는겁니다.  아무리 해도 안되는 것, 모르는 것에만

매달리는 게 최선은 아니니까요..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어떤 행사를 겉보기에 굉장히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 것 때문에 어떤 행사 하나

해 놓고(남들이 말하기에 "망쳐놓고"), 같이 준비한 사람들 사이에

갈등 생기고..  하는 일 들이 가끔 생기고는 합니다.

 

어떤 못난 사람은 "못해놓고 창피한 줄도 모른다" 는 말도 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하는 일들이 겉보기엔 관객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하느님이 보시기에 만족하시게끔 하는 것 아닐까요?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세상에서 열심히 살면서 하느님께 보여드릴

우리의 무대를 서로 미워함 없이 최선을 다 해 준비하는 것입니다.

 

지난주 리허설때 분명 모두들 열심히 하셨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저는 괜히 놀러 온 사람같아 미안하고 가시방석이었습니다. 그

렇지만 여러분들이 정말 하나되어 준비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벅

찬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 첨부터 뿅 가게 만들었던 아가페..(특히 보컬.. ^.^)

 - 웃기다 못해 배꼽잡는 곡을 부를 초등부,

 - 아가페를 뺨치는 중고등부,

 - 환상(?)적인 연주를 보여줄려고 무지 노력했던 정 트리오..(정 트

   리오는 자기네들 리사이틀이라도 되는줄 아는감?  특히 막내

   정 모 군은 그 무거운 악기와 함께 쓰러지는 줄 알았슴),

 - 연습때 같이만 하면 끝내 줄 우리 참사랑 청년 성가대(나는 연습

   때 있어 봐서 아는데 실전에서 실력을 함 보여줘 봐 짜식들아..),

 - 노래 못한다는 이유로 짤리고 스탭으로 빠져 묵묵히 맡은 바 소임

   을 다 하던 전례부와 성서모임..

   (본인들 이야기로는 자원했다고 하는데 믿던가 말던가..)

 - 중심에 서서 걱정하고, 고민하고, 독려하고, 많은 일도 하느라

   파김치가 된 세민, 정명..

 - 연습 쫌 더 하면 아주 쥑일 것 같은 마지막 "영원히 찬양드리세"

   (맞나?)

 

절대 잘 해야 된다는 부담 갖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누

가 주위에서 못했다고 뭐라 하더라도 신경 끄시기 바랍니다.  그 사

람 보다는 여러분이 더 하느님께 가까이 있는 사람입니다.

 

남은 이틀동안 여러분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해 주시고 멋진

음악회 해 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저의 최선인 일 열심히 하면서 여

러분을 위해서 기도하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아..  증말 가서 보구싶다.  욕나온다..  XX..

 

Not do best, But do your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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