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제6주간 토요일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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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7-05-27 ㅣ No.3298

부활 제6주간 토요일 5/27

 

우리말에 돌아가셨다.’ 란 단어가 있습니다. 그 의미가 우리 신앙의 의미와 꼭 같지는 않지만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가 우리의 신앙을 되새기게 해줍니다. 인생을 잘 마쳤다는 의미로서의 선종이나 하늘의 부르심을 받아 하늘로 오른다는 소천등의 단어에서도 그 단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심성과 우리 신앙인의 종교심성과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버지로부터 지상에 파견되었다가 지상생애를 마치고 다시 아버지께 되돌아간다는 의미가 우리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복음에서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요한 16,28)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23-24) 라고 덧붙여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이 말씀을 들으며 진정 주님 안에서 우리가 누리게 될 종말론적인 희망을 여기서 미리 앞당겨 살게 되었다는 기쁨을 간직하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지금까지 자신이 기도한 것을 다 들어주셨다고 기뻐하며 감사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기도는 어떤 면에서 일종의 전제 같은 것이 있나 봅니다. ‘우리에게 탐욕이 아닌 한,’ ‘우리가 받아 누릴 만하고, 그 은총으로 형제들에게 기쁨이 될 만하면,’ ‘나나 몇몇이 아니라 모두가 마음을 모아 청하는 것이라면,’ ‘나나 우리가 그것을 주님으로부터 받아 온 세상에 기쁨이 되는 한등등이 우리 기도 성취의 일종의 전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 장례미사를 봉헌하며 이야기하게 됩니다. 우리가 지상에서 꿈꾸던 것들을 주님 품안에서 다 펼칠 수 있게 되기를, 이 땅에서 이루지 못했던 고운 이상들을 주님 안에서 다 이룰 수 있게 되기를, 우리가 지상에서 다 누리지 못했던 행복을 주님 품 안에서 성인들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되기를! 오늘 아버지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대로 우리 모두의 구원에 도움이 되는 바들이 주님을 믿는 우리 모두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게 되기를 간구합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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