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믿거나..말거나..]에 대한 소견(1)

인쇄

이도연 [LEEDY71] 쪽지 캡슐

1999-10-07 ㅣ No.603

+ 샬 롬 + 음.. 아침에 출근하다가 소나기에 잡혀서 우산도 없이 그 비를 흠뻑 다 맞았는데 참 이상도 하지.. 아침에 정성들여 감은 머리가 다 젖어 엉망이 되고 양복도 빗물에 푹 빠졌는데.. 기분이 나쁘지가 않더라구. 가다가 가끔 들르던 토스트 가게에서 신문쪼가리 얻어다가 머리에 이구 회사까지 뛰어 가면서 여기저기 고인 빗물에 첨벙첨벙 구두에 물 들어가는데 바지자락 다 젖는데 난 뭐가 그리 즐거웠던지.... 그립다 그 시절... 원래 이런 얘기를 하려던건 아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네 그려. 각설하고... [믿거나...말거나...]를 찬찬히 다 읽어 보았어요. 조회수도 많던데 그걸 읽은 사람들은 극소수를 빼고는 어째 한 마디 말도 없이 한결같이 조용히 그 방을 나가서 다른 방으로 아님 그냥 나갈 수 있었을까요. 무관심? 너무나 속 깊은 이해? 관심은 있지만 나서고 싶지 않아서? 그 이유가 무엇이건간에, 싫은 소리 듣기 싫어하고 하기 싫어하는 좋은게 좋은거라는 식의 제3자로 남아서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고픈 우리의 몸사림은 아무런 개선도 발전도 그 무엇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그글에 공감한다면, 어째서 동조의 말 한마디 못해 주는지, 하물며 이제 교사회도 떠나고 자신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할 현철이 형도 맞장구를 쳐주는데. 그글에 반대한다면, 어째서 반박의 글 한 줄 못 올리는건지, 자신이 속한 성당의 신부님께서 부당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는 글의 내용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왜 '그건 아니다'라고 말해주지 못하는지. 제가 대학생일 때 자주 들었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위선이다'나 '행동하지 않는 지성은 지성이 아니다'같은 말들이 새삼스레 입가에 맴도는군요.. 좀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일리가 있기도 하지요. 그글을 올리면서 작은 변화라도 미미한 반향이라도 기대했음직한 글라라는 고요한 게시판을 보면서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그러다가 어느날 사적인 자리에서 그글을 읽은 누군가에게 심했다던가, 잘했다든가, 모함이라든가, 조심하라든가하는 얘기를 듣고서 얼마나 당황스럽고 난처했을까요. 저요? 저는 어떻냐고요? 음..우선 그글들의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대한 지극한 관심을 표현한-그 방법상의 문제나 내용상의 문제는 차근차근 얘기하기로 하고-그 친구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지요..짝짝짝... 누군가 맘 상해 하리란걸 뻔히 알면서 또 누군가로부터는 지탄을 받으리라는걸 뻔히 알면서도 그런 글들을 올린 다는건 그 대상에 대한 애정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죠. 우린 얼마든지 무관심할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선 밖으로 나가서 관객의 입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차마.. 그러기가 쉽지 않죠. 그 이유는 다들 아실 거예요. 혜화동성당 혜화동성당 주일학교 혜화동성당 주일학교 교사회 나를 키워주었고 내가 커왔던 그 소중한 이름들 그 이름들에 무관심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적어도 여기까지 와서 이 글을 읽는 님들은 보나마나 대단한 애정을 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님들이겠죠. 자, 이제 제가 하고픈 얘기가 뭔지 대충 감을 잡으시겠죠? (실은 내가 잘 모르겠음.....0[*_*]0.... ) 쓰다보니 너무 많이 썼네요..이만 줄이죠.. 오늘 못다한 얘기는 씨리즈로 나갈 예정이죠. 요즘 유행하는 그놈의 씨리즈로. A-men

14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