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행복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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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숙 [joanchoi] 쪽지 캡슐

2002-01-15 ㅣ No.3331

행복한 신부님!

    돌아가신지 4년이나 되었어도 여전히 사랑받으시는  신부님을 뵈니 참 기뻤어요.

 

이른 아침부터 누가 벌써 예쁜 하얀 꽃다발을

놓아 두셨고 당신을 먼 발치에서나 보던 자매들이

  꿈에 성가 잔치를 준비하시는 신부님을 만났었다며

  잊지 않고 연도를 바치시구요.

 

아하,

  그래서 사제는 외로울 수가 없는가보다 생각했죠.

 

 거기다가

 모자를 쓴 중년의 두 여인들이 우리 신부님의 묏등을

 사정없이 꽉꽉 발로 밟고 있길래

 점잖게 어필을 했답니다.

 

  이러시면 정말 곤란하다고..

 

"먼저 가서 미워서 그러노라고, 또 자기랑은

  신학생때 부터 잘 아는 친한 사이라 괜찮다"고

 전혀 우리의 어필 따윈 먹혀 들지 않는 표정으로 말씀하시는데.

 

  질투심이 확 불붙을려 했지만

  그렇게 밟아주면 잔디가 뜨지 않고 잘 자라고

 진심으로 바람 한 점 새지 않게 꼭꼭 이불을

 덮어 드리려는 그 마음이 읽혀져

 

 그냥

 그들에게 신부님을 양보하고 왔어요.

 

아직도 당신의 기일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미사도 봉헌하는,

 당신과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사는

 

그런 사람들로 하여

 

  전용선(사도 요한) 신부님!

  

   당신은 행복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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