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남터성당 게시판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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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섭 [sant1004] 쪽지 캡슐

2000-01-04 ㅣ No.631

안녕하세요?

새해의 4일째 입니다.

2000년의 시작과 함께 본당의 게시판도 활성화가 되리라 생각하는데 아직은 휴식시간인것 같습니다.

 

여기 좋은글을 읽고 빨리 재 충전하시고 좋은글과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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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나무에게

 

네가 어린 싹으로 터서

땅 속 어둠을 뚫고

태양을 향해 마침내 위로 오를 때

나는 오직 아래로 아래로

눈 먼 손 뻗어 어둠 헤치며 내려만 갔다.

 

네가 줄기로 솟아 푸른 잎을 낼 때

나는 여전히 아래로 아래로 어둠을 더듬었다.

 

네가 드디어 꽃을 피우고

춤추는 나비벌과 삶을 즐길 때에도

나는 거대한 바위에 맞서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바늘 끝같은 틈을 찾아야 했다.

 

어느날

네가 사나운 비, 바람 맞으며 가지가 찢어지고

뒤틀려 신음할 때, 나는 너를 위하여

오직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었으나

나는 믿었다.

 

내가 이 어둠을 온몸으로 부둥켜 안고 있는 한

너는 쓰러지지 않으리라고.

 

모든 시련 사라지고

가을이 되어

네가 탐스런 열매를 가지마다 맺을 때

나는 더 많은 물을 얻기 위하여

다시 아래로 내려 가야만 했다.

 

잎지고 열매 떨구고

네가 겨울의 휴식에 잠길 때에도

나는 흙에 묻혀 ,

흙에 묻혀 가쁘게 숨을 쉬었다.

봄이오면

 

너는 다시 영광을 누리려니와

나는 잊어도 좋다.

어둠처럼 까맣게 잊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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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좋죠?
사실 나도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무지 좋은 글이라 생각을 합니다.

하하하!!! 새남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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